인간실격 (한국어판) - 1948년 초판본 오리지널 디자인 소와다리 초판본 오리지널 디자인
다자이 오사무 지음, 김동근 옮김 / 소와다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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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때 부모님 책으로 접했던 젊은 베르테르-나 삼국지 이후로, 참 오랫만에 접해 본 판본이다.

개인적으로는 줄 사이 간격이 넓어 눈이 편했다.
조금전에 다른 서평을 살펴보기 전까진 세로로 읽었다는 것을 잊고있었을 정도로.


——
처음엔 사이코패스인 줄 알았다.
어린시절의 요조는 감정에 무감하고, 공감능력이 결여되어 있으니.
(사실 이 책을 시작하면서 사이코패스에 관련된 책을 같이 읽고 있었던 영향도 컸다. 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 책을 읽을 때 편견이 생기면 그때부터는 정말 피곤하다)

근데 갈수록 지질해지는 모습을 보니, 아.
이건 그냥,

나쁘지 않은 머리와 외모 가진 아이인데,
부모의 애정결핍과 되다만 인성교육,
돈으로 덮어 준 사회성부족에 천성적인 우유부단함 등이,
자존감 결여(에 기여하면) 합쳐지면
이렇게도 될 수가 있겠구나,
싶은.

솔직히
그의 삶은
무서운 게 아니라 더러워서 피하고 싶은 마음이,
책을 덮어버리고 싶을 만큼 비위 나쁜 감정이 스물스물 올라오게 만드는 와중에도,
격한 공감을 불러일으켜
그의 우울은 사실 내 일부라는 걸 깨닫게 했고.
그런 협박으로 (집어 던지지 않고) 끝을 보게 했다.

——
‘굳바이’ 라는 뒤에 덧붙은 미완의 소설을 읽다보니 주인공 여자를 묘사한 부분에서 무라카미 하루키가 생각났다.
그리고,
남자는 자신들의 입장에서만 여자를 보고, 판단하고, 묘사한다고 했던, (뻔한데도 충격적이었던) 버지니아 울프의 얘기가 생각났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이상의 시들이 떠올랐다.
한국현대문학전집을 한 다섯권째 읽고 있는 기분이 든다.

이래서 가끔
소설 읽기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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