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파워업! 2
네코야마 미야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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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파워업은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이라 '당연히' 본 책이지만, 정말이지 그 결말엔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 의붓남매도 아니고, 쌍둥이 남매가 중학생이 되어 본격적으로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서로를 의식한다. 이전까지 쌓여있던 애정은 이성간의 사랑으로 변화되고, 그러나 '금기'임을 알기에 그 사랑은 아픔과 고뇌의 근원이 된다. 음..여기까지만 말하면 꼭 이 작품이 무진장 심각한 내용인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 쌍둥이 남매를 위주로 중학생들의 약간은 서툴고 하지만 풋풋하고 따사롭기 그지없는 사랑이야기들이 펼쳐진다. 학교생활에서 일어나는 각종 에피소드도 은은한 웃음을 입가에 배어물게 한다.

쌍둥이의 사랑도 작가님 특유의 '갈대밭'과 '나비''꽃'등의 영화적이고 정적인 상징물들을 이용해 중간중간 '아름답게'그려진다. 후훗..정말 이 책을 보고도 쌍둥이간의 사랑이라니..!라며 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그들을 응원해주고 싶지 않을까. 원래부터 영혼무성론, 윤회론을 믿는 나로서는 모든 종류의 금기에 관대한 편이다. 근친상간의 주제에 대해서 특히나 말이다. 그래서인지 전혀 거부감이 없이 단지 아름답고 재밌게만 봤는데 글쎄..근친상간 포비아라면 안 보는 게 나을지도.. 어쨌든 내게 평하라고 한다면, '멋지다'라고 당당히 한마디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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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서 이드레브 6 마법서 이드레브 시리즈 6
박인주 지음 / 자음과모음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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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는, 집필 시 저자의 나이를 반영하듯 마법학교의 탈을 쓴 한국고등학교 남학생의 생활묘사다. 로안이라는 별 생각없고 단순한 녀석이 교내의 악동으로 악명을 떨치며, 시문학부라는 동아리 활동도 한다. 그러다가 동아리행사차 여행을 가서 우연히 마법서 이드레브를 얻는다. 그로써 성황청에서 이단이자 악마의 기술로 규정한 마법에 비밀스레 접하게 되는데 막상 본인은 그 심각성을 잘 못 느낀다. 결국 로안의 사소한 마법사용이 다니는 학교 파로시아 아카데미 전체를 이단으로 몰아가고 대륙의 평화유지의 상징이던 학교는 폐교된다.

이후 이제까지의 느긋하던 전개를 벗어나 급박한 전쟁의 소용돌이가 몰아치는데, 각국의 사정과 권력자 개인의 야심에 맞물려 온 대륙으로 전쟁은 번져가는데.. 알고보면 전쟁을 주도하고 뒤에서 공작하는 패들이 있다. 그들은 바로 마법사길드! 과거 성황청의 비합리적인 탄압에 척살되었던 마법사들의 잔존세력이다. 성황청과 마법사길드의 대립이 이 전쟁의 본질이란 것은 소수의 주도자들밖에 알지 못한다.

전쟁의 주도적 위치에 서게 된 로안은 이 모든 사태의 진실을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다. 로안이 진실을 알게 되면 어찌될지..녀석에게 애정을 가진 나로선 무척이나 슬프다. 마법서 이드레브는 딱히 주인공이다 할 만한 인물은 없지만 그래도 굳이 들자면 그게 로안이다. 그렇기에 주인공애호자(?)인 나는 로안에게 가장 큰 정을 주고 있다. 이드레브, 스토리와 발상이 재밌고 작가의 잡학다식한 지식-특히 중세 신학논쟁에 관한-이 돋보인다. 다만 다소 유치하기까지 한 작가의 개입만 좀 덜해진다면 한결 나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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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검 3
김혜린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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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검. 북해의 별, 비천무 등의 멋진 시대극의 뒤를 잇는 작품이다. 단지 앞서의 작품들이 외국(프랑스, 중국)을 배경으로 삼았다면 불의 검은 우리 한민족의 고대-청동기에서 철기로 이행되는 시기-를 배경으로 삼은 것이 다르다. 우리네를 배경으로 했기에 우리네의 정서인 '한'과 '정'이란 독특한 정서가 작품 전반에 흐르고 있다. 주인공 아라와 가라한 아사가 속해있는 아무르족의 사람들이 내뱉는 말이나 행동들은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털털하고 정겨운 모습들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캐치프레이즈에도 불구하고 우리 것이 서서히 고사해가는 요즘, 불의 검의 존재는 어둠 속의 한 줄기 빛과도 같다.

게다가 뭐니해도, 불의 검은 '재미'가 있는 작품이다. 기억을 잃은 상태에서 어울리지 않는 두 신분의 남녀가 만나 사랑을 하고, 어쩔 수 없이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또 숱한 고난을 극복하는 그 과정은 가슴저린 사랑노래로 가슴을 울린다. 거기에 더해지는 아무르, 카르마키, 중원의 정치적 세력다툼과 혈향가득한 격동은 그 사랑노래의 더할 나위없이 훌륭한 무대장치가 된다. 불의 검, 한국인이 아니라면 100% 공감할 수 없는 작품이며, 그래서 자신이 한국인임을 감사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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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나라 오즈 오즈의 마법사 시리즈 2
L. 프랭크 바움 지음, 존 R. 닐 그림, 최인자 옮김 / 문학세계사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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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마법사..무척 재밌게 읽었던 책이었지요. 그런데 그 뒷이야기가 장장 10권도 넘게 더 있는 걸 알고 얼마나 놀랐는지! 게다가..재미있었습니다..!! 호박머리 잭과 마녀 몰비가 등장하는 2권과 도로시가 다시 오즈로 오는 3권 등등..1권에서 안 나왔던 새로운 오즈의 영역과 인물들이 드러나는데 무척이나 흥미진진하더군요. 요즘 통신에서 무더기로 쏟아지는 어떤 소설들보다 참신한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2권은 옛날에 tv에서 영화로 봤던 내용이더군요!(좀 변형되긴 했지만) 소파에 사슴대가리랑 큰 잎사귀 붙여서 날으는 탈 것으로 만들어서 타고 날아다니는 그 장면..혹시 기억나는 분 있으세요? 또 물건이 가득 찬 지하실에 들어가서 자기 일행을 제대로 맞춰서 만지지 못하면 자기가 만진 그 물건으로 변해버리는 내용이랑.. 암튼 가볍게 읽을 수 있고 흥미진진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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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전집 6 (양장) - 셜록 홈즈의 회상록 셜록 홈즈 시리즈 6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백영미 옮김, 시드니 파젯 그림 / 황금가지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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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문고판으로 나왔던 셜록홈즈를 읽고 그저 재밌다고만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 뿐, 다른 추리소설들과 그닥 다른 점은 느끼지 못했었다. (물론 왓슨이란 존재가 전기형식으로 써나간다는 것은 특징적이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번에 완역판으로 출간된 셜록 홈즈를 읽고 나는 완전히 그 속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왜냐하면, 완역판에는 저자인 아서 코난 도일이 살았던 19세기 영국의 분위기가 뚝뚝 흘러넘쳐 너무나 이색적인 맛을 풍겼기 때문이다.

당시 그 기세를 한껏 뻗어나가던 합리적 과학주의에 매료된 홈즈와 그 반대편이랄까..또 하나의 유행사조 낭만주의적인 왓슨. 이 둘의 대화를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당시 영국의 지식층 신사들이 어떤 사변적인 토론과 논쟁을 즐겼는지 생생히 알 수 있다. 또한 영국의 제국주의와 식민지 통치에 있어 당시 영국사람들 대다수가 어떤 인식을 가졌는지도 알 수 있다. 일례로 인도의 세포이항쟁에 대해 역사교과서에서 배웠던 '숭고한 민족독립투쟁'은 그들에겐 '폭도들의 잔악무지한 돌발행동'이며 그것을 진압한 장군은 영웅이다. 사람들은 계층과 직업에 따라 특징적인 복색과 태도를 가지며, 그것은 홈즈의 인물추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마차와 안개, 지팡이와 윙칼라셔츠와 프록코트의 신사, 허름한 갈색옷과 빨간스카프의 건달, 남루한 차림새의 마부, 상반신은 조이고 하체는 풍성한 긴 원피스를 입은 여인네들. 셜록 홈즈에는 사건과 추리 뿐 아니라 19세기영국을 살아가던 인물들의 사고방식과 생활이 녹아있다. 그렇기에 이 소설은 무척이나 매혹적인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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