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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전집 6 (양장) - 셜록 홈즈의 회상록 ㅣ 셜록 홈즈 시리즈 6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백영미 옮김, 시드니 파젯 그림 / 황금가지 / 2002년 5월
평점 :
예전 문고판으로 나왔던 셜록홈즈를 읽고 그저 재밌다고만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 뿐, 다른 추리소설들과 그닥 다른 점은 느끼지 못했었다. (물론 왓슨이란 존재가 전기형식으로 써나간다는 것은 특징적이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번에 완역판으로 출간된 셜록 홈즈를 읽고 나는 완전히 그 속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왜냐하면, 완역판에는 저자인 아서 코난 도일이 살았던 19세기 영국의 분위기가 뚝뚝 흘러넘쳐 너무나 이색적인 맛을 풍겼기 때문이다.
당시 그 기세를 한껏 뻗어나가던 합리적 과학주의에 매료된 홈즈와 그 반대편이랄까..또 하나의 유행사조 낭만주의적인 왓슨. 이 둘의 대화를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당시 영국의 지식층 신사들이 어떤 사변적인 토론과 논쟁을 즐겼는지 생생히 알 수 있다. 또한 영국의 제국주의와 식민지 통치에 있어 당시 영국사람들 대다수가 어떤 인식을 가졌는지도 알 수 있다. 일례로 인도의 세포이항쟁에 대해 역사교과서에서 배웠던 '숭고한 민족독립투쟁'은 그들에겐 '폭도들의 잔악무지한 돌발행동'이며 그것을 진압한 장군은 영웅이다. 사람들은 계층과 직업에 따라 특징적인 복색과 태도를 가지며, 그것은 홈즈의 인물추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마차와 안개, 지팡이와 윙칼라셔츠와 프록코트의 신사, 허름한 갈색옷과 빨간스카프의 건달, 남루한 차림새의 마부, 상반신은 조이고 하체는 풍성한 긴 원피스를 입은 여인네들. 셜록 홈즈에는 사건과 추리 뿐 아니라 19세기영국을 살아가던 인물들의 사고방식과 생활이 녹아있다. 그렇기에 이 소설은 무척이나 매혹적인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