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3 (완전판) - 오리엔트 특급 살인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3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신영희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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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들이 모두 그러하듯, 오리엔트 특급 살인 또한 아무리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읽어도 결국은 뒤통수를 얻어맞고 만다. 기차에 탄 인물들의 증언을 유심히 듣고, 탐정 포와로의 눈과 귀를 빌려 최대한 바짝 머리를 회전시켜 범인을 추정했건만..
결국 범인을 맞추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누가' 범인인가가 아니라, '누구들이' 범인인가. 이기 때문이다. 즉, 사건을 쫓는 가장 기본전제를 애거서 크리스티는 뒤집어버린 것이다! 흔히들, 탐정 소설을 읽는 독자는 '누.가. 범인인가'를 생각하며 읽게 된다. 그래서 행동이 하 수상한 누군가, 즉 1인을 꼽게 된다. 그 사고의 헛점을 파고들어, 막판에 엄청난 심리적 타격을 안겨준 애거서 크리스티..!! 그녀의 범상찮음은 이 한 권만으로도 이미 증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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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들의 밤
오시이 마모루 지음, 황상훈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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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오시이 마모루는 공각기동대/기동경찰 패트레이버 등 애니메이션 거장이다. 동적이면서도 묘하게 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그. 소설을 썼다기에, 어떨까-- 했는데, 0_0 오오-- 이것 참! 기대 이상으로 멋진 게 아닌가!! 사고에 대한 사고(메타 인지)... 인물들의 대화를 들으며 머리 속에 떠오른 단어이다.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이나, 미셸 리오 불확정성의 원리를 읽으면서 느껴지는 그 무엇(!)이 야수들의 밤에도 흐르고 있었다. 오시이 마모루 님의 깊은 정신세계에 새삼 탄복했달까.(아울러 읽고 싶은 인간만 읽어- 라는 듯, 대중성 따윈 팽개친 터프함에도..^^;a)

대략 1960년대 말에서 70년대 사이 일본에는 정치적 시위와 투쟁의 시기가 있었다.(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에도 종종 등장하는 그것) 그 때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주인공 레이는 고등학생 과격파; 라고나 할까. 무당파(당파가 없음)이기도 하고. 시민들과 대학생들 틈바구니의 소수 고교생으로서 시위에 참여하고 학교에서 삐라도 뿌리고(;) 하는 소위 운동권(?).

어느날 밤 대규모 시위에서 경찰과 부딪치자 도망치던 와중에, 일본도를 든 여고생(미모의..그러나 야수같은 눈을 한;)과 마주친다. 그녀 뒤의 두 명의 외국인과 흥건한 피 및 '그것'의 시체. 자신이 진정 [보았는지] 아니면 [보았다고 믿는 것]인지 의심하던 레이는 결국 본 것을 믿지 않으면 현실은 어찌 살아갈 수 있는가라는 철학적 결론에 도달, 자신이 본 것을 확신하게 된다. 꾀죄죄한 형사가 찾아오고, 그는 일련의 고교생 연쇄살인에 대해 말하며 레이가 그날 밤 본 것을 추궁. 이 형사와 레이 및 레이네 학교 운동권 몇 명이 사건을 뒤쫓는다..로 보이지만!! 과연..?? 형사의 정체가 아주 압권!! (이단심문관이라니~~!!! )

야수들의 밤이란 제목이 암시하듯이, [피에 젖은 그것]과 [야수의 눈을 한 여고생 사야]와 [인간이 아닌 살인범]이라는 야수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읽고나면 과연 야수들이 그들인 것인가..의문을 품게 된다. 로스차일드 가문의 노인장과 형사의 대화에서, 그리고 형사와 운동권 아이들의 대화에서 나오는 인간의 잔인성과 인간에 대한 회의. 결국 야수들은 인간들이다. 인간 전체다. 그리고 야수들의 밤은 인간들의 삶에 다름아니다.

초반부엔 정치적 내용과 용어가 좀 많아서 그런 쪽 지식이 없는 분들은 따분할지도.. (저야 뭐, 정치학과니..ㅡ,ㅡ; 읽으면서 우리나라 정치와 비교하면서 공부도 좀 했습니다만;;)아무튼, 스릴러랄까 미스테리랄까.. 젤 비슷한 느낌은 움베르토 에코 장미의 이름. 작가의 깊은 지식이 곳곳에서 묻어나는 것 하며..^^;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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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e - 전10권 세트 그린게이블즈 앤스북스 10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김유경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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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유명한 1권 뿐 아니라, 이후 길버트와 결혼해 여러 명의 자녀를 거느리고 사는 후속편들이 몇 권이나 더 있다는 걸 처음 알았을 때 얼마나 놀랐던지..! 빨강머리 앤은 애니메이션으로 처음 접하고 또 소설로 접하면서 그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예스러운 마을사람의 생활, 무엇보다 앤의 엉뚱하고 귀여운 행동에 홀딱 반해버린 작품이다. 길버트와의 화해를 끝으로 마무리가 된 줄 알고 살았건만, 얼마 전 그 뒤가 훨씬 길게 많이 있다는 것을 알고 당장에 나머지를 후닥닥 읽어치웠다.

결론은..역시 재밌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앤의 성숙한 모습과 의외로 길버트에게 순종적인 모습이 놀라웠다고 할까.@_@;; 아이들도 엄청 많이 낳은 것도 놀라웠다. 아마 고아였기에 가족을 동경하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말이다. 길버트도 전혀 생각지 못한 의사라는 직업을 가지고..^^암튼 재미났다. 뒤로 갈수록 앤보다는 그 자녀들과 주변 사람들 위주로 전개되는데, 그것들로 인해 다양한 삶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달까. 어쨌든 누가 내게 어떠냐?고 묻는다면 '꼭 봐!'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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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뢰도 9
검류혼 지음 / 명상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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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뢰도..1권에서 끝냈더라면 재밌는 무협지로 길이길이 기억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아마도. 고아인 소년이 섬세한 손재주로 인해 숨은 천하제일인 비뢰문의 장문인의 단 하나뿐인 후계자가 된다. 그 비뢰문은 '비뢰도'라는 얇은 비도를 사용하며 섬세한 손기술이 무엇보다 요구된다. 사문의 보물은 거문고다. 주인공 비류연은 미소년이지만 앞머리로 얼굴을 가리고 있으며, 그 사부는 소년노동력 착취의 괴팍한 술꾼이다. 설정 자체는 얼마나 흥미로운가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갈수록 심해지는 '말장난'이다. 단어 하나가 언급되면 그것에 대해 연상되는 모든 것을 지리하게 늘어놓는데, 그것은 소설전개와 하등의 상관이 없는 단지 '페이지늘리기'에 다름아니다. 게다가 갈수록 개연성 없어지는 전개. 똑똑하다 영리하다 냉철하다 표현되는 천무학관의 제인물들은 확연한 증거 앞에서도 비류연의 능력을 인정하지 않는다. 또 성질더럽다는 비류연은 어떤 장면에선 지나치게 관대하고 어떤 장면에선 이해할 수없이 막무가내에 억지다.

무엇보다 작가가 비류연의 입을 빌어 말하는 세인들에 대한 비판. 비류연 자신이 그런 말할 자격이 없는데다, 그 비판이란 것들은 하나같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로 세상사람 모두를 싸잡는다. 비뢰도..처음의 정신으로 돌아가던가 아니면 때려치웠으면 한다. 일부에서는 작가가 돈맛을 알아 늘이고 있다..라는 말도 나돌고 있다. 처음 그 소릴 접했을 땐 설마했는데, 8권인가..거기서 팔목 붙들고 실랑이하는데 책 반을 소비하는 걸 보고 나도 의심하게 됐다. 비뢰도...으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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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슨나이트 1
조정호 지음 / 영상출판미디어(주)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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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슨 나이트. 이제껏 본 '절대강자'가 판을 치는 판타지와 무협 중에서도 단연코 최고다. 주인공은 우주를 창조한 신보다 강하며 그 살기에 행성의 공전이 영향을 받을 정도다. 심지어 자기 친구랑 우주공간에 떠서 신한테 '이 우주를 멸망시킬 존재들과 싸워달라'는 말을 듣기까지 한다. 여기까진 그냥 넘어간다고 하자. 그 주인공이 강해진 경로를 보면, 우연히 함정에 빠져서 마계비스무리한 딴 차원으로 가는데 거기서 지내다보니 그냥 힘이 세진다. 주인공 아버지도 알고보면 만만찮게 강한 놈이었다. 그렇다. 강하고 잘난 놈들이 별 이유없이 생겨나고 많이 포진해 있다. 점입가경으로 이쁜 여자하나가 주인공 앞에 갑자기 나타나 당신은 나의 전부..운운을 늘어놓는다.

주인공은 영리하단 설정이지만, 초반 학교에서 딴 학생과 논쟁하는 데서도 그렇고 행동하거나 말하는 데서도 그렇고 오히려 덜떨어졌다. '약삭빠른 정치가'를 묘사할려면 실제로 약삭빠른 정치가의 행동이나 사고가 어떤지 알아야 한다. 그래야 독자를 설득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영리한 주인공을 묘사할려면 작가가 어떤 게 영리한 건지 알아야 하는데....모르는 것 같다. 아무튼, 이 따위를 출판한 출판사관계자들의 지적 수준마저 의심이 간다. 보아하니 작가(?) 나이도 어린 듯 한데.. 성숙되지 않은 정신으로 내키는 대로 끄적거린 소설들이 출판사들의 무분별한 이익추구와 맞물려 독서계를 더럽히고 있다. 종이낭비요, 나무들의 슬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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