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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클럽 18
이치조 유카리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0년 8월
평점 :
절판
유한클럽, 이 제목을 읽고 내 경우에는 '유한마담'이 연상되었다. 돈 많고 시간 많아 향락과 재미를 쫓는 여인네들 말이다. 유한클럽도 비슷하다. 중산층 이상인 여자아이 3명, 남자아이 2명이 뭉쳐 돈이 없으면 절대로 불가능한 각종 일을 벌이고 또 겪는 이야기. 그것이 유한클럽이다. 유한클럽을 읽을 때는 상식에 얽매이면 안 된다. 무슨 고교생들이 보석강도를 때려잡고, 원하기만 하면 알래스카에서 하와이로 단숨에 이동하고, 하룻밤에 몇 천만원을 카지노에서 날리고 또 유괴범에게 몇 억엔(우리 돈 몇 십억)을 약속한단 말인가?! 현실성이나 상식 따윈 다 날려버리고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읽을 때, 비로소 유한클럽의 황당하고 유쾌한 얘기들을 즐길 수가 있다.
유한클럽의 멤버들은 각기 나름대로 매력을 가지고 있다. 대재벌의 와일드한 무남독녀 유리, 전통다도본가의 얌전한 우등생 노리코, 보석상의 딸인 화려하고 가벼운 아이 카렌. 그리고 형사의 아들인 터프하면서도 믿음직한 미로쿠와 우등생이고 팔방미인인 또 한 녀석(이름이 생각안남;). 사건이 벌어지면 각자의 특기와 적성을 살려 적재적소에서 활약하는 이들은 어찌나 죽이 잘 맞는지 천생연분(?)이란 생각이 절로 든다.
이들의 부모님들, 특히 유리의 아버지와 미로쿠의 아버지가 직업적 특성상 자주 등장하는데 돈과 경찰력을 휘두르며 자식들을 돕는 그 모습이 사뭇 아름답다(?)고 할까. 어쨌든, 매회 새로운 사건들과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하고 유한클럽멤버와 그 부모님들이 때때로 개입하는 가운데 질리지 않는 재미를 준다. 다음엔 또 무슨 일이 벌어지고 누가 어떤 활약을 할지 기대하며 다음 권을 펼치게 되는 이 책은, 일본에선 이미 40권을 훌쩍 넘어섰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나머지가 빨리 번역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