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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기 외전 1
미네쿠라 카즈야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1년 5월
평점 :
품절
<최유기>시절로부터 몇 백년 전, 현재의 오공이 잊어버린 천계시절 이야기가 <최유기 외전>이다. 오공이야 머리길이만 빼고 똑같지만 삼장법사, 사오정, 저팔계 이 세 명은 이름도 성격도 외양도 명백히 다른 존재로 등장한다. 기본적으로는 비슷하지만 역시 '전생'에서와 '현생'에서가 동일하기란 무리니까 말이다. 쿨한 성격의 삼장의 전생은 금선동자로, 역시나 달같이 예쁜 금빛머리에 미인이지만 성격에 있어서 삼장보다 좀 더 부드럽다. 툭하면 '죽어'라고 말하지도 않고 총부리를 들이대지도 않으니 말이다.[웃음]
무기력증에 빠져있던 인형같던 미인 금선에게 관음보살이 냅다 떠맡긴 돌에서 태어난 원숭이 손오공, 그로 인해 금선이 '살아나는' 모습은 정말 보기 좋았다. 삼장보다는 오정과 팔계의 전생모습이 훨씬 충격적인데, 사오정이 전생의 모습이 훨씬 진중하고 풍취가 있다. 가벼운 날라리 같은 현생의 모습에 어째 한숨이 나올만큼 말이다. 그리고 저팔계도 그만큼은 아니지만 역시 놀라운데, 그 깔끔하고 단정한 저팔계의 전생은 꽤나 칠칠맞고 좀 더 널널하다. 그러고보니 손오공도 완전히 동일하진 않은 것이, 이 때는 그렇게 밥에 목숨걸지 않았었다. 밥타령은 천성이 아니라 500년간 오행산에 갇혀서 물 한 모금 못 먹었기 때문에 생긴 후유증이었던 것인가.
천계에서 이들 네 명의 모습은 무척 행복하고 단란해보이지만, 나탁태자와 그 아버지 주도로 음모가 전개되어 검은 그림자를 드리운다. 그리고 불길한 암시로 손오공을 뺀 나머지 셋이 목숨을 잃음을 시사한다. 정말이지 슬프고 화가 난다. 이들이 왜 죽어야 한단 말인가!! 내가 이렇게 슬픈데 오공은 오죽했겠는가. 그가 왜 천계시절을 하나도 기억 못 하는지 십분이해한다. 특히 금선의 죽음은..휴우, 아무튼 삼장으로 환생했다곤 하나 금선과 동일하진 않으니 말이다. 최유기 외전, 개인적으로 최유기보다 훨씬 재밌게 보고 있다. 아무래도 전생의 이들이 더 내 취향인데다 나탁태자의 러브리함이 정말 좋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