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물 정화재단 1
유기선 지음 / 자음과모음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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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악서생으로 유명한 유기선님의 호러소설이다. 작가이름을 믿고 한 번 들어본 건데, 썩 재밌게 읽었다. 세계정화재단이라는 다른세계의 존재와 싸우는 회사가 있고, 그 곳에 소속된 사원들이나 외부사원들이 에피소드식 사건들의 해결주체가 된다.

제목인 마물정화재단은, 상업성을 고려해서 세계정화재단 명칭을 바꾼 것인 듯하디. 확실히 더 자극적이긴 해도 내용적으로 보면 세계정화재단이 어울리는데...약간 씁쓸하다. 왕따와 마니또게임, 야간자율학습, 학원폭력, 조폭문제, 살인자문제 등 사회적 문제현상과 영적현상을 결부시켜 호러소설이자 사회비판적 소설의 성격을 함께 띄고있다.

마물소환사인 냉정한 남자 옥환, 엄마아빠를 수호령으로 둔 차가운 미녀 주혜원 등의 막강한 외부사원과 모델같은 다정다감한 남자 배정훈, 한국지부장 비서 마신일, 인턴사원 유인호와 유소희 남매같은 사원들이 각기 다양한 개성을 띄고 매력을 뿜는다. 이우혁님의 퇴마록이 연상되는-나쁜 뜻이 아니라 난 그 분위기를 무척 좋아했으므로-한국적 호러판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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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야 5
강은영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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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크에서 **소녀, 스톰 기타등등이 떴을 때부터 나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똑같은 얼굴에 머리스타일만 다른 얼굴꼬락서니, 어설픈 컷구성과 유치한 대사들, 미모와 폭력으로 주인공에게 매력을 부여하는 전형성. 정말이지 최악의, 순정만화를 폄하하는 인간들이 좋아라 달려들어 이 작품을 들며 순정만화를 깎아내릴 그런 만화였다. 그러나 이런 강은영 스타일이 먹힌 것은 아직 유치찬란한 아동대상이었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윙크에서 연재된 <야야>가 내 예상과는 너무 다르게 소위 떠버렸다. -ㅅ-;; 내가 우리나라 청소년 여아 대부분의 정신연령과 사고수준을 넘 높게 잡고 있었나? 나 중고딩 때는 안 그랬던 것 같은데. 역시나 강은영답게 처음엔 왁자왁자 개성적인 양 등장해서, 그 다음부턴 은근슬쩍 흐트러지고 색바래지는 주인공남녀 두 명 뺀 나머지 캐릭터들. 예를 들라면 래인이, 떡집총각, 휴나 가족둘, 인남 샘 누이동생(휴나 베스트프렌드)이다. 그들의 이야기는 하다가 아니 운을 떼다가 만 듯하며, 별로 진전될 건덕지도 없던 인남샘과 휴나는 어느샌가 그냥 연인이다. 차라리 래인이하고가 더 썸씽이나 전개가 깊었지 않은가? 헐헐헐..

이 강은영이란 작가는 정말 한심스럽다. 취향이고 뭐고, 참 쉽게 만화그린다. 같은 잡지 연재하는 마스카, 피버 이런거 보면 안 부끄럽나? 그 만화들 한 페이지에 공들인 피땀과 근성이 야야 몇 십페이지에 맞먹는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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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킹 훔쳐보기 제3부 -상
엘리자베스 게이지 / 하늘출판사 / 199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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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고등학교 때 학교 앞 책방의 아주머니가 이 책을 적극 권했다. 17세, 한참 사랑에 호기심 많던 나이라 많은 로맨스소설을 봤지만 <스타킹 훔쳐보기>는 무척이나 특별했다. 일단, 남녀의 로맨스가 거진 다이고 그 외의 것은 채 몇 페센트의 비중도 차지하지 않는 다른 로맨스소설과는 격이 달랐다. 1,2,3부로 이루어진 스타킹 훔쳐보기는 여주인공에 초점을 맞추어, 그녀들의 심신과 그것에 영향을 주는 환경을 굉장히 날카롭고 약간은 싸늘하게 다룬다.

물론 연애도 등장하지만 그것은 여주인공의 '성장'을 돕거나 '인생의 한 일면'정도일까나. 위험한 게임이나 판도라의 상자는 짧고도 긴박감이 넘치는 구조였다. 그에 비해 이 3부는 책 귄수부터가 많고 느린 호흡이다. 쌍둥이로 태어났지만 운명의 시련으로 친부모와 떨어져 각기 다른 곳에서 자라고 살아가게 되는 두 명. 물론 자신이 쌍둥이인 줄도 모른다. 둘 다 아름답지만 한 명은 대단히 악녀적이고 마음만 먹으면 남자들을 후리는, 그런 지극히 마이페이스의 여자고 또 한 명은 야심은 있지만 이용당하고 좌절도 맛보는 그런 여인이다.

후자의 여인은 배우의 길로 들어서고 그런 그녀가 주인공이지만 전자의 여인의 삶이 한층 인상적이다. 여러 남자를 거치며 그네들을 만신창이로 만들어놓고도 아무 꺼리낌도 없다가 정말 사랑하게 된 남자가 친부라니..!! 하하, 출생 직후의 비극이 그녀가 살아온 악랄한 삶의 인과응보와 연계되어 버린 것인가! 그럼 그녀는 그렇다치고 그에 휘말린 아버지는 또 뭐란 말인지. 어리고 감수성 예민한 나이에 너무도 억울하고 슬프고 안타까웠던 그녀의 사랑이야기였다. 아무튼 엘리자베스 게이지라는 작가를 로맨스소설 작가 중에선 가장 좋아한다. 이 스타킹 훔쳐보기라는 시리즈 하나만으로도 그녀는 완전히 내 맘을 뺏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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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날의 불꽃
조안나 린지 지음 / 현대문화센터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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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안나 린지는 주로 영국을 배경으로 쓰는데, 이 책은 영국을 벗어나 저 북유럽의 바이킹 거주지로 간다는 것이 이색적이다. 얼음과 추위와 황량한 전사의 땅에서 종족다른 두 남녀가 서로 끌리면서도 고집을 세우다가 결국엔 항복하고 사랑하는 그런 이야기다.

해안가로 침략해들어온 바이킹에게 패해서 끌려간 여주인공 브렌나는 노예신분이 된다. 남자주인공 게릭은 바이킹에서도 꽤나 신분높은 남잔데 그녀에게 족쇄를 채우는 등 여러모로 못되게 굴다가 어쩐지 마음이 아픈 자신을 자각하고 이후로 육체적으로 다정하게 군다.-_-; 먼저 육체적으로 두 사람은 합쳐지고(?), 그 다음은 길고 긴 마음이 합쳐지기까지의 과정이다.

제목인 겨울날의 불꽃에 걸맞게, 차가운 배경 속에서 뜨겁기 그지없는 두 사람의 사랑. 언제난 그랬듯 은근히 남성우위적 전개이자 결론이지만 허허..그런 게 더 잘 먹혀들어가는 것이 로맨스소설이니까 말이다. 강하고 멋진 남자에게 지지 않으려고 드는 것보단 사랑받고 보호받고 하는 것이 더 여인네들의 감성을 자극하나 보다. 그러나 한결같이 그런 식인건 정말 싫은데 말이다. 아무튼, 조안나 린지라는 작가이름답게 기본적 재미는 보장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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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 새긴 맹세
조안나 린지 지음 / 현대문화센터 / 199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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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안나 린지는 중세, 근대, 현대물은 많이 썼지만 미래물은 좀체 안 쓴 작가다.(로맨스 작가가 다 그렇지만;) 그런데 딱 두 편-내가 알기론-쓴 미래물 중 하나가 바로 이 별에 새긴 맹세다. 두 편이 연작인데, 아마 이것이 앞..이 맞을 것이다.-ㅅ-; 여주인공이, 중세물에서와는 달리 남성의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지극히 여자다운 여자가 아니라 전사타입의 남성적 여자라는 점이 이채로웠다.

남자주인공의 행성과는 다른 행성 출신인데(음, 행성을 건너뛴 사랑이군;), 출신 행성은 남녀차별이 없이 능력과 적성 위주였던 데 반해서 배경이 되는 남자의 행성은 지극히 남성우위적이다. 그리고 여자에게 구태의연한 모든 것들-치마, 얌전하게 굴기, 복종 등등-을 당연하게 강요하는 곳이다. 남주인공도 당연히 그런 사고방식과 행동의 소유자고. 처음에 여주인공이 바락바락 대들면서 반항할 땐 좋았는데, 허허..결국엔 남자주인공의 취향대로 변해간다.

합리화, 정당화의 근거는, '보호해주기도 한다.'는 것으로 가시적인 억압의 이면에는 자기 행성에서는 없었던 여자이기에 주어지는 보호와 존중이 따른다는 거다. 아, 얼마나 화나는 사고방식인가! 그야말로 페미니스트들이 보면 경을 칠 논리다. 남자들이 세월을 거듭하며 자기네들의 기득권 유지를 위해 그럴듯하게 꾸며낸 논리, 왜 그것을 여자인 로맨스소설자작가가 답습하고 있단 말인가.

남녀간의 연애 자체는 재미도 있었고, 배경도 독특한 것이 흥미롭다. 작가 특유의 말재간도 있다. 다만, 여주인공이 처음의 강한 면모-마치 전형적 남녀평등시대의 여자같은-를 버리고 대신 구인습적인 얌전하고 사랑받는 여성으로 변해서 행.복.해졌다는 결론이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러나, 실제로 아직까지도 독립과 동등보다는 귀속과 보호를 바라는 여자들이 넘쳐나는 실정이니 여자가 주독자층인 로맨스소설계에선 꽤 먹힐만한 책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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