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정도 집을 비울 예정이라 이것저것 가사 멈춤을 마무리해놓고, 출발 직전에 챙길 짐 메모해 놓고.. 책 고르는 시간. 뭐 가져가지. 쉽게 생각하면, 읽던 작가 다른 책 가져가도 될 거 같은데 지난 번에 책 잃어버린 거 때문에 약간 신경 쓰인다ㅋㅋ

가벼운 반양장? 페이퍼백? 몇권..? 두 권 가져가면 시집도 하나 챙길 것 같은데 아마 가서 책을 사겠지? 그래서 한 권만 가져가려고.. 책장을 노려보면서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왔다리갔다리.. 뒤에서 뭐하는 중이냐고 묻는다. 뭐하는 거 같이 보여.. 패기 있게 여성과 광기? 한 글자도 못 읽고 돌아올 여성과 미련..되겠지. 다들 좋다던, 읽어야지 생각 몇년째 한 책? 아 이번에도 안 당김. 좀 더 기다려조. 소설? 넘 모험일 거 같고.. 원서? 가져갔다가 한줄읽고 애들 보고 한 줄 읽고 뭔 말 대답하고.. 한 페이지 n회독 쌉가능.. 책만으로 얻어낸 합은 아니었겠지만 휴가지를 즐겁게 만들어줬던 책들.. 언제 한번 떠올려봐야겠다.


책 고르는 게 어렵긴 한데 내 책이면 낫다.


엊그제 하교하는 애 기다리다 아이 친구 어머님이랑 마주쳤는데 책을 추천해줄 수 있냐 하셨다. 요즘 육아도 그렇고, 마음의 평화를 원하신다고. 평소에 뭐 보시는지 전혀 정보가 없어서 너무 어렵겠는데? 싶었다. 시간 잘 가도록 재미있는 소설은 어떠세요? 아니면 최근에 재밌게 보신 건 뭐 있으신지.. 웅얼대며 물었더니 마음의 안정을 재차 언급하셨던 것만 기억에 남는다. 아.. 그럼 제가 보는 것과 반대쪽으로.. 요즘 사람들 뭐 보는지 함 둘러보고 저도 말씀드릴게요.. ㅎㅎ 했다. 왜 반대예요? 하시길래.. 제가 보는 책 다 좀 화나는 거 많구.. 슬프고 짜증나고 스트레스 받는 거 많이 보네요(책으로 마음의 안정을 별로 얻어본 적 없음을 그때서야 자각함ㅋㅋㅋ).. 어우어우 그러면 안돼요. 저는 불쌍한 거, 분노하는 거, 슬픈 거 빼고요! 하셔서 아 네! 검색해 보겠습니다! 했다. 아 그리고..철학도 조금 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내 이상한 습관인데, 쓸데없는 퀴즈 맞히고 싶어하고 성공할 리 없는 미션 들어도 구오오오오..!! 잘 찍고 싶어! 이딴 마음 올라오는 거 언제 그만할지 모르겠다. ㅋㅋ 여하튼 주말 동안 설거지할 때마다 이 미션에 대해 종종 생각했는데.. 나랑 반대니까.. 의외로 쉬울 수도? 스테디셀러나 뭐 알라딘 카테고리 검색을 이용해볼까? 서양에서 얼마전까지 신나게 유행했다는 마음챙김류 도서는 이미 읽어보셨을까? 아님 ooo북클럽 도서 이런 걸로 검색하면 다른 사람들은 어떤 책을 만나야 좋아하는지, 마음의 안정 찾는 독서하는지 힌트가 될까? 


책 선물은 취향 어긋나도 오히려 자연스러운 거 같고 보내고 나서 땡! 맘 편한데 추천은 진짜 어려운 거 같다. 게다가 안 읽어본 걸 추천하려니까 ㅋㅋ 사실 말이 안됨. 왜 알아보겠다고 했니.


책 고르는 얘기는 아니지만 조만간 개원? 개업? 하는 친구가 이름 후보좀 골라달라고 리스트를 보내줬다. 이름 고르기가 되게 어렵다는 게 나한테도 느껴졌고 아.. 대중의 심리.. 나와 다를 거야. 난 보자마자 이게 좋아! 그니까 이건 빼도록 햌ㅋㅋㅋ!!!ㅋㅋㅋㅋ 하면서 서로 낄낄 웃었다. 근데 또 이름 후보 리스트를 주욱 보니까 이 곳이 뭘 지향하는지는 너무 잘 알겠는거다. 친구의 의지와 지향하는 바를 아는 거니까. 그래서 내가 좋다한 건 빼도, 내가 의미충이긴 해도, 그래도 또 니 직업정체성은 담기는 게 또 좋은 거 같다구... 역시 또 이름 고르는 데 전혀 도움안되는 짓을 했다. 


내가 가져갈 책은 대략 골랐고.. 추천할 책은 뭘 할지.. 고민&검색 들어간다. 비가 많이 오네. 빗소리가 너무 좋다. 사실 히어앤나우 책을 읽어야 하는 건데 ㅋㅋㅋ 책표지 구경하는 시간 대 읽는 시간 비율 보면 뭐하는 짓인지 바보같긴 함 ㅋㅋㅋ 이 정도면 걍 구경이 취미인거 같애. 

















마무리.. 집에 없어서 못 가져가는, 놀러 가는 서점에 들어와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중인, 지금 가장 궁금한 책 (어제 읽은 책에서 이 작가를 우에노 지즈코가 언급했다)















뮤진트리 좋음 ㅋㅋ 이 책도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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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티나무 2023-05-29 02: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추천 느무 어려운 일입니다… 그리고 특히 어려운 마음의 안정….. ㅋㅋㅋㅋㅋ
유수님 여행 잘 다녀오세요!!!!! (책은 어디서도 잘 챙기실 듯 ㅎㅎ)

유수 2023-05-29 08:37   좋아요 0 | URL
저같은 산만이 특성이 한번 흘리면 경각심 좀 작동시키게 된다는 것이죠 ㅎㅎ 고맙습니다 난티나무님! 북마크 어제 정독해서 추려봤어요. 최고♥️♥️

다락방 2023-05-29 08: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그분께 최근에 읽은 <인생 수업> 추천하고 싶은데 너무 꼰대같을까요? ㅋㅋㅋㅋ 또 생각해 볼게요. 뭔가 제게도 퀴즈같아요! ㅎㅎ

유수 2023-05-29 09:21   좋아요 0 | URL
딱 적절한데요??? 저는 메리 파이퍼/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전영애 선생님 꿈꾸고 사랑했네~ 정도를 생각했는데 인생수업도 추가추가!
다락방님 주변에서 책 추천해달라는 얘기 많이 들으실 거 같은데 뭔가 재밌는 에피소드 없으세요? 갑자기 궁금..!!!!!

2023-05-30 09: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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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30 09: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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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9 09: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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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9 16: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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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9 17: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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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9 09: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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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9 16: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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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3-05-30 11: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번에는 책 분실 사고 없으시길요 ㅎㅎ 조은 시간 되세요!!

유수 2023-05-30 17:58   좋아요 1 | URL
ㅎㅎㅎ 네 서곡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