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식의 제목을 단 책들은 워낙 손이 안 가는지라, 내비뒀으면 평생 열어볼 일 없었을 책인데 지금 듣고 있는 이민경 선생님의 기획강연시리즈(말로만 듣던 페미니즘)에서 참고문헌에 들어가 있는 걸 보고 찾아 읽음.
알고보니 예전에 닷페이스 영상(: 20대 레즈비언과 60대 레즈비언의 티타임)으로 접했던 분의 일대기였다.

지금은 70대 레즈비언이 되신 저자 김인선 씨는 미혼모의 딸로 태어나(애비가 걍 쓰레기) 한국에서 겪을 수 있는 시련이란 시련, 고초란 고초는 다 겪고 파독 간호사로서 22살에 독일로 이주한다. 혈혈단신으로 독일어 공부, 간호 공부를 마친 뒤 간호사로 일하면서 독일 사회에 안착. 교회를 중심으로 모인 한인모임을 통해 남자를 소개받아 결혼한다. 목사라는 새 꿈을 갖고 신학 공부에 매진하던 김인선 씨는 우연인듯 운명인듯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 남편과 이혼하고 새삶을 이어간다. 질문이 안 생길 수 없는 자기 삶을 바탕으로 공부를 계속하여 신학 석사 학위를 취득. 이때 쓴 논문은 구약시대의 여성상과 근대 한국 기독교에서의 여성상을 비교하는 작업으로, 김인선 씨 본인이 가진 정체성과 시각이 성취해 낸 결실이었다. 이후 호스피스 단체를 설립하여 메르켈 총리에게 감사패를 받기 까지…

사람들은 “내 얘기로 책 한 권 쓸 수 있다”는 말을 흔히 하는데, 여성의 이야기야말로 책 한 권이 되기에 충분하다는 걸 알 수 있음. 물론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경험이 균일적으로 일반화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남자의 이야기 보다는 여성의 이야기가 이야기라는 형식에 훨씬 적합할 것이다. 확실히 ‘드라마’는 남성의 영역은 아니다.

뒷표지 카피를 잘 뽑았다.

한 사람의 인생에는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을까
자기 삶을 돌아보는 것,
그것의 힘을 느낄 수 있는 한 여성의 70년 인생 이야기


이 책과 페어링하여 읽을 책으로는 박완서의 <엄마의 말뚝>을 골라놨다. 너무 잘 어울릴듯?

많은 유부녀들이 이 책을 읽고 언젠가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게 되는 자신에 대한 상상을 열어두었으면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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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의 말
장프랑수아 샤바 지음, 요안나 콘세이요 그림, 김지희 옮김 / 오후의소묘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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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책이지만 담긴 이야기가 그에 못미쳤다. 특히 마지막 작약에 대한 이야기에서.. 아름답고 똑똑하여 오만해진 여자가 홀로 고고히 살아가다 흰머리 생긴 걸 보고 충격 받아서 옛구혼자남에게 달려가는 것은 너무 좀 그래…………… 이런 이야기는 더이상 아름답지 않았으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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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 8
조지 손더스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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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시발
도서관에서 읽다 눈물 질질 흘림.
초중반까지는 스토리텔링의 기술에 대한 책인 거 같다는 생각을 하다, 후반부 여우가 “진실을 말하자면, 내 마음이 살짝 나빠졋서요.”라는 데서 부터 너무나 슬퍼져서 울었다. 착한 이가 자신이 나빠졌다고 고백하는 모습을 보는 건 너무 힘든 일이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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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만에 도서관 왔다 5권만 빌릴 수 있으니 지금부터 탐색전에 들어가려 해 .. 루리의 긴긴밤은 인기가 어찌나 많은지 모든 도서관에서 전부 대출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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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진오의 에세이 <나는 홧김에 개집을 샀고 할아버지랑 섹스했다>를 읽고 싶어서 구입. 기대했던 류의 글이었고, 읽는 중간중간 톱밥 거스러미처럼 일어서는 단초들이 있어서 흥미로왔다. 일테면 종횡무진 엎치락뒤치락하는 말썽쟁이 젠더세계—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도 변하지 않는 여성(이라는 개념이든 신체이든)의 포지션. 근 몇년새 읽었던 책들 중 독자반응이 가장 궁금해지는 글이라 웹을 조금 뒤적거려 봤는데 눈에 띄는 글이 별로 없네. 애초에 계간 문학지 읽는 인간들이란 거의가 계간 문학지를 만드는 사람들 뿐일 터이니 수적으로 열세일 수밖에 없겠지만 이 글을 바탕으로 개진되는 활발한 논의들을 보고싶다. 비평가:평론가 분들은 모두 이 앞에 모여보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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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가말해줘야지 2021-08-29 17:58   좋아요 0 | URL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