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저녁엔 친정엄니 86세 생신상을 차리러 갔다. 기도원으로.
난 그저 떡케잌과 수박 한개, 음료수 몇병, 그리고
우리 성당 헌화회장님이 만들어 찬조해주신 큼지막한 국화 꽃바구니 들고
새언니 드릴 보라색 소국 한단은 확실하게 내돈으로 샀다.
우리 새언니 거의 오십 중반인데도 아직 소녀 같아서...소국을 무지무지하게 좋아한다.
음식은 당연히 난 못하니까 제껴두고 새언니가 거의 다 만들어 오신다.
다행히 요샌 조카 셋이서 잘들 도와드려 일손을 덜어드리고...
난 옆에서 입으로만 한다.
퇴근하고 준비하고 바삐가도 또 늦었다.
다섯시 반까지 였는데... 평소 여섯시면 저녁식사 하시는 분들이라 부랴부랴 갔건만..
우리 엄마 꽃바구니가 너무 좋아 입이 벌어지시더니...얼른 제대에다 봉헌하고 오셨다.
우리조카 웃으며 하는 말이...우리 엄만 이틀동안 장봐서 음식 준비해오셨는데..
할머닌 고모 꽃바구니에만 활짝이시네!!
담부터 고모꺼 우리랑 바꿔서 하자~~~.
저녁 못먹어도 되면 바꾸고?...내가하면 죄다 마트 음식 올 확률 높은거 알기 때문에
언니도 오빠들도 다른 식구들은 가만히 있기만 했다. ^ * ^
근데 우리 엄마 생일 꽃바구니를 가만히 생각해보니 첨이다.
어쩌면 세상에 나두 참 무심하다.
꽃 좋아하시는거 뻔히 알면서 종종 화분사다 드릴 생각만 했지...
어버이날에나 카네이션 꽃바구니 해드리고 한 기억이 없다.
앞으론 생일 때 꽃바구니를 해다 드려야 겠다.
근데 앞으로 몇번이나 해드릴 수 있을까?
사람일은 아무도 모르는일.....
몇 십번까지는 바래지 않지만 몇 번은 더 해드렸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