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로디테?
이 건전한 아침에 속옷 선물이나 하려고 나를 이 공적인 자리로 불러낸 건가
지극히 이성적인 생각들이 그녀의 머릿속을 빼곡하게 채웠다
뭐가 없다는 건지 주어는 어디에도 없었다
뭐든 문제없어요
마성의 속옷 브랜드 아프로디테와 그의 침대
그의 집에서 결국 제 팬티를 찾지 못했다는 그 중요한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부끄러움을 넘어 쪽팔리고 수치스러웠다
눈 떠 보니까 찾는 사람 대신 다른 게 남아있더라
그래서 곤란해하고 있을 줄 알았지
속옷이라는 단어에 그녀가 발작하듯 어깨를 움찔 떨었다
졸지에 이상한 여자가 된 기분이었다
벨소리 듣고 뛰어나오느라 가방을 두고 나왔네
넓지 않은 집안이 커피 향으로 가득했다
들어갈 걸 그랬나...
이른 아침에 본 그녀는 지금껏 봐 왔던 시간을 통틀어 가장 아름다웠다
집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수습하기 곤란한 상황이 벌어질 것 같았다
친구들도 이 골목에 살고 있는 거야?
왜 나만 그런 생각을 한 걸까
오랜만이야.. 이런 아침 풍경을 보는 건
주택가가 분위기가 있긴 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어릴 때부터 밀폐된 공간에 자주 갇혔다
하도 자주 일어나다 보니 이제는 짜증부터 난다
나랑 이야기 좀 합시다
아마 일 이야기로 부른 건 아닐테다
그 정도 사리분별을 못하는 건 아닐 텐데
옆에 자리가 없는 것도 아닌데.. 앉지?
제가 어떻게 감히 어깨를 나란히 하고 앉을 수 있겠어요
내가 본부장이라서 그런 거 확실해?
낙하산이라는 소문 때문이 아니고?
그걸 알면서도 날 여기까지 데리고 왔단 말이지...
하실 말씀 있어서 여기까지 불러낸 거 아니신가요?
조심해서 나쁠 건 없으니까요
너 그렇게 안 봤는데, 은근히 대담하네
간지럼을 잘 탄다는 건 민감하다는 뜻이에요
그럼 만져봅시다
그녀의 낯이 확 붉어졌다
아주 예민한 곳이니까 조심조심
이렇게 하니까 쾌감이 솟아나죠?
손가락을 타고 내려온 물이 금세 손바닥까지 적셨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금기를 어긴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의사는 그녀의 손을 깊숙하게 욱여넣었다
뭘 부끄러워하고 있어요, 이건 치료에요
이정도면 되었으니 이제 딜도를 넣도록 하죠
더는 못 참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