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아픈 구두는 신지 않는다
마스다 미리 지음, 오연정 옮김 / 이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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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안 좋았던 적도 있지만, 언제나 배는 어김없이 고팠다. 배고픔이 나를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도와주었다는 생각이 든다.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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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아픈 구두는 신지 않는다
마스다 미리 지음, 오연정 옮김 / 이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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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사람이 보는 세상이지만 그걸로 만화를 그리는 것과 글을 쓰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며, 산출물의 퀄리티 또한 극과 극이 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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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1-07-01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스다 미리의 작품이 고르지가 않더라구요. 그리고 갈수록 그밥에 그나물 같다는 느낌도 들고,,아니면 우려먹는다고 해야하나?

LAYLA 2021-07-02 00:33   좋아요 0 | URL
만화는 괜찮은데 글은 이제 안 볼 거에요^^ 제목은 너무 멋지다고 생각해요 ㅎㅎㅎ
 
봄눈 풍요의 바다 1
미시마 유키오 지음, 윤상인 외 옮김 / 민음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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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요아키는 이미 자신을 군살로 투박해진 가문의 손가락을 찌른, 독이 든 작은 가시처럼 여기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우아함을 배우고 말았기 때문이다. 불과 오십 년 전만 해도 소박, 근면하고 여유롭지 않았던 지방 무사 가문이 짧은 시간에 흥성했다. 그러나 기요아키가 성장함에 따라 그 가계에 처음으로 우아함의 한 조각이 잠입하려 한다면, 본디 우아함에 면역이 된 조정 귀족과는 달리 금세 급속한 몰락의 징조가 나타나기 시작하리라는 것을 개미가 홍수를 예지하듯 그는 느끼고 있었다. - P24

어째서 내게는 이럴 때 내 편이 되어 줄 이 하나 없을까?

양관에서 안채를 잇는 긴 복도를 열심히 달려가며 그는 생각했다. - P73

그들과 함께 하는 내내 기요아키는 몸을 떠난 그들의 혼이 대양의 한가운데를 향해 표량해 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것은 오히려 유쾌한 일이었다. 모든 것이 육체의 현존에 갇혀 떠다니지 않는 마음을, 그는 탐탁지 않게 여겼기 때문이다. - P92

기요아키는 자신의 볼이 심히 뜨거웠으므로 아이처럼 사토코의 볼에도 손을 대 보고는, 똑같이 뜨겁다는 사실에 만족했다. 그곳에만 여름이 있었다. - P127

미네가 이누마를 좋아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누가가 자신을 원해 오면, 그녀는 그 인간의 장점을 샅샅이 알아낼 수 있었다. - P150

신카와 남작의 마음은 은과 같아서 모처럼 공들여 닦아 집을 나서도 사람들 속에 섞이면 금세 무료함이라는 녹이 슬었다. 이런 대화를 한 번 듣는 것만으로도 그의 마음에는 녹이 슬었다... - P173

이제 젊은이가 전장에 나가 전사하는 일은 많지 않을 거야. 하지만 행위로서의 전쟁이 끝난 대신 이젠 감정의 전쟁을 치르는 시대가 시작됐어. 둔감한 놈들은 보이지 않는 이 전쟁을 전혀 느낄 수 없을 테고, 그런 게 있다는 것조차 믿으려 들지 않을 거야. 그렇지만 이 전쟁은 분명히 시작됐고, 이 전쟁을 위해 특별히 선택된 젊은이들은 틀림없이 싸우기 시작했어. 행위의 전쟁과 마찬가지로 감정의 전장에서도 역시 젊은이들이 전사해 간다고 생각해. - P264

어쩌면 잉 찬보다, 에메랄드 반지보다, 친구나 학교보다 두 왕자에게 필요했던 것은 ‘여름‘이었는지도 모르겠다고 기요아키는 생각했다. 여름은 두 왕자들의 어떤 결핍도 메워 주고 어떤 비애도 치유해 주며, 어떠한 불행도 보상해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 P288

물론 다데시나는 위험한 다리를 건너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가장 마지막 순간에 터진 곳을 깁는 사람, 그 역할을 해내는 것이 자신이 이 상에 태어난 이유라 믿고 있었다. 그 순간이 올 때까지 부단히 은혜를 베풀어 놓으면 결국에는 제뜻대로 상대를 움직일 수 있다. - P346

다데시나의 교토풍 화장은 늘 하던 것보다도 훨씬 짙어 보였다. 입술 안쪽에서 교토 연지의 검은 색이 번져 나왔고, 주름을 메운 분을 평평히 하려고 그 위에 덧바른 분은 어제 삼킨 독 때문에 거칠어진 피부에 스미지 않아 화장이 얼굴 전면에 핀 곰팡이처럼 표류하고 있었다. - P390

"이야, 정말로 아리따운 아가씨가 되었구나. 다 크고 나면 얼마나 아름다울지 상상하기도 어려울 정도야. 아저씨가 멋진 신랑을 찾아 줄 테니 걱정 마라. 뭐든지 이 아저씨한테 맡겨 주면 천하에서 제일가는 신랑감을 소개해 주지. 아버님께는 아무 염쳐 끼치지 않고, 금란단자에다 100미터나 되는 혼수행렬을 마련해 주마. 아야쿠라가에서는 대대로 한 번도 본 적 없을 길고 긴 호사스러운 행렬을 말이다."

그때 백작 부인은 잠깐 눈살을 찌푸렸지만 백작은 온화하게 웃고 있었다. 그의 선조는 그렇게 모욕을 앞에 두고 웃는 대신에 우아한 권위를 드러내며 조금은 맞서곤 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집안에 전해 내려오던 게마리의 전통도 끊어졌고, 속된 사람들의 눈길을 끌 만한 미끼도 사라졌다. 진짜 귀족, 진짜 우아함은 그것을 조금도 상하게 할 마음 따위는 없는, 선의로 가득찬 가짜 귀족의 무의식적인 능욕에 그저 흐릿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 P399

그런 이야기를 다데시나에게 털어놓은 후 백작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우아함의 복수란 어떤 것일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긴소매 옷을 차려입은 공경대부답게 소매에 밴 향 내음 같은 복수를 할 수 없을까. 소매에 덮여 가려진 향의 완만한 연소 같은, 타는 불빛도 거의 내보이지 않으며 재가 되어 가는 비밀스러운 경과 같은, 가루를 개어 굳힌 향에 한번 불을 붙이기만 하면 미묘하고 향기로운 독이 소매에 배어들어 언제까지고 머무르는 그런 복수를... - P400

면도칼은 사토코의 머리를 세밀하게 매만졌다. 어떤 때는 작은 동물의 날카롭고 얀 앞니가 깨무는 듯이, 또 어떤 때는 한가로운 초식 동물의 온순한 어금니가 저작하듯이. 머리칼이 한 뭉치씩 떨어질 때마다 사토코의 뒷머리에는 생애 처음 느껴보는 서늘함이 신속하게 스며들었다. 자신과 우주 사이를 가로막고 있던 우울한 번뇌로 가득한 뜨거운 흑발이 깎여 나가자, 머리뼈 주위에는 그 누구도 손가락 하나 대 본 적 없은 차고 신선한 청정의 세계가 펼쳐졌다. 맨살갗의 면적이 늘어날수록, 박하를 바른 듯한 예리한 추위가 번져 갈수록. 머리에 냉기가 스미자 달처럼 죽은 천체의 표면이 우주의 청명한 기운에 직접 닿아 있는 느낌이란 이런 것일까, 하고 사토코는 생각했다. 머리카락은 마치 현세 그 자체인 것처럼 차례차례 퇴락했다. 퇴락하면서 무한히 멀어졌다. 머리카락은 누군가의 수확물이었다. 숨이 막힐 듯한 여름 햇빛을 잔뜩 머금었던 흑발은 사토코가 앉은 자리 주변으로 떨어져 갔다. ..사토코의 현세가 벗겨 - P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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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눈 풍요의 바다 1
미시마 유키오 지음, 윤상인 외 옮김 / 민음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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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의 가치를 후하게 평해주더라도 이것은 일남의 문학. 찌질함과 비겁함을 우아함이란 포장지로 싸는 기교를 장장 500페이지에 걸쳐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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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1-06-28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 저 이 책 예쁘다고 해서 종이책으로 사서 선편으로 받았는데 레일라님 글 읽으니 급후회,,,하지만 후회하면 뭘 하나요?ㅠㅠ 책은 솔직히 그렇게 이쁘지도 않아서 더 그런 생각을 하나봐요,,, 왜 제 눈에는 안 이쁠까요?? 다들 이쁘다고 하던데,,,힝

LAYLA 2021-06-30 20:20   좋아요 0 | URL
앗 라로님 아직 안 읽으셨군요 그 시절 책이니 요즘의 시각으로 보자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긴 할테지만...그 시대의 일본과 일본인들 특유의 사고방식을 보는 재미는 있긴 했지만 너무 평이 좋아서 실망도 컸답니다^^;;;

japrance 2023-01-21 15: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성은 통념과 달리 남성보다 감정과 사고가 섬세하지 않다. 단지 연애사에 대한 관심사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그에 관한 여성의 논평이 많아보일 뿐 사실 남성의 감성이 훨씬 섬세하다. 여성은 남성이 섬세한 감정선을 드러낼때 이를 종종 이해하지 못하고 불편해하며,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남성의 섬세한 감정선들을 ‘찌질하다’ 한 한마디로 설명하고 넘어간다. 이게 통념과는 다른 현실이다.

LAYLA 2023-01-22 18:43   좋아요 2 | URL
뭐래 찌질이가...

psm86718834 2024-08-17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견과 혐오에 가려져서 이 명작을 느끼지 못한다는 게 너무 안타까울 뿐이네요

LAYLA 2024-08-21 23:51   좋아요 0 | URL
일남에 긁히는 한남인가 보네요. 세상에 좋은 책은 많습니다.
 
작가란 무엇인가 1 -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 파리 리뷰 인터뷰 1
파리 리뷰 지음, 권승혁.김진아 옮김 / 다른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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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시인은 나중에 초기 시를 불태워버리고, 별 볼 일 없는 시인은 초기 시를 출판하지요. - P25

이제는 이미 해놓은 곳을 고치기가 아주 쉽지요(워드 프로세서) 어쩌면 지나치게 쉽습니다. 그래서 어떤 의미로 보자면 우리는 지나치게 까다로워졌다고 볼 수 있어요. - P42

요즘 제일 큰 즐거움은?

밤에 소설을 읽는 것.제 머릿속에는 아직도 낮에 소설을 읽는 것을 지나치게 쾌락을 좇는 것이라고 말해주는 가느다란 목소리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 P45

언제나 훌륭한 책은 작가보다 더 지적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작가가 인식하지 못는 것을 이야기해줄 수 있지요. - P46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위해서 쓴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글쓰기는 사랑의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를 주기 위해서 글을 쓰는 것이지요. 무엇인가 소통하기 위해서요.

-움베르트 에코 - P57

어떤 이미지가 생각나면 하나하나 연결해봅니다. 그게 이야기 줄거리가 되지요. 그러고 나서 이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설명 해줍니다. 뭔가 설명할 때는 아주 친절하게 해야 돼요. 만약 작가가 ‘괜찮을 거야, 나는 이미 알고 있으니까 독자들도 알겠지‘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아주 오만한 거예요. 쉬운 언어와 훌륭한 은유, 좋은 알레고리를 사용해야 하지요. - P114

긴 소설을 쓰는 것은 서바이벌 훈련과 비슷해요. 신체적인 강인함이 예술적인 감수성만큼이나 중요하거든요. - P123

모든 인간들은 마음속에 아픈 부분이 있지요. 그 부분도 그의 일부입니다. 우리는 마음속에 제정신인 부분과 제정신이 아닌 부분이 함께 있어요. 이 두 부분을 타협해가면서 사는 거지요. 이게 제 신념입니다. 저는 글을 쓸 때 특히 제 마음의 제정신이 아닌 부분을 잘 볼 수 있어요. 아니, 제정신이 아니라는 표현은 정확하지 않군요. 오히려 비일상적인, 비현실적인 부분이라고 해야 할 겁니다. 저는 물론 현실 세계로 돌아오고 제정신을 되찾지요. 하지만 제정신이 아닌 부분, 즉 아픈 부분이 없다면 저는 존재하지 않을 거예요. - P127

영어판은 아주 중요합니다. 크로아티아나 슬로베니아 같은 작은 나라들은 일어판이 아니라 영어판으로 번역을 하거든요. 그래서 아주 정확해야 해요.

- 무라카미 하루키 - P131

책은 독자에게로 열려 있는 세상이며, 그 세계는 우리가 전에 여행했던 어떤 세계보다도 더 풍요롭고 더 흥미롭다는 것을 진정한 독자는 알고 있지요. 바로 이것이 젊은이들이 작가가 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이것이 책의 세계에서 살면서 발견하게 된 행복입니다. 그 젊은이들이 아직 충분히 오래 살지 못해서 글로 쓸 수 있는 것이 많지는 않겠지만, 그것을 하기 위해 자신들이 태어났다는 것을 깨달을 때가 올 것입니다. - P159

나이가 오십 쯤되면, 우리 모두는 귀신에 씌인 것처럼 살게 되지요. 귀신이 우리 안에 살면서, 산 사람들에게 하는 것만큼 죽은 사람들에게도 이야기를 하지요. ...인생은 너무도 짧고 너무도 연약하고 너무도 알 수 없지요. 결국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정말로 사랑하는 걸까요? 정말로 몇 사람뿐이겠지요. 몇 명 되지 않을 거예요. 이 사람들이 대부분 죽고 나면 당신의 내적 세계의 지도는 변할 겁니다.

-폴 오스터 - P177

장면을 묘사하는 것보다는 만들어내는 것이 훨씬 낫다. 본 것을 기억하는 것보다는 상상하는 것을 훨씬 더 정확하게 기록할 수 있으니까. - P214

어린이 책을 쓸 때의 기본 원칙은 소득세에 대해 언급하지 않기, 성관계 장면을 노골적으로 묘사하지 않기. 알맞은 언어만 찾을 수 있다면 열 살짜리와 나눌 수 없는 이야기는 거의 없다.

-이언 매큐언 - P226

생생함을 찾는 이유는 작품의 특징을 정하기 위해서입니다.

종종 글을 처음 쓸 때 확신이 서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그 이유는 글쓰기가 어려워서라기 보다는 글쓰기가 충분히 어렵지 않기 때문입니다. 거침없이 글을 쓴다는 것은 아무것도 일어나고 있지 않다는 증표입니다. 거침없이 글을 쓴다는 것은 실제로는 글쓰기를 멈춰야 한다는 증표이지요. 한 문장에서 다른 문장으로 넘어갈 때 어둠 속에서 헤매게 되면, 계속 글쓰기를 해야 한다는 확신이 생깁니다. - P240

62년부터 67년까지는 작가가된 이후 책을 한권도 출판하지 못했던 가장 긴 세월이었습니다.이혼 수당과 반복되는 법정 비용은 제가 강의하고 글을 써서 벌 수 있었던 돈 모두를 앗아 갔습니다. 서른을 갓 넘겼을 때, 저는 친구이자 편집자였던 조 팍스에게 수천 달러의 빚을 지게 되었습니다. 그 돈은 2년 동안 아이 없는 결혼 생활을 한 후에 발생한 이혼 수당과 법정 비용으로 인해 정말 제가 미쳐버리거나 자살하는 것을 방지하는 데 필요했던 정신분석을 받는 데 들어갔습니다. 이 기간 동안 저를 괴롭혔던 이미지는 잘못된 궤도에 들어선 기차 이미지였어요. 이십대 초반일 때 저는 스케줄에 따라 꼭 필요한 역에만 정차하면서 최종 목적지를 향하여 휙 날아다니곤 했는데, 갑자기 잘못된 퀘도로 들어서서는 황야를 향해 돌진하고 있지 않겠습니까. 스스로 물었지요. 어떻게 하면 정상 궤도로 돌아갈 수 있을까? 저는 수년 동안 늦은 밤 잘못된 역에 들어섰다는 것을 알게 될 때마다 놀라곤 했습니다.

-필립 로스 - P254

맬컴 로리는 "성공이란 집에 불이 난 것보다 더 끔찍한 재앙이다. 명성은 영혼의 집을 소진하기 때문이다"라는 말을 했다. - P286

저는 달아난 물고기와 제가 잡은 물고기에 관해 긴 글을 썼어요. 그리고 어머니에게 이 이야기를 타자로 쳐 줄 수 있는지 여쭤봤지요. 어머니는 타자를 치실 줄 몰랐습니다. 하지만 타자기를 대여해서 우리 둘이 타자를 쳤지요. 좀 엉망진창으로 타자를 쳐서는 잡지사에 보냈어요. 결국 제가 보낸 원고는 되돌아왔지만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그 원고는 세상 밖으로 나가서 여기저기 돌아다녔으니까요. - P317

아이작 디네센은 매일매일 희망도 절망도 없이 조금씩 쓴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그 말이 마음에 듭니다. 소설이나 희곡, 시집 한 권이 사람들이 사는 세상에 대한 생각이나 자신에 관한 생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 시대는 이미 지나가 버렸어요.

소설은 뭔가를 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랍니다. 소설은 단지 그것에서 얻는 강렬한 즐거움 때문에 존재하는 것입니다. 뭔가 지속적이고 오래가고 그 자체로 아름다운 어떤 것을 읽는 데서 오는 다른 종류의 즐거움이지요. 아무리 희미할지라도 계속해서 불타오르는 이런 불꽃을 쏘아 올리는 어떤 것이랍니다.

-레이먼드 카버 - P347

아라카타카로의 여행에서 제가 깨달은 것은 어린 시절에 일어났던 모든 사건들이 문학적 가치를 갖는다는 것이었습니다. - P363

그것은(세세한 묘사) 저널리즘에서 배운 기법으로 문학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하늘을 훨훨 날아가는 코끼리가 한 마리 있다고 말할 때 사람들은 그 이야기를 믿으려고 하지 않을 겁니다. 그렇지만 하늘을 훨훨 날아가는 코끼리 425마리가 있다고 말하면 사람들은 아마도 그 이야기를 믿으려고 할 것입니다. - P367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저는 꿈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그러나 영감의 가장 큰 근원은 인생 자체이며 꿈은 인생이란 격류의 아주 작은 부분일 뿐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 P377

근심을 글 쓰는 능력을 망가뜨립니다. - P403

상상력은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인종적 경험의 결과일 수 있다고 믿는다고 당신이 말한 걸로 기억하는데요. - P404

재현이 아니라 창작을 통해 살아 있는 어떤 것보다 더 진실한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지요. 당신은 그것을 살아 있게 할 수 있고, 만일 당신이 충분히 잘할 수 있다면 그것에 영원성을 부여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글을 쓰는 이유이고 우리가 아는 한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 - P428

아마도 모든 소설가들이 처음에는 시를 쓰길 원했겠지만,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는 단편을 쓰려고 했을 겁니다. 단편은 시 다음으로 까다로운 예술 형식입니다. 그리고 단편도 실패하고 나면 그제야 장을 써보는 것이지요. - P438

예술가가 필요로 하는 유일한 환경은 평화, 고독, 너무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즐거움뿐입니다. 나쁜 환경이란 혈압이 올라가는 상황, 즉 좌절하고 분노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는 상황이겠지요. - P440

작가는 경험, 관찰, 상상력이라는 세 가지를 필요로 합니다. 이 중의 두 가지 혹은 한가지가 다른 것의 결여를 보충해줄 수 있습니다.

-윌리엄 포크너 - P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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