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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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새로운 미지를 배운다는 것은 시간을 들이고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분명한 의지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임을 그에게서 배웠다. 실력이 늘지 않을 때는 기초적인 기술을 충실히 연습하고 실력이 쑥쑥 붙을 때는 기숙을 앞질러 기력과 경험을 쌓는다. 그 반복을 무모하리만큼 계속하면서 지름길로 이상에 다가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기적 같은 순간도 많이 보았다. 하느님이 어쩌면 인간을 사랑하는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순간이다. 과연 저런 게 가능할까 싶은 일을 그가 해내는 순간. 그런 순간은 늘, 그가 사고를 내거나 겁 없이 덤비다가 죽을 가능성과 똑같은 비율로 전개되었다. -38쪽

친구는 돌멩이를 주워 던졌다. 던질 때마다 돌과 돌이 부딪치는 소리가 톡 하고 났다. 그녀는 애인과 헤어진 지 석 달, 일요일이면 따분하다면서 오늘의 피크닉을 제안했다. 하지만 애인의 자리를 내가 메워줄 수는 없었다. 내가 줄 수 있는것은 침묵과 웃음 뿐.-44쪽

아빠가 하는 일을 존경할 수 있다는 것은 사람에게 무척 행복한 일이 아닐까. 나는 상사를 위해 자리를 잡아놓으려고 일찌감치 가게에 나타난 탓에 따분해 어쩔 줄 모르는 시원찮은 아저씨에게도 반드시 따뜻한 차를 대접하고, 그 찻잔이 비지 않도록 그리고 말을 너무 많이 걸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하는 아빠의 공평한 마음이 자랑스러웠다. -1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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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 2007-07-08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전 이 책의 제목이 너무 너무 맘에 들어서 잔뜩 기대를 했었는데,
정작 다 보지도 못한것 같아요.
 
페르세폴리스 1 - 나의 어린 시절 이야기
마르잔 사트라피 지음, 김대중 옮김 / 새만화책 / 2005년 10월
구판절판


-넌 그들의 사랑이 불가능하단걸 이해해야 해
-왜요?
-이 나라에선 사회계급이란게 존재하니까
-하지만 메흐리가 그렇게 태어난게 메흐리 잘못이에요? 아빠, 아빤 사회계급이 좋아요 나빠요?

내가 메흐리의 방에 갔을 때, 그녀는 울고 있었다. 우린 같은 계급은 아니었지만 최소한 같은 침대에 있었다.-43쪽

퍼레이둔 삼촌은 샤의 군대가 그를 잡으로 올 거라는 걸 알고 있었지. 그의 친구들 대부분이 그랬던 것처럼 그도 도망칠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았다. 그는 남기로 결심했던 거야. 당시 퍼레이둔 삼촌은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어. 그녀는 명문가의 여자였지만 삼촌의 정치활동에 참여했었지
-퍼레이둔, 면회요
-아, 내 사랑...당신은 오지 말았어야 해.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들고 있다구
-아이를 만들어요
-여기서? 지금?
-그래요. 간수에게 돈을 줬어요. 방해하지 않을거에요
-난 내일 처형될거야
-알아요. 난 당신에 대한 살아있는 추억을 갖고 싶어요
-미혼모가 이 나라에서 어떤일을 겪는지 몰라? 사람들에게 외면당할 거야. 삶은 지옥이 될 테고.
-관심없어요. 아이를 갖고 싶어요

그녀는 그날 밤 정말 아이를 갖게 되었고. 곧 스위스로 떠났단다. 아들을 낳았다고 들었지. 아버지를 쏙 빼닮은...-63쪽

-우리 얘기 좀 할까? 사실 그들이 삼촌을 잡아갔다
-알아요....아빠!
-그래 내 아가. 삼촌을 위해 무언가 하고 싶니?
-네!
-아누쉬 삼촌은 단 한명만 만날 수 있단다. 삼촌은 너를 보고 싶어해



-10분간이요
-정말 예쁘구나! 이렇게 예쁜 아가씨를 어디서 봤더라!
-아세요? 삼촌이 우리집에 계셨던게 저한테 얼마나 큰 영광이었는지?
-너와 항상 함께 있고 싶구나 내 귀여운 것. 하지만 너도 알게 될거야! 언젠가는 프롤레타리아가 다스릴 날이 올거야! 자! 널 위해 백조를 하나 더 만들었지. 이 녀석은 전에 주었던 백조의 삼촌이란다. 넌 내 삶의 별이었다...

그게 우리의 마지막 만남이었다. 내 사랑하는 아누쉬 삼촌...

<러시아 스파이 처형당하다>-74쪽

교육부는 이번달 말부터 모든 대학에 휴교령을 내린다고 발표했습니다
-교육 시스템, 교과서의 내용 등 전 교육과정이 퇴폐적입니다. 모든 것이 개조되어야 합니다. 우리 아이들을 타락의 길이 아닌, 이슬람이 이끄는 진리의 길로 이끌어야 합니다. 그게 한시적인 이번 조치의 이유입니다. 미래의 제국주의자들을 길러내는 것보다 차라리 문을 닫는것이 낫습니다.

2년 동안 대학문은 열리지 않았다.
대학은 사라졌다. 난 화학을 공부하고 싶었다. 마리 퀴리처럼 되고 싶었다. 난 교육받은 자유로운 여성이 되고 싶었다. 만약 지식을 추구하는게 암을 유발한대도 차라리 그게 나아보였다. 그렇게 또 다른 꿈이 연기 속으로 사라졌다
-비극이야! 마리퀴리가 공부를 위해 프랑스에 처음 도착했던 그 나이에 난 아마 애가 10명은 딸려 있을거야!-79쪽

사이렌이 울린다는 것은 우리가 종말을 맞을지 아닐지를 아는데 3분이 걸린다는 것을 위미했다
-지하에 안 내려가요?
-그래봤자 별 차이 없단다. 지하에 있든 비웅에 있든 미사일에 맞으면 똑같아

3분이 3일 같았다-142쪽

넌 그들이 붙잡힌 여자애들한테 무슨짓을 하는지 알고나 있어?! 처녀를 죽이는 건 법으로 금지된 일이야. 그래서 그 혁명 수비대 놈들은 억지로 결혼을 시켜서 처형시키기 전에 처녀성을 빼앗는다구. 너 그게 무슨 말인지 알아?!-151쪽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이란의 찰스 디킨스라 불리는 아리아쉬라프였다. 그의 이야기는 슬프지만 진실된 것이었다. 레지는 10살에 짐꾼이 되었고, 5살인 레일라는 양탄자를 짰으며, 3살 먹은 하산은 자동차를 닦았다. 난 비로소 내가 아빠의 캐딜락 옆에 앉는게 왜 부끄러운지 그 이유를 이해하게 되었다. 내 부끄러움의 이유와 혁명의 이유는 같은 것이었다. 사회계급의 차이.-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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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7-06-20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졌다는군요. 그건그렇고 왜 2권 번역되어 안나올까요.

LAYLA 2007-06-20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으 어제 1권 마지막 장 보면서 어떻게 2권 기다리지! 싶었는데 2권이 안나오는 중이었군요 ㅠ,ㅠ
 
언니네 방 - 내가 혼자가 아닌 그 곳
언니네 사람들 지음 / 갤리온 / 2006년 3월
품절


모두가 가야 하는 길이란 없으므로, '잃을'길 또한 없다.-1쪽

미팅에 나가기 위해, 결혼식에 가기 위해서만 여자들이 화장을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오늘은 나를 위해 화장했어"라는 말의 의미를 결코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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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리빈즈 4
안노 모요코 지음 / 시공사(만화) / 2002년 10월
품절


"고이즈미는 용수철 인형 닮았어. 부르면 뿅하고 이쪽을 보니까"



'뿅'하고 돌아보는 건, 널 좋아하기 때문이야.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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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년 - 여자로 태어나 미친년으로 진화하다
이명희 지음 / 열림원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학교에 포스터가 붙어있길래, 아 요즘은 이런식으로 책 홍보하는구나 싶었다.

안타까운건 그렇게 홍보를 해도 이런 종류의 책은 어차피 볼 사람만 본다는 것일까^^

자극적인 제목에 이게 뭔가 싶어서 들여다 봤고, 페미니스트들을 인터뷰했다고? 호오 관심이 갔다.

책의 첫장, 그러니까 본격적인 인터뷰가 시작되기 전 저자가 쓴 서문이 정말 재미있었다.

웹상의 포스트를 읽는 듯- 쉽고 편하고 재미있게 쓰여진 글이라서 책 잘 골랐군! 싶었는데 사실 책 읽으면서 서문보단 본문이 못하단 느낌이었다. (그런 점에서 저자는 나중에 인터뷰집 말고 본인의 글만 담은 책을 내 봄이 어떠한지? 충분히 승산있다고 봄)

서문보다 본문이 별로였던 건

첫째, '미친년'이라는 컨셉에 맞추기 위해서인지  여러 인터뷰이들에게 똑같은 질문을 던지는데 ( 질문이 완전히 똑같은건 아니고 몇개정도) 이거 지루하고 식상했다. 뭐 '어릴때 당신의 엄마는 어떤 분이었나' 라든지 '좋은 여자란 어떤 여자라고 생각하느냐' 이런 질문들인데 저런 잘나고 만나기 힘든 인터뷰이들 만나서 꼭 저런거 물어봐야 했는지 의문스럽다.  미친년이라는 컨셉에 치중하기 보단 심도있는 인터뷰를 했음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특히나 저자가 전문 인터뷰어가 아니라서 그런지 질문이 별로 예리하지 못하단 느낌이다. 그냥 팬과 스타가 만나서 이야기 하는 느낌이랄까?  또 인터뷰 분량도 적고, 이래 저래 한번 읽을만은 한데 두고 두고 봐야겠단 생각은 안든다.  - 결론> 좋은 인터뷰이들 명단에 비해 질이 떨어지는 인터뷰 내용. 깊이보단 그냥 넓이에 치중한 느낌.

둘째,  일부 몇몇 인터뷰이들이 너무 강해서. 약간의 거부감이 일었다. 음. 강해서 오만하단 인상을 준 사람도 있었고 나의 상식으로 이해하기 힘든 부분들도 있었다. 그니까,  페미니즘에 대해 깨닫고 실천하기 위해 한발자국씩 나가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그냥 거칠것 없이 나 하고 싶은대로 막 살다보니(?) 미친년 소리 듣고 페미니스트 소리도 듣게 되는 사람이 있는데 후자의 경우가 나는 좀 부담스러웠다. 꼭 이책에 저 사람을 꼭 집어넣었어야 했나? 싶은 의문이 들기도 했고.

이래 저래 아쉬운 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런 컨셉의 책이 반갑고. 그 자체로 한번 읽어볼만하다고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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