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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녀
김지혜 지음 / 영언문화사 / 2000년 12월
평점 :
절판
로맨스 소설. 항상 뻔하고 뻔한 이야기이지만 또 읽게 되는건 소설속의 아름다운 사랑에 대한 동경과 환상때문일것이다. 공녀역시 아름다운 사랑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다른 로맨스들과 같다고 할수는 없다. 역사와 로맨스를 결합시킨, 종래의 로맨스와는 다른 형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 배경이 되는 역사는 몽골의 지배를 받던 고려시대. 몽골로 끌려가야만 했던 고려의 공녀를 소재로 하고 있다.
주인공이 공녀로 끌려가 진정한 사랑을 찾기까지이 과정도 숨막히게 아름답지만 이 소설이 더욱 돋보이는 건 역사의 사실과 소설이 허구를 적절히 버무려놓은 작가의 구성력 때문일 것이다.
실존인물인 기황후는 주인공이 예영의 사랑을 도와주는 조연으로 나온다. 그리고 작가는 주인공의 행복한 사랑이야기 사이에 공녀들의 비참한 삶을 그려넣는걸 잊지 않았다. 황숙의 첩으로 갔다가 정신이 나가버려 눈물을 흘리고 노래만 부르는 송이 아가씨에 대한 부분은 처절하고 한스러웠던 공녀라는 부끄러운 역사를 다시 생각하게 해주었다. 한국적 로맨스의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는 김지혜작가님의 다음작품에도 많은 기대를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