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막걸리를 마신다면
설재인 지음 / 밝은세상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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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일어나든 결국 세상에서 제일 불행해지는 건요, 늙은 여자예요.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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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2-04-26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저 안 불행하고 싶어요. ^^;;;

LAYLA 2022-04-26 16:42   좋아요 1 | URL
어머나 라로님은 나이나 성별과 관계없이 인생을 행복하게 살 줄 아는 특별한 재능을 지니신 분인걸요^^
 
실례지만, 이 책이 시급합니다
이수은 지음 / 민음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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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쟁이가 가장 먼저 버리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고, 자기 자신을 버리게 되면 남들을 배신하는 것도 쉬워지지.

-모두 다 예쁜 말들 - P51

인간들 사이에서 애태우며 시달리고 싶지 않은 자는 어떠한 잔으로든지 마실 줄 알아야 한다.

인간이란 결국 자기 자신만을 체험하는 존재가 아닌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P70

갈망하는 만큼 길을 잃는 것이 인간이니라.

-파우스트 - P85

"생각해 보면 결국 무척이나 마음에 드는 세상이었다."

총을 맞은 조지오웰이 든 생각 (카탈로니아 찬가) - P101

다행히 이곳은 독일이 아니라 스페인이고 스페인을 지배하는 ㅓㅅ은 마냐냐(내일 아침, 나중에)정신이므로.

-카탈로니아 찬가 - P102

이것은 생각할수록 의아한 일이다. 어째서 연인들은 요즘 유행하는 것들을 함께하려 하고, 요즘 유행하는 방식으로 사랑을 입증 받고자 하는가. 왜냐하면 사랑이 온전히 감정에만 머물면 그것은 머지않아 욕구와 거의 구분 할 수 없게 돼 버리기 때문이다. 사랑을 가치 있는 감정으로 승화시키는 것은 시대정신에 발맞춰 행동하려는 의지다. 나는 너를 위해 사망의 위험을 무릅쓰고 맷돼지를 잡아 올 수 있다. 나는 네가 먼저 죽더라도 평생 수절하며 살 수 있다. 나는 너를 위해 아파트 전세금을 모아 놨다. 나는 너를 위해 아이를 낳고도 계속 맞벌이할 각오가 돼 있다 운운. - P130

자신의 마음이 사랑에 대해서조차 그리 강하지 않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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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6펜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
서머셋 몸 지음, 송무 옮김 / 민음사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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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란 정서의 구현물이며, 정서란 만인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말한다. - P9

로즈 워터퍼드는 냉소주의자였다. 그녀는 인생을 소설 쓰는 기회 이상으로 보지 않았고 대중을 소설을 소재로 보았다. 대중 가운데 자기의 재능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으면 집에 초대하여 아낌없이 대접했다. 그녀는 명사들에게 약한 그들 대중을 장난스러운 경멸감을 가지고 보았지만, 그러면서도 그들 앞에서는 저명한 여류 작가답게 점잖게 처신했다. - P24

-교양 있는 여자들이 왜 그렇게 몰취미한 남자들과 결혼하는거죠?

-똑똑한 남자가 어디 교양 있는 여자와 결혼하고 싶어하나요. - P27

당신 생각은 왜 그래?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아름다움이 해변가 조약돌처럼 그냥 버려져 있다고 생각해? 무심한 행인이 아무 생각 없이 주워갈 수 있도록? 아름다움이란 예술가가 온갖 영혼의 고통을 겪어가면서 이 세상의 혼돈에서 만들어내는 경이롭고 신비한 것이야. 그리고 또 그 아름다움을 만들어 냈다고 해서 아무나 그것을 알아보는 것도 아냐. 그것을 알아보자면 예술가가 겪은 과정을 똑같이 겪어보아야 해요. 예술가가 들려주는 건 하나의 멜로디인데, 그것을 우리 가슴속에서 다시 들을 수 있으려면 지식과 감수성과 상상력을 가지고 있어야 해. - P102

나는 그녀가 남편을 진심으로 좋아한 적이 있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애무와 육체적 위안에 대한 여성적 반응, 대개의 여자는 마음속으로 그것을 사랑이라고 생각하는데 나도 사랑이라는 것을 그 이상으로 치지는 않았다. 그것은 포도 넝쿨이 아무 나무나 타고 자라듯, 어떤 대상을 통해서도 일어날 수 있는 수동적인 감정이다. 세상의 지혜는 그런 감정의 힘을 알기 때문에, 남자가 여자를 원하면 여자에게 그 남자와 결혼하라고 부추긴다. 사랑은 나중에 절로 생기게 마련이라고 장담하면서. 그것은 안전감에서 오는 만족, 재산에 대한 자랑스러움, 가정을 가졌다는 데서 오는 만족감 등이 어우러진 감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감정은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허영심에서 비롯된 것에 지나지 않는데, 여자들은 거기에 무슨 정신적 가치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 감정도 열정을 막아낼 방비책이 없다. - P156

그는 인간을 그로테스크하게 보는 듯했다. 인간이 그로테스크했기 때문에 인간에 대해 분노를 느꼈다. 인생은 우스꽝스럽고 지저분한 일들의 뒤범벅이고 웃기에 적절한 소재였다. 하지만 웃으려니 슬펐다. - P223

나는 이런 생각이 든다. 어떤 사람들은 자기가 태어날 곳이 아닌 데서 태어나기도 한다고. 그런 사람들은 비록 우연에 의해 엉뚱한 환경에 던져지긴 하였지만 늘 어딘지 모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가지고 산다. 태어난 곳에서도 마냥 낯선 곳에 온 사람처럼 살고, 어린 시절부터 늘 다녔던 나무 우거진 샛길도, 어린 시절 뛰어 놀았던 바글대는 길거리도 한갓 지나가는 장소에 지나지 않는다. 어쩌면 가족들 사이에서도 평생을 이방인처럼 살고, 살아오면서 유일하게 보아온 주변 풍경에도 늘 서먹서먹한 기분을 느끼며 지낼지 모른다. 낯선 곳에 있다는 느낌, 바로 그러한 느낌 때문에 그들은 사랑으 ㄹ느낄 수 있는 뭔가 영원한 것을 찾아 멀리 사방을 헤매는 것이 아닐까. 또는 격세유전으로 내려온 어떤 뿌리 깊은 본능이 이 방랑자를 자꾸 충동질하여 그네의 조상이 역사의 저 희미한 여명기에 떠났던 그 땅으로 다시 돌아가게 하는 것일까. 그러다가 때로 어떤 사람은 정말 신비스럽게도 바로 여기가 내가 살 곳이라 - P254

느껴지는 장소를 우연히 발견하기도 한다. 그곳이 바로 그처럼 애타게 찾아 헤맸던 고향인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여태껏 한 번도 모지 못한 풍경, 여태껏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들 사이에, 그들이 죄다 태어날 때부터 낯익었던 풍경과 사람들이었던 것처러 정착하고 만다. 마침내 그는 이곳엣 휴식을 발견하는 것이다. - P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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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남동생이 중고차를 하나 샀다. 본가에서 일 하는데 필요하다 하여 서울에서 혼자 중고차 매물을 찾고 값을 치르고 탁송까지 보냈다는데 어련히 알아서 하려니 싶어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리고 후에 본가에 내려가 보니 차가 너무 반짝이고 그럴듯하여 감탄하였다. 서울에서 타고 다니는 내 차보다도 더 멋져보였다. 


"저거 얼마 준거야?"

"400만원"


내가 중고차 시세에 대해 잘 모른다 하지만 마티즈 같은 경차도 중고가가 500은 넘는걸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외제 중형 세단 가격이 400만원이 가능한것일까? 동생은 말했다.


"일제 브랜드가 철수하니까 이제 AS도 안되고..."


서울에서 타고 다니는 내 차도 일본 브랜드인데 일제불매운동이 일어난 뒤로 오피스를 확 줄이더니 서초에 있던 정식 AS센터도 문을 닫았다. 내 차 브랜드보다 더 적은 규모의 브랜드이니 이제 한국에서 정식 판매는 안하는 모양이었다. 


어쨌든 요즘 웬만한 명품백 하나 사려고 해도 400만원이 넉넉한 돈이 아닌 시절에 그 차가 400만원이란건 아무리 생각해도 싸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런저런 사정으로(라고 쓰고 부모가 또 사고를 쳤다고 읽는다) 본가에 반쯤 거주하며 사건수습을 하게 된 나는 그 차를 타게 되었다. 남동생은 또 남동생의 차를...


짙은 흑탄색의 그 차는 생긴것도 귀엽고 색도 고급지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십만키로를 달렸는데 어쩌면 흠집하나 없는 것일까? 그런 감탄의 뒤에 운명처럼 초보운전 직원이 후방주차를 하다 뒷범퍼를 긁었다. 뭐 저 정도면 나중에 카센터에 볼일 있을때 닦아내면 되겠다 생각했는데 그러고 또 몇 주 뒤에는 주차해둔 사이에 누군가가 뒷 문짝 부분을 움푹 들어가고 칠도 거칠게 벗겨지게 찍어놓고 도망갔다. 그걸 발견하고 하루이틀은 마음이 처참했는데 금전적 손해의 측면에서 보다는 야무지게 예쁜 그 차가 다쳤다는 것에 대한 상심이 더 컸던 것 같다. 이 차의 수난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일제 차이다 보니 승차감을 위해 차체가 낮게 디자인 되어 있었는데 거친 시골길을 달리다 보니 가끔은 부우우우욱 차체 바닥이 긁히기도 하였다. 그리고 또 한 번은 내가 후방 주차하는데 왜인지 센서 경고등이 울리지 않아 시멘트 벽에 뒷범퍼가 쿵 닿기도,,,


그렇게 우리집에 올 땐 청소년 같이 밝고 예쁘던 차는 거친 시골에서 백분의 쓸모를 하면서 제 나름대로 모험의 흔적을 제 몸에 새겨 이젠 제법 십만키로 이상 달린 티가 난다. 


서울에서는 조금만 움직여도 하루에 몇 천보는 걷는데 지방에선 무조건 차를 타고 움직이니 하루에 걷는 걸음이 몇 백걸음도 안될 때가 많다. 차로 달리는 거리는 적게는 십키로 많게는 백오십키로. 처음엔 몸에 익지 않던 새 차였지만 이젠 너무도 익숙해져 달리는 것도 좌회전을 하는 것도 뒤로 주차를 하는 것도 쉽고 편안하다. 그리고 그런 편안함으로 거칠것 없이 지방의 도로를 질주하며 그런 생각을 한다. 운전을 좋아한다면 지방에서 살아봐야 한다고. 지방에서 달리는 기분은 서울에서 한남대교를 건너는 기분과는 다른 차원의 해방감을 선사해준다. 뭐랄까, 밤의 한강은 아름답고 그 위를 달리는 것도 충분히 빠르지만 지방의 너르게 펼쳐진 땅 위에서 달리는 기분은 마치 말을 타고 달리는 것 같은 야성에 가까운 감각을 일깨운다. 


아니 어쩌면 말이 아니라 신발인지도 모르지. 차가 없으면 몇 백미터 가기도 여의치 않은 지방에서의 삶. 일을 마무리하고 서울로 복귀해야 할텐데 지난 반년에 가까운 시간 이 곳에서 물질로 치자면 400만원짜리 저 차가 나에게 준 기쁨과 안도와 평화, 위로가 가장 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일에 큰 도움이 되어서 적시에 너무 잘 구했다 늘 감탄하긴 했지만 헤어짐을 앞두고 생각하니 실용성을 떠나 마음에도 너무 큰 힘이 되어 주었던 것. 울고 싶을 때 부우웅 속도를 높이고 죽고 싶을 땐 케이블 연결하여 케이팝을 최고 볼륨으로 들으며. 


만원의 행복도 아니고 백만원의 행복도 아닌 나만의 고유한 400만원의 행복을 선사해준 붕붕이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넌 정말 최고야. 부주의한 주인이지만 앞으로 니가 어떤 주인을 만나든 십만키로 더 달릴 수 있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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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2-03-01 18: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래요. 여기 살면서 외롭고 그럴 때가 있는데 그러면 제 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리거나 산길을 달리면서 음악을 크게 틀고(저는 주로 팝송) 가면서 주변의 자연 풍광을 보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외롭다는 것 다 잊고 그저 이 세상에 살아 있다는 것이 감사하고 막 그래요. 400만원이든 사천만원이든 안에서 운전할 때는 다 같은 것 같아요. 제 지난 차는 어쩌면 400만원도 안 되는 녀석이었을 것 같아요. 지금도 막내를 위해 고이 보관하고 있지만요. ㅋㅋ 암튼 보고싶었어요 레일라님!!!♥️♥️♥️♥️♥️

미미달 2022-04-21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산이 고향이라고 하셨죠? 저랑 같은 ㅋㅋㅋㅋㅋ
오랜만에 울산 내려가서 공항에서 쏘카 빌려서 달리니까 확실히 서울과는 다르더라구요.
 
클라라와 태양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홍한별 옮김 / 민음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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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감상적인 사람들이죠. 어쩔 수가 없어요. 우리 세대는 여전히 과거의 감정을 지니고 살죠. 마음 한편에서 그걸 붙들고 버리지 않으려고 해요. 우리 내면에 가닿을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고 계속 믿고 싶어 해요.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수 없는 고유한 무언가가 있다고. 하지만 그런 건 없어요.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죠. 당신도 알고요. 우리 세대 사람들은 무언가 있다는 생각을 놓기 힘들어요. 하지만 그 생각을 버려야 해요, 크리시. 이 안에는 아무것도 없어요. 조시 내면에 클라라가 계속 이어 나갈 수 없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 P308

저는 조시를 배우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고, 그래야만 했다면 최선을 다해서 그렇게 했을 거예요. 하지만 잘되었을 것 같지는 않아요. 제가 정확하게 하지 못해서가 아니라요. 제가 아무리 노력해도 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어머니, 릭, 가정부 멜라니아, 아버지. 그 사람들이 가슴속에서 조시에 대해 느끼는 감정에는 다가갈 수가 없었을 거예요. ...아주 특별한 무언가가 분명히 있지만 조시 안에 있는 게 아니었어요. 조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안에 있었어요. - P442

중간쯤 갔을 때 매니저가 걸음을 멈추고 돌아보았다. 나는 매니저가 마지막으로 나를 쳐다보려는 줄 알았다. 하지만 매니저는 저 먼 곳, 지평선 근처 건설용 크레인이 있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다시 가던 길을 갔다. - P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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