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라와 태양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홍한별 옮김 / 민음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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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감상적인 사람들이죠. 어쩔 수가 없어요. 우리 세대는 여전히 과거의 감정을 지니고 살죠. 마음 한편에서 그걸 붙들고 버리지 않으려고 해요. 우리 내면에 가닿을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고 계속 믿고 싶어 해요.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수 없는 고유한 무언가가 있다고. 하지만 그런 건 없어요.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죠. 당신도 알고요. 우리 세대 사람들은 무언가 있다는 생각을 놓기 힘들어요. 하지만 그 생각을 버려야 해요, 크리시. 이 안에는 아무것도 없어요. 조시 내면에 클라라가 계속 이어 나갈 수 없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 P308

저는 조시를 배우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고, 그래야만 했다면 최선을 다해서 그렇게 했을 거예요. 하지만 잘되었을 것 같지는 않아요. 제가 정확하게 하지 못해서가 아니라요. 제가 아무리 노력해도 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어머니, 릭, 가정부 멜라니아, 아버지. 그 사람들이 가슴속에서 조시에 대해 느끼는 감정에는 다가갈 수가 없었을 거예요. ...아주 특별한 무언가가 분명히 있지만 조시 안에 있는 게 아니었어요. 조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안에 있었어요. - P442

중간쯤 갔을 때 매니저가 걸음을 멈추고 돌아보았다. 나는 매니저가 마지막으로 나를 쳐다보려는 줄 알았다. 하지만 매니저는 저 먼 곳, 지평선 근처 건설용 크레인이 있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다시 가던 길을 갔다. - P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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