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든 여자들
설재인 지음 / 카멜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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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의 마음은 두 살배기와 큰 차이가 없어서, 자주 보이는 것을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종종 착각하고는 한다. 그래서 그렇게 수많은 캠퍼스 커플이 삼사월에 활짝 피고 오뉴월에 바득바득 싸우다 칠팔월쯤 땀 같은 눈물을 흘리며 멀어지는 것이다. - P1

밖에 나오면 다 돈이야. 가장 싼 커피를 파는 카페를 골라 아메리카노를 시키곤 테이블에 앉았다. 학원비, 교통비, 커피 값. 토익 단어장을 펼쳐들고 열심히 따라 쓰며 혀를 굴렸다. conglomerate, 거대 기업, 간절히 가고 싶은 곳. trustee, 임원, 나를 떨어뜨리는 사람들. demote, 강등시키다, 세상이 내 삶에 저지르는 짓. be in the red, 적자이다, 내 하루하루의 값. deadlock, 막다름, 자꾸만 성큼 다가오는 것... 투명한 사전적 의미에 덕지덕지 삶의 더께를 발라 칙칙하게 만들었다. 이 단어들이 본드나 실리콘처럼 내 하루의 헐거움을 단단히 붙여줄 수 있을까. 볼펜에 잉크가 없어, 자꾸만 글씨가 뚝,뚝, 끊겼다. 아...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었다. 차라리 진짜 지금 이 순간 이 카페가 아래로 푹 꺼졌으면, 하고 바라기도 했다. 볼펜을 사야 한다. 또 돈이다. - P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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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너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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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너는 얼마쯤 시간이 흐른 뒤에야 자신이 홀리스 로맥스에게 끌리는 이유를 깨달았다. 로맥스의 거만한 태도, 달변, 유쾌한 신랄함 속에서 스토너는 비록 조금 일그러지기는 했어도 충분히 알아볼 수 있는, 친구 데이비드 매스터스의 모습을 보았다. 그는 데이브와 그랬던 것처럼 로맥스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이런 마음을 스스로 인정한 뒤에도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젊은 시절의 어색함과 서투름은 아직 남아 있는 반면, 어쩌면 우정을 쌓는 데 도움이 되었을 솔직함과 열정은 사라져버린 탓이었다. 그는 자신의 소망이 불가능한 것이을 깨달았다. 그 깨달음이 그를 슬프게 했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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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한 우물 20억 - 서두르지 않고 오래 돈 버는 ‘장수 창업’의 기술
유재형 지음 / 이콘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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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은 커피 한 잔 마시자면 언제든 만날 수 있는 쉬운 상대가 되어서도 안 된다. 고객은 내가 필요할 때 만나야지, 그가 원한다고 아무때나 만남을 허락하면 안된다. 회사의 가치는 결국 사장의 가치고, 사장의 가치는 결국 그의 시간의 가치다. 사장이 자신의 시간을 하찮게 여기면 회사의 가치도 그만큼 낮아지는 것이다. 고객과의 만남은 이렇게 선별하되, 협력 회사나 직원과의 만남은 그쪽에서 원하면 무조건 만나야 한다. 그들은 언제든 최선의 제춤을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고객은 할 수 없어서 싼 걸 사지, 돈만 있다면 절대 싼 거 사지 않는다. 욕하면서 싼 거 사는 거다. 그래서 장수하려면 비싸고 오래 쓸 수 있는 것을 만들어야 한다.

세상의 모든 직업이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으로 분류가 가능하다는 것은 착각이다. 대부분으 일들은 최소한 두 가지 유형의 노동이 복합된 형태로만 수행이 가능하다.

승업은 부모에게나 자녀에게나 어려운 일이다. 재벌 2세 3세들을 부러워하는데 사실 그들 역시 말못할 어려움이 있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다. 1000억 회사 물려받을 땐 1000억짜리 어려움이 있고 10억 회사 물려받을 때 10억짜리 어려움이 있다.

아무리 시장이 작아도 거기서 1등 할 수만 있다면 의미가 있다. 큰 시장에서 존재감 제로인 것보다 언제나 낫다. 한 우물만 파라는 속담은 지금도 유효하다. 여덟가지 재주 가진 놈 빌어먹기 딱 좋다는 속담도 여전히 유효하다. 최고의 커피와 최고의 빵은 한 가게에서 먹을 수 없다. 고객이 빵은 맛있는데 커피는 왜 이래요? 라고 묻는다면 빵이 맛있다는 칭찬으로 알아들어야지 커피 맛없다는 뜻으로 알아들으면 안된다. 괜히 커피에 신경쓰다가 빵 맛도 잃는다. 고객도 정 맛있는 커피를 마시고 싶다면 커피가 맛있는 집에서 마시면 그만이다. 단 빵은 기대하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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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과 노력으로 성공했다는 당신에게 - 행운, 그리고 실력주의라는 신화
로버트 H. 프랭크 지음, 정태영 옮김 / 글항아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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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가 없다면 능력이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 나폴레옹

선생님은 앞으로 이루어나갈 모든 성취의 유일한 주인공이자 과거에 이룬 모든 성공에 감사해야 하는 수혜자라고 스스로를 그렇게 여겨야 합니다.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얼마나 많은 성취를 오롯이 선생님의 힘만으로 이루어냈는지 생각해보는 단계를 거치기 마련입니다. 선생님은 자신이 하는 모든 일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다는 착각 속에서 인생을 시작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받을만한 것보다 대체로 더 좋은 것을 받았다는 인정과 함께 삶을 매듭지어야 합니다. ...야심찬 기업가로서 자신이 이룬 모든 것에 대해 그럴 자격이 충분하다고 믿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울러 한 인간으로서 그것이 말도 안 된다고 깨닫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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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특강
이여영 지음 / 맛있는책방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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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지 않은 창업 조건에 맞는 점포는 결코 객관적으로 좋을 수 없다. 겉으로만 봐서는 이런 곳에서 장사할 수 있을까 싶은 곳들이 많다. 그러나 그 가운데는 드물지만 괜찮은 곳이 있다. 내 경우 옥석을 구분할 수 있게 해준 것이 바로 그 거리에서 방황하며 보낸 3년의 세월이었다. 그렇게 아깝기만 했던 그 시간이 내가 장사꾼으로 변모한 순간 가장 큰 힘이 돼주었다.

잘 놀고 잘 먹어본 사람을 구해다 쓸 형편이 못 된다면, 누구든 데려다 잘 놀게 하고 먹게 하는 수밖에 없다. 좋은 술과 안주, 서비스를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이 그것들을 내놓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우연히도 점포 두 개를 모두 창업 비수기라는 1.2 월에 열었다. 어차피 장사가 안될 바에야 그 시기에 시행착오를 다 마무리 하자는 계산이었다. 날씨가 풀리고 완벽한 상태를 갖추고 본격적으로 고객을 맞자는 계산이었다. 결과적으로 이런 전략은 맞아 떨어졌다. 한두 달 고생을 하고 나면 점포가 안정을 찾았다. 보통 거창하게 개점하고 나서 오픈발이라는 걸 누리다가 3개월이 지나면 손님이 빠지는 것과 정반대였다. 그 무렵 고객은 물밀듯 밀려들어 왔고, 대개 상품이나 서비스에도 만족했다.

건물주의 갑 행세를 매듭지으려면 방법이 없다. 워낙 장사를 잘해서, 그가 세입자를 놓쳐서는 안 되겠다는 판단을 하도록 해야 한다.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고서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난 이 말을 변형해서 이렇게 말하고 싶다. 사람을 잘라보지 않고서는 경영관리를 논하지 말라.

초보 창업자들에게서 가장 골치 아픈 일이 인력 관리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럴 만도 하다. 난생처음으로 누군가를 이끌고 가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직원들은 놀랄 만큼 사장의 경험 부족과 당혹감을 잘 알아챈다. 그들에게 매달리면서 관리를 제대로 하기란 힘들다. 하지만 가게를 하면서 당신이 매달려야 할 유일한 대상은 고객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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