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지 히토나리의 편지
쓰지 히토나리 지음, 김훈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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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레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점일 것이다.

우선은 여성 진에서 봤을 때 별 볼인 없는 남자의 문제점을 분석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 친구의 단점은 패션 감각이 없는 것과 성격이 어두운 점 등 열거하려면 한이 없었다. 하지만 친구들 사이의 평판은 결코 나쁘지 않았다.

이를테면 친구를 배반하지 않는다, 정이 많다, 신뢰감이 있다, 예술가 기질이 있다,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는다 등등.

요컨대 견해의 차이다.

보는 각도에 따라 사람이 전혀 다르게 보일 수도 있는 것이다. -119쪽

연애편지는 올바른 쓰기법이라든지 매뉴얼 같은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때문에 여기에 소개한 편지를 그대로 옮겨 쓴다 해도 소용없는 일이다. 사람은 마음속에 몇 개나 되는 열쇠구멍을 가지고 있어 그 모든 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는 필살의 문구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스페어 키 같은 건 있을 수 없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맞는 단 하나의 열쇠가 필요하다. 이것이 연애편지의 철칙이다.
-122쪽

"여자를 차에 비유한다면 어떤 타입이 좋죠?'

켄야가 미소를 지우며 어려운 질문인데요, 하며 곤란한 얼굴을 했다. 그러면서도,

"고급차 같은 게 아니라, 그냥 멋진 차."

하고 덧붙였다.
이 남자에게는 변화구로 승부해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자연스럽게 그렇지만 솔직히 마음을 전하는 편지가 좋을것이다.-127쪽

줄리아의 진짜 이름은 사이토 마사시. 아주 여리고 섬세한 사람이라 마사시란 남자다운 이름이 싫어, 스스로를 줄리아라고 부르는 아주 이상한 녀석이야. 몸은 남자지만 마음은 여자.

줄리아에게는 무슨 말이든 할 수가 있어. 미안해, 이런 말을 해서. 하지만 줄리아는 늘 우리와 무관한데다, 차별을 당하는 쪽이고, 조금은 사이킥하다고 해야 할까, 하여간 밀고 당기는 관계가 아니어서, 그래서 무슨 말이든 할 수가 있어.

하지만 그게 아주 좋은 게 아니란 것도 알아. 연인이나 부부가 될 수 없는 사이이기도 하고. 분명 날 끌어주는 사람이긴 하지만, 평생을 함께 할 동지란 느낌은 아니야. 그런 의미에선 코오짱이 내겐 훨씬 중요해.-156쪽

코오짱과는 3년을 함께 살았지. 그 시간만큼의 약속도 있었고. 처음 만났을 때는 아무런 약속도 없었는데 3년이 지나니 정말 엄청났어. 헌법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두 사람사이에는 여러 법들이 만들어져 하나의 나라 같았어. 그 연장선에 결혼이 있고 가족이 있는 거겠지.-158쪽

쿠도 씨와는 계속 한 방에서 자게 되었지만, 양심에 꺼릴 만한 일은 아무것도 없었어. 뭘 가지고 양심에 꺼린다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난잡한 관계는 하 번도 없었어.

그 사람은 신사였고, 매일 밥 이불과 이불 사이에 카메라를 놓고는 이카메라에 맹세코 이상한 짓은 안 하겠습니다 하고 자는 거야. 그러니까 나도 안심하고 쿨쿨 코까지 골면서 잠잤어.-166쪽

실은 시간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 거라고 쿠도 씨가 말했어. 시간이 흐른다고 사람들은 말하지만, 흐르는 건 사람이고, 시간으 언제나 이렇게 멈춰 있는 거라고. 자신은 그 시간을 그저 물 긷듯 사진기로 퍼올리는 것 뿐이라고.-1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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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6-05-25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것두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