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없어도 먹고 살 수 있습니다
요시나가 후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5년 9월
평점 :
품절


책은 총 15회의 원고로 엮어져 있고 각 회당 에피소드와 함께 맛집이 등장한다.

주인공과 지인들이 그 맛집의 음식을 먹는 장면이 나오고 각 회당 마지막 페이지엔 음식점의 지도, 주소, 전화번호, 영업시간, 정기휴일,교통편, 주차장 정보를 알려준다. 덧붙이는 작가의 코멘트에선 추천하는 음식과 예상 예산을 알려주는 친절함까지!

뒷표지에 적힌 '일본 맛집 가이드 북으로도 활용 가능한 실속 있는 한권' 이란 말이 결코 뻥이 아님을 알수 있다.

실제사진은 없지만 음식을 그림으로 볼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서양골동양과자점 을 본 독자라면 다들 알테지만 요시나가 후미는 음식을 먹고 싶어지게 만드는 '말'을 할  줄 아는 재주를 가진 사람이다.

"이거야 바로 이거라구. 이런 레드와인 찜이 먹고 싶었어 달콤하고 농후한 고기가 입 속에서 녹아...춤추고 싶어 ..춤추고 싶은데 여기선 출 수가 없어..."

"왜? 왜지? 소스도 안 발랐는데 살짝 단 맛이 나! 뱀장어의 기름이 달다구~ 고추냉이를 얹으면 녹녹하니 점점 더 달콤해지고!!우와!! 껍질까지 보들보들! 소스는 산뜻한 게 너무 달지도 않고 좌우지간 보드라운게 입에 착착 붙네!"

"으음...아이스크림 역시 카카오비율이 엄청 높은데 시지도 쓰지도 않아. 아주 제대로 단맛이라 이렇게 맛있는건가? 그 바닐라 빈즈가 송송 박힌 바닐라 아이스에 크리미한 캐러멜 소스를 뿌린 선데이도 맛있어 보이는구나...너무 좋아 양이 적어 보이는데도 포만감이 느껴져 이거"

아아 난 귀찮아서 맛집을 찾는 힘을 쏟기보단 한번 개발한 나만의 집을 줄창 이용하는 , 뭐 근처에 아는 가게가 없다면 '아무데서나' 밥을 사먹어도 된다는 사람이지만 (먹는것에 별로 공을 들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순간 만큼은 정말 폭 빠져서, 특히나 저 달콤한 대사들을 읽어내려갈 땐, 책에 나온 맛집만을 돌아보는 일본여행을 하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첫회분량을 보고서 재미는 그닥 기대하지 않았다. 스토리가 길게 이어지지 않으니 한계가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아아 읽을수록 얼마나 재미가 있던지 마지막엔 끝나는게 후덜덜 아쉬웠다.

그렇다. 요시나가 후미는 단편에도 아주 강한 작가임을 난 까먹고 있었던게다.

방금 확인해보니 한 회장 정확히 8페이지이다. (정보페이지 1장은 따로) 8페이지 분량 안에 살아있는 , 기승전결이 있는 만화를 그려내다니 완전 감동이다.

맛있는 대사를 읽는 재미에다가 더욱 좋았던건 '이야기는 모두 픽션으로 실존 인물과는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단 이야기에 등장하는 가게들은 모두 실재합니다' 란 첫페이지의 말이 무색하게 생생하게 살아있는 주인공 Y나가의 캐릭터였다.(S 하라 도 멋졌음)

평소엔 후질근하게 올빽머리에 안경 맨얼굴로 작업을 하는 '남자들간의 애널섹스 등등을 그려 생계를 잇고 있는 31세' 의 그녀.....

요시나가 후미의 만화에 이때껏 등장했던 다른 캐릭터들에게 하나도 뒤지지 않는 매력을 발산한다.

개인적으로 알라딘 마을의 S모님과 아주 흡사해서 읽는 내내 흐흐흐 하고 웃었다 ^^ ( 화법이 비슷하다)

아아 이 작가 넘 좋다 . 하나도 버릴게 없다 흑흑흑 (기쁨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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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5-12-06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오늘은 보강하느라 점심 먹을 시간도 없는데, 흑흑흑.

부리 2005-12-06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일본 맛집이군요. 전 맛을 떠나서 일본 음식을 전혀 못먹습니다.

LAYLA 2005-12-06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RINY님 흑흑 전 이거 새벽에 침대속에서 읽었는데 얼마나 배고팠는지 몰라요 쪼르륵쪼르륵 ..ㅠ^ㅠ

부리님 일본에 있는 맛집이구 일본음식은 아니에요 ^^ 제가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은 프랑스 음식이었어요. (한국음식점도 나온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