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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우타코 씨
다나베 세이코 지음, 권남희.이학선 옮김 / 여성신문사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우타코 씨는 77세의 여성으로 남편과 사별한 뒤 홀로 독신생활을 즐기는 노인이다. 다나베 세이코의 통통튀는 캐릭터가 어떻게 77세의 할머니로 살아났을지 궁금하여 읽기 시작했는데 역시나 우타코 씨는 독립심 넘치고 쿨하고 동시에 지난 세월을 잘 살아낸 사람만의 단단함을 간직한 멋진 신여성노인이다. 캐릭터 자체는 그리 나쁘지 않았지만 별점이 3개인 이유는 이 소설이 큰 스토리 라인을 갖고 있지 못하고, 장 별로 이런 저런 소소한 사건을 기술하는 마치 수필같은 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필은 수필로서 담백하고 현실감이 있을 때 매력적인 것인데 이 책은 현실에선 보기 힘든, 다분히 작가의 바람과 판타지가 담긴 연예인 같은 캐릭터를 설정해놓고 기술방식은 그에 비해 너무나 차분해서 중반을 넘어서고부터는 지루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 책에서 흥미로운 점이라면 초고령화 사회를 겪고 있는 일본에서 노인의 삶이란 어떤 것인지 엿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소설이 현실의 반영이라 본다면, 이 소설은 21세기 일본사회를 보여주는 사료로서도 기능할 수 있을 정도로 디테일한 부분에서 일본의 현재를 잘 보여준다. 불당에 가면 '자식에게 추한 꼴 보이지 않고 꼴까닥 바로 죽을 수 있는 부적'이 있다거나, 시청 구청이 행정차원에서 나서서 노인들의 반려자 찾기를 지원한다거나, 노인들만을 위한 성교육 강좌가 있다거나. 우리나라에서도 10년 20년 내에 경험할 일들이 아닐까. 내가 살아갈 노년의 사회란 저런 모습이 아닐까 약간의 상상에 잠기는 재미가 있긴 하였지만 분명 소설에서 기대할만한 독서경험이 아니기는 하였다. 최근 유행하는 무연사회 등 사회과학 서적과 같이 읽는다면 더 좋을 것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