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얄개전
조흔파 지음 / 아이필드 / 200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오늘 방 청소를 하다 우연히 전집 세트에 끼여있던 얄개전을 발견하였다.
반가운 마음에 꺼내어 읽어보니 내가 이걸 이런 느낌을 읽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들며 마치 다른 책을 읽는듯 느껴졌다.
이 책을 처음 읽었던 당시는 초등학교 저학년이었고 이젠 고3학생이니 10년의 시간만큼 나도 많이 달라졌구나.
전집중에서도 이책은 유독 많이 읽었는데, 얄개전이라는 제목처럼 주인공 얄개가 벌이는 재미있는 장난들이 유쾌했기 때문이다.
학교선생님들에게 장난을 치는 것이라던가 공부를 못해 낙제를 하는 모습 그리고 이마의 여드름을 청춘의 심벌이라 부르며 애지중지하고, 첫사랑에 애태우는 모습.
얄개는 분명 재미있는 캐릭터였다.
더구나 나는 이팔청춘 16살의 얄개보다 한참 어렸으니 뭐랄까, 어릴때 대개 그렇듯 교복입은 언니 오빠들에 대한 막연한 동경같은 것이 더해져 정말 이 소설속 이야기속에 푸~욱 빠졌었다.
오늘 거의 십년만에 꺼내어 읽어보니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
일단 문체가 오늘날과는 사뭇다르고 단어의 선택도 요즘과는 달라 느낌이 새로웠다.
줄글이지만 고전소설을 읽는듯 경쾌하고 리듬이 느껴지는듯 했다.(나의 주관적 느낌..)
몇십년전과 지금의 말이 이렇게 변했구나 하고 생각하면 사뭇 신기하기도 하고.
그리고 얄개가 상당히 부유층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
조흔파 선생님이 1919년생인걸 생각하면 얄개가 살았던 시대도 대충 짐작이 가는데
이 얄개는 s 대 교수님의 막내아들로 외국인 교장선생님이 있는 미션스쿨에 다니며 신문편집국장인 매형이 있다.
돈은 걱정할것도 없고 낙제는 밥먹기요 관심은 장난과 연애이다.
그래서 뭐 소설은 소설일 뿐이겠지만 실제 그 당시 청소년들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학교에서 선생님들에게 장난치는 모습을 보면 그 행동이 요즘에도 용납되기 어려운게 많아 이건 정말 오버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뭐 작가가 나타내려 한건 체벌의 정당성 이런게 아니라 얄개라는 캐릭터였겠지만.
얼마전에 신문을 보니 얄개전이 나름대로 전 세대의 문화아이콘으로 통했던것 같은데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전 시대의 소설을 읽어봄으로서 얻는것도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