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프랑스식 아침 식사를 좋아한다. 무엇보다 아침부터 부엌에 들어가 볶고 삶고 하는 일을 하지 않아서 좋다. 오후에 들을 땐 정겨운 도마 소리도 아침에 들으면 머리가 쪼개질 것 같다 부글부글 끓으며 퍼지는 찌개 냄새도 싫다. 이제 금방 눈 떴는데 얼큰한 음식 냄새 맡으면 살기도 전에 벌써 인생 지치는 기분이 든다. 밥이나 나물 같은 음식물을 꼭꼭 씹기도 귀찮다. 젓가락 숟가락질도 피곤하다. 밤새 이불 속에서 누렸던 따뜻함을 그대로 간직하며 쾌적하게 아침을 맞이하기에는 연하게 태운 커피에 바싹 구워 버터를 바른 빵 두어 조각이면 된다. 가장 매력적인 식탁이다.-11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