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페이, 이 세계의 온갖 것들은 의지를 갖고 있어. 이를테면 바람은 의지를 갖고 있어. 우리는 평소에 그런 것을 깨닫지 못한 채 살아가지. 하지만 어느 순간, 그것을 저절로 깨닫게 돼. 바람은 단일한 의지를 갖고 당신을 감싸고 당신을 뒤흔들어. 바람은 당신의 내면에 있는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어. 바람뿐만이 아니야. 온갖 다양한 것들이. 돌도 그중 하나겠지? 그들은 우리를 아주 잘 알아.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다. 어느 순간이 찾아오고, 우리는 그것을 문득 깨달아. 우리는 그런 것들과 함께 살아나갈 수밖에 없어. 그런 것들을 받아들여서 우리는 살아남고 그리고 점점 더 깊어져가는 거야. - P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