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있습니다 - 때론 솔직하게 때론 삐딱하게 사노 요코의 일상탐구
사노 요코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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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실린 에세이는 사노 요코가 나이가 들어서 쓴 글인데 그래서 그런지 한 문단이 아주 간결하게 문장 두세개로 이루어져 있고 문장의 전환이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노인이 쓴 글이란걸 의식하고 읽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정말로 노인의 느낌이 난다. 여러 말 하기 기력 딸리고 이 말 했다가 저 말 했다가 횡설수설...하지만 그 중구난방의 느낌이 지저분하거나 지루하다기 보다는 그 나름의 운치가 있다. 에세이와 시의 경계에 걸치고 있는 느낌이랄까? 노인이라 할지라도 사노 요코가 가진 크리에이티브가 빛을 발하는 것이리라. 그래서, 언뜻 읽으면 잡문 같은데 가끔씩 허를 찌르는 본질의 문장들이 튀어나오고 다 읽고 나서 보니 밑줄긋기 한 문장들이 많았다. 책 자체로도 좋았지만 (사노 요코의 책을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친애하는 미스터 최, 다음으로 좋았다) 이 책에는 사노 요코가 한류 드라마에 대해 쓴 에세이가 한 편 있는데, 그 글이 정말 명문이다. 쉽고 재미있고 날카롭고 풍자적이며 무엇보다 독자를 웃게 하는 그 글을 보기 위해서라도 이 책은 읽을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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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08-26 23: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같은 저자의 <사는 게 뭐라고>를 읽었어요. 술술 읽히는 건 저자의 장점.
마치 일기 쓰듯 공 들이지 않고 쓴 것 같은 느낌인데 그러면서도 내용이 궁금해 읽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LAYLA 2020-08-28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페크님, 오랜만입니다! 저는 아직 사는 게 뭐라고를 읽어보지 못해서 궁금했었어요. 사노 요코의 에세이 중 유독 한국에서 인기가 많은 이유가 출판사의 마케팅 때문인지 혹은 그 책이 사노 요코의 글 중에서 유달리 뛰어나기 때문인지요. 쉽게 읽힌다는 페크님 말에 공감하고...생각해보니 노인이 쓴 에세이를 읽은 건 처음이 아닌가 싶기도 해요. 그 나이에도 젊은이 빠져들어갈 글을 쓴다니 대단해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