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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인의 반란자들 - 노벨문학상 작가들과의 대화
사비 아옌 지음, 정창 옮김, 킴 만레사 사진 / 스테이지팩토리(테이스트팩토리) / 2011년 12월
품절
노벨 문학상...
아, 이름만 들어도 벽이 느껴지는 것 같다. 한 때 나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품 좀 읽어볼까 하는 마음으로 책을 주문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뿌듯한 마음으로 몇 장 채 넘기지도 못하고 그대로 덮었던 쓰라린(?!) 기억이 있다. 그 때부터였나 왠지 권위 있는 상을 받은 작품은 대중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나름의 공식을 세웠던 때가.. 그런데 이번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들과의 인터뷰를 담은 책이 나왔다고 해서 이건 좀 덜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읽기 시작했다. 물론 책을 꼭 재미로 읽는 것은 아니지만 ㅠ 그래도 다음 장이 궁금해지고 계속 붙들고 싶은 욕구는 느껴야 마지막 장까지 넘길 수 있을테니까! -_-
왜 많고 많은 단어 중에 "반란자들"이란 단어를 책 제목에 넣었을까 궁금했는데 저자와의 인터뷰 중에도 그런 질문이 있었다.
그들을 '반란'으로 묶었는데, 어떤 의미인가?
- 그들은 하나같이 독창적이다. 그들은 문학과 일관성에 대한 완전한 신앙을 공유하고 있다. 또한 대부분이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혹은 인도적인 이유로 현실에 참여하고 있다. 그들의 작품은 언어의 보편성을 획득하면서 이 사회에서 주도적인 비전을 제시한다. 그들은 정치적 신념을 넘어, 예술가로서의 마지막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수상작가들 중 이 책에는 16인의 작가와 함께 한 인터뷰가 실려있는데 그 중에서 기억에 남는 작가를 꼽자면 이집트 출신, 아랍 최초의 소설가인 "나기브 마푸즈"다. 《우리동네 아이들》로 198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고, 2006년에 타계했다. 이 책의 저자들과 인터뷰를 가진 지 몇 주 후에 세상을 떠났다고 하니 마지막 인터뷰가 된 셈이다. 그래서인지 왠지 인터뷰에 담긴 내용들이 더 특별하게 느껴진 것 같기도 하다. 이 인터뷰에 응한 16인 모두 (그리고 그 외 더 많은 작가들) 노벨 문학상이란 영광을 얻게 된 데에는 그 만큼 뛰어난 작품을 썼기 때문이겠지만 어쩐지 잃은 것도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나기브 마푸즈는 괴한에게 습격을 당해 인터뷰를 할 당시에는 읽지도 쓰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의 친구들이 그의 눈과 귀와 펜이 되어주는 생활을 오래도록 하고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학 모임을 쉬지 않고 하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이런 게 작가의 숙명(?!)인 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제 아흔이 넘은 작가도 있었는데 꼬장꼬장하다는 표현을 써도 될지 모르겠지만 자신의 신념에 대한 고집이 인상적이었다. 그냥 아는 사람으로 만났더라면 대하기 힘든 사람이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렇기 때문에 작가로서는 다른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글을 쓰고 생각을 피력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었다. 확실히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뭔가 다른 것 같다. 사회적인 운동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재미를 느끼기엔 솔직히 내겐 좀 어려운 책이었지만 대략적으로나마 작가들이 수상작을 썼던 배경에 대해 알 수 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