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의 전설
데이비드 밴 지음, 조영학 옮김 / arte(아르테)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데이비드 밴의 단편, 중장편 모움집. 각기 하나의 작품이 독자성을 지니지만, 모든 작품의 전체적인 작품의 맥락은 제목 그대로 '자살' 이다.

첫단편인 '어류학'은 그의 첫 작품으로 무책임한 아버지가 처음에는 가정을, 나중에는 스스로를 망치는 모습을 지켜보는 아들의 마음을 냉정하게 그린 작품이고, 맨 뒤에 수미상관적인 작품인 '케치칸'과 '높고 푸르게'가 배치 되어 있다.
그리고 중편인' 수콴섬'은 '선인의 전설'과 같이 묶어서 읽으면 더 이야기의 흐름이 와닿는다.


아버지의 불륜으로 인한 이혼과 아버지의 자살로 암울한 어린 시절을 보낸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녹여내었지만, 지독하고 담담하고 냉정하지만 날카롭게 이야기를 해준다. 작은 금속 칼이 아니라 두껍고 묵직하지만 날이 선 칼같은 글이랄까.

책을 읽기 시작해서 한나절도 안되어서 정신 놓고 읽을정도로 좋은 책이었다. 물론 읽고 나서는 마음이 무거워 어쩔줄 몰랐지만.

강추한다. 추천해준 ( 기억하지 못하는 ) 사람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 그런 추천이 없었다면 절대 읽지 않았을테니.


조만간 데이비드 밴의 신작인 '아쿠아리움'을 읽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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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메르세데스에 이은 빌 호지스 3부작중 두번째 작품. ( 하나가 더 있단 말인가. ) 미국 문학사상 천재라고 일컬어지는 로스스타인은 미국의 모습을 그리는 지미 골드 시리즈를 완결하지 않은채, 은둔상태에서 강도의 손에 살해당한다. 그리고 30여년이 흐른후 낡은 트렁크 안에 들어있던 로스스타인의 유작이 한 소년에 의해 발견된다.

전작이랑 살짝 비슷하다. 똘똘한 소년이 나오고, 소년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위험에 빠지고, 아이가 주도적으로 이야기를 마무리 지을수 있도록 ‘제대로된 어른‘인 빌 호지스가 길을 잡아준다.
주 등장인물로 아이들이 나오기 때문에 초반의 로스스타인이 강도 당하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대놓고 끔찍한 장면은 많이 없다. 다른 작품에 비하면 스릴감이 덜하다고 불평하는 분들도 계신다는 것 같은데,그래도 나는 엄청 에너지를 소비하고 긴장하면서 읽었다는.

이 이야기를 읽은 이유중엔 미저리를 연상시킨다는 홍보에 살짝 낚인 이유도 있었다. ( 비슷하다. 완전히 틀린 홍보는 아니다 ) 하지만 빌 호지스 탐정에 대한 호감이 없었다면 낚이지 않았을거다.
전편을 안읽었다고 해도 ( 계속 전편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고 있으므로 ) 읽어가는데는 큰 무리가 없지만, 기왕이면 전편을 읽는 것이 더 좋을듯. 개인적으로 나는 미스터 메르세데스쪽이 더 취향이다.


덧, 영화로 하면 더 괜찮을것 같은 생각이 읽는 내내 들었다. 휴잭맨이나 러셀 크로가 빌 호지스 역을 해주면 더 좋을것도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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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 신부 시리즈로 유명한 G.K. 체스터든의 수필들을 역자가 선별하여 묶어 펴냈다.

요런 책들중에서 가장 히트작인 ‘나는 어떻게 글을쓰게 되었나‘ 이후 기획된 후속편이랄까. 필립말로는 커녕 레이몬드 카버와 레이몬드 챈들러를 헷갈려 하는 중에 보았던 ‘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 의 좋은 느낌을 가지고, 역자의 선별안을 신뢰하면서 읽게 되었다. 필립말로도 몰랐는데, 브라운 신부는 이미 (꼬꼬마때지만 ) 읽어보기도 하긴 했지 않았던가.

표제작을 포함 23개의 수필과 서문과 휴기로 구성되어 있다. 전반적으로 냉소적이고 쿨, 삶에 대한 태도에 대한 언급은 나쁘지 않았다. 단지 1874년에 태어나 1910년대에 활발하게 지성을 뽐내었던 신지식인 ( 안중근 의사가 1879년에 태어나셨다. ) 의 시크한 삶에 대한 정서에 ‘전적으로‘ 공감되지는 않았다는게 아쉬움이라면 아쉬움.

그 당시 영국이나 유럽사회에 대한 기초 지식이 많았다면 ( 구글링도 이용할수 있겠다만 ) 작가가 그렇게까지 비아냥 거리거나 놀리는 상황에 대한 공백을 메울수도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소설이 아닌지라, 작가가 말하는 상황을 독자들이 알기에는 역주로는 조금은 부족하기도 하고. ( 상식부족의 고백인가)


덧. 브라운 신부는 팬이 되기에는 좀 어려울것 같다.

제대로된 직업 ( 벽돌쌓기나 책을 쓰는 일과 같은 ) 에서 ( 어떤 특정한 의미로든 ) 성공하는 방법은 두가지 뿐이라는 사실은 더할 나위 없이 분명하다. 하나는 아주 훌륭하게 일을 해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속임수를 쓰는 것이다.


‘못생긴 것들에 대한 옹호‘ - [성공과 성공한 사람들에 대한 책의 오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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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개봉되어 에스에프 덕후들에게 주목 받았던 컨텍트의 원작인 네 인생의 이야기 포함,8개의 이야기가 들어가 있는 에스에프 단편 소설집.
현재의 시점과는 관계가 없는 설정의 에스에프 (스타쉽 트루퍼즈,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 와는 달리 테드 창의 에스에프는 어딘가 현실적이고 손에잡힐듯한 구체성이 있다. 더불어 그 이야기를 하는 어조는 차분해서 읽고 있노라면 (나는)상당히 차분하게 이야기를 받아들이게 된다. 에스에프 우화 같은 기분도 들고. 에스에프라고 분류되기는 하지만 엄청난 과학적 상식도 필요하지 않아서 그냥 단편소설이라고 해도 큰 무리가 없겠지 싶다.

역시 유명한 “네 인생의 이야기“가 제일 마음에 들었고 바벨탑의 이야기인 “바빌론의 탑“(연속으로 바벨탑 이야기를 읽고 있군) ,인간의 미추를 판단할수 없게 하는 시술의 의무화 둘러싼 이야기인 “외모 지상주의 관한 소고 - 다큐멘터리 ˝ 가 인상적이다.

광선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 선택하기 전,자신의 최종 목적지를 알고 있어야 한다.

"네 인생의 이야기 " - 테드 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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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
배명훈 지음 / 오멜라스(웅진)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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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소설가인 배명훈이 대통령 L의 시대에 영감을 받아쓴 연작 소설.

가상의 지역에 있는 빈스토크 라는 674층 거대 빌딩에서 살거나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각각의 상황에서 겪는일들이 옵니버스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사건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지만 서로의 이야기의 배경이나설정이 되므로 아예 무관하다 할수는 없겠다.
이상하게 현재의 정치적인 상황과 맞물려 SF의 설정을 넘어서 보편적인 이해가 절로 된다는.

인상적인 단편은 이슬람 급진주의자의 폭탄 공격이라는 소재를 다룬 ‘샤리아에 부합하는‘ 과 서열과 자본계급의 충면과 선거를 다룬 ‘카페 빈스토킹‘ . 아무래도 소재적인 측면이 매우 시의 적절해서 그럴지도 모를일이다.

친숙하고 익숙한 에스에프를 원하신다면 읽어 보심이 어떠한지 싶다. 정말 타워를 읽어야 할 시기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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