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 떠나올 때 우리가 원했던 것
정은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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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생각해보자. 아무것도...... 우리는 궂이 여행을 통해서 아주 많은 족적을 남기고자 한다. 하지만 여행은 사람들과의 만남이고, 일상일 수도 있고, 새로움속에 나를 뒤돌아 보는 것이 아닐까? 작가 정은우 또한 여행을 통해 보고, 느끼고, 깨달은 것들을 아주 자연스럽게 메모와 만년필 그림을 통해 정리해갔다.
그렇게해서 이러한 정감 있고 입체적인 여행 에세이가 탄생하지 않았을까? 책을 읽으면서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그리고 작가는 어떤 특별함 보다 각 국가에서 느낀 일상의 자락을 만년필의 힘을 빌려, 아니 어찌보면 작가의 재능이라고 할 그림 그리기로 작품의 색깔을 확실히하는 자신만의 여행서를 출판했을 것이다. 그림과 글을 통하다보니 그 글에 품어진 작가의 의도가 더욱 와닿고 정적으로 느껴짐에 그곳에 가고 싶은 내 마음의 생기가 불어나는 책읽기 시간이었다.

                                                                     

그 중에 한 구절을 함께 소개해본다. 우리는 으레껏 해외여행을 계획하거나 다녀온 지인들을 보면 상당히 부러워한다. 반면 위 책의 내용처럼 국내의 여행에 대해서는 커다란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것이 우리일 것 같다. 흔한말로 세계를 돌아보기 전에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곳을 먼저 돌아보는 것이 예의가 아니냐.는 말이 있듯이 조금은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 왠지 모르게 공감대가 형성되는 작가의 생각이었다.

내 삶과 관계없는 타인의 삶, 거기서 나라는 존재가 색다르게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이미지, 그것이 내가 추구하는 방항이든, 목적이든 그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타인의 삶을 통해 만끽할 수 있는 그의 생각과 걸어온 여정, 그 안에서도 다른 하나의 여행을 선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로 인해 나의 여행도 그 누군가 제 3자에겐 새롭고 특별한 여행의 에피소드로 전이될 수도 있을 것이기에.

작가는 페이지 곳곳에 여행의 참 가치, 의미를 적어 놓고 삽화로 그 빙점을 찍어 놓는다. 그런데 그 의미가 독자로 하여금 수긍하게 할 정도의 공감대를 던져준다. 여행은 나와의 대화이다. 여행을 통해 건물, 자연, 기념품 등을 통해 감명받고 있을 것이 아니라 그 순간의 잔상을 내 영혼과의 대화, 여행에 대한 사유로 이끌어 낸다면 더 값어치 있는 여행이 될 수 있으리란 걸 깨닫는 시간이었다.

좀 더 여행에 대한 다양한 관점, 방법을 향유할 수 있는 독서와의 여행, 각자마다 여행과 이동, 세계를 다른 시각들로 바라보고 해석하는 것에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독서였다.
그래서 나의 독서 여행, 현실과 마주치는 전국곳곳, 세계로의 여행은 그 언젠가 다시 시작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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