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의 비의
와카마쓰 에이스케 지음, 김순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3월
평점 :
품절


위즈덤하우스 / 와카마쓰 에이스케 저 / 문학/외국 에세이

가방을 제외하더라도 안주머니 혹은 외투 바깥 주머니에 쏙 짚어 넣고 다니면서 읽을만한 책 디자인이다. 우선 책을 받고 깜짝 놀란 앙증맞은 사이즈. 딱 CD 앨범 크기의 디자인에 소품집 형태의 에세이집이다.
읽기도 편하고 즐거우며, 가지고 다니기도 정겨운
책이라 할 수 있는 책과의 첫 만남이었다.

책의 내용은 이 책을 쓴 작가가 문학평론가 출신이라 좀 더 고급진 글의 형식과 시, 산문, 소설 등의 인용으로 전문가적인 향기가 나는 에세이로 평가되어 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몰랐던 작가들의 작품 속에 담겨진 진실과 추상적 의미 등을 상세하게 도슨트가 설명하듯이 이야기해주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이중, 삼중의 입체적 글읽기의 재미를 더해준 작품의 특징이 책을 읽는 동안 만족스러움을 자연스레 묻어나게 한 독서의 시간이었다.

제목답게 ‘슬픔의 비의‘  안에 담긴 슬픔이란 참 뜻은 사랑과 아름다움이 모두 담겨 있으며, 우리가 서로간에 슬픔을 느끼게 되는 것은 그 슬픔을 통해 함께 서로의 필요성을 공유해가며 그 안에 내포 된 사랑과 아름다움을 나눈다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이를 좀 더 쉽게 설명하게 위해 작가는 작은 이야기의 주제와 제목들로 그 의미를 더욱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해후의 기쁨을 느끼고 있다면 그 감정을 조금 더 소중히 여겨도 좋을 것이다. 용기를 내서 말로 표현해야만 한다.‘

용기 내기란 참 쉽지 않다. 무엇보다 나이가 들다보니 부모님과의 간극을 얼마만큼 줄이느냐가 큰 책임으로 다가온다. 앞으로 살아가실 날이 길어야 2~30년, 그리고 그들과 만남의 횟수가 자주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럴수록 용기있게 그들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감사를 표현해야 할 의무감, 아니 당연함이 생기는 시간들임을 느낀다. 그리고 이 작품에서도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책을 통해 공감하고 설득당하는 경험이 있다. 그리고 나도 이런 생각을 해 보았던 때가 있었는데~하며 작가의 의견에 동조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을 타인에게 들려줄 경우 그 내용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 마음을 나는 이 책에서 느끼며 실소를 금치 못한다.
그리고 내 말주변이 그 사람을 설득시키지 못했나 라는 자책감을 갖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럴 경우 작가가 이야기한 방법을 써 보는 것이 좋겠구나. 라고 여겨 본다. 나의 이야기에 공감하지 못하면 그 작가가 직접 쓴 책을 선물해 본다. 생각하면 쉬운데 그렇게 많이 해본 경험이 적은 것 같아, 작은 깨닮음을 얻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 책을 통해서 타인과 공감대를 나눌 수 없다면 그와 나의 생각이나 삶의 가치가 다르다는 것으로 이해할 도리 밖에 없을 것이다.

‘작가의 손을 떠난 글은 독자의 몫이다. 그 형태를 만들어 
주는 것이 독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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