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 저택의 피에로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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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물을 읽기 시작하는 순간 먼저 드는
느낌은 상황의 전개와 함께 과연 이 이야
기는 어떠한 작품들과 비슷한 구조와 반전
으로 전개되는가에 대한 궁금증에서부터
출발 된다.

이 작품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근작이 아니라 30대초중반에 쓰여진 작품
이라고 책의 말미 동료 작가인 다카하시
가쓰히코에 의해 설명되어진다.
그만큼 추리물에 있어서 히가시노 게이고는
20대 작가 시절부터 뚜렷한 두각을 나타냈
음에 분명하다.

내가 이 작가를 처음 만난 것도 방과후,
동급생이란 학원 추리물이었고, 현재에
이르러 변함없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한
팬으로써 봇물 터지듯 나오는 그의 작품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그의 작품을 애독
하고 있다.

우선 이 작품은 추리물 형식에서 자주 통용
되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하나의 공간 안
에서 펼쳐지는 살인 사건과 추리, 반전
등이 이야기의 중심이며, 결국 그 안의 인물과
주변 배경 인물들의 도움으로 사건 해결의
실마리는 풀리게 되고 이야기를 마무리하게
한다.
더 이상의 자세한 이야기는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생략하고 싶다.

작품의 제목에서 풍기듯 이 작품은 피에로
라고 불리우는 인형이 중심 화자로 설정되며
연극 대본속의 코러스 형식의 역할까지
겸하고 있는 것 같다.
그 인형은 사건 현장에서 주요 전후사항을
목격하며 가려진 진실과 감추어진 사건 해결
의 실마리 속에서 유영하듯 이야기의 흐름을 이끌어가는 역할도 하게 된다.

이야기의 시작은 다케미야가의 요리코라는
대기업 여사장의 의문의 자살, 그리고 그의
남편인 무네히코, 비서이자 내연의 관계라
할 수 있는 리에코의 죽음에서 시작되며,
한 저택에 같은날 동시에 머물며 49일전
죽은 요리코를 추도하기 위해 모여든 일가
친척 및 지인들이 사건의 용의자, 혹은
목격자로 지목되게 된다.

여기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 불길함의
징조인 피에로가 주요한 작품의 소재로
등장하는데 이는 자신의 아버지가 만든
인형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며 십자가
저택을 방문하여 그 인형을 회수하고자
하는 인형사 고조의 출연과 함께 다케미야
가족과 지인들의 죽음이 정말 먼저 자살한
요리코에 의해 구입 된 삐에로 인형의
저주로 일어난 것인지, 아니면 혈연 혹은
대외 인물의 악연으로 인해 살인 사건이
벌어진 것인지에 대한 끝없는 논쟁이 펼쳐
진다.

또한 형사들의 집요한 심문이 벌어지고,
결국엔 무네히코의 부인인 요리코의 사촌
오빠였던 마쓰자키라는 인물이 무네히코와
그의 비서인 리에코의 죽음에 관계 된 인물로
지목되어 체포되고 만다.
하지만 석연치 않았던 결말에 또다른 반전이
이어지며 살인 사건의 결말은 미궁 속으로
빠져들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하지만 이러한 류의 추리 소설을 자주 접해
본 독자라면 조금은 식상하고, 대략적으로
극의 해결책이 슬픔을 안고 있는 원한에
대한 복수극, 그리고 그를 돕는 조력자에
의해 벌어진 사건임을 익히 짐작하거나
추리할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나 또한 이미 히가시노 게이고의 기존작인
‘가면산장 살인사건‘을 읽어 보았기에 그러한
결말은 아닐지 모르나 무언가 이야기의 답이
내용 곳곳에 복선처럼 등장하는 것을 예감
할 수 있었다. 그러한 퍼즐 조각을 맞춰
가는 것이 추리 소설의 묘미이면 묘미이기에
긴 시간의 책 읽기는 아니었지만 페이지 순간 순간에 느껴지는 이야기의 흐름에 대한 추측과
숨가쁘게 흘러가는 이야기 안에 어떠한 반전
장치가 담겨있을지 상상해 볼 수 있었던 흥미
롭고 재미 있었던 독서 시간이었다.

책을 마무리하자마자 다시, 히가시노 게이고의 다른 작품 또한 펼쳐 보고 싶은 건 그의 또 다른
뇌의 구조를 탐구해 보고 싶은 욕망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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