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부족해서 변명만 늘었다
박현준 지음 / 모모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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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을 시작하며 기록했던 30대의 나의 모습? 그 기록이란 것은 이처럼 멋진 글이 될 수 있고 자신만의 추억이 될 수 있다. 학창 시절 필기를 좋아했다는 저자의 말처럼 그가 지난 시간 걸어오던 솔직하고 담백한 이야기들이 이 에세이 안에 담겨 있다. 지난 시절 청춘의 이야기 인만큼 솔직하고 적나라한 이야기들이 작가의 진실성을 더욱 선명하게 보여준다. 누군가를 추억하면서 그 누군가의 좋은 추억만을 간직하고 싶다는 저자. 세월이 흘러 친구 혹은 어머니 자신보다 먼저 세상을 떠날 때 서로의 흉이 되는 이야기들, 잔소리 가득했던 과거를 기억하기보다 아름다웠던 순간만 떠오르기를 바란다는 것은 모두의 마음이 아닐까?라는 공감대가 느껴졌다. 고통의 미화? 때론 그런 아픔도 시간이 지나면 영광의 상처처럼 아름답게 포장되는 일은 다반사이기도 하다.




호기 아닌 정의로운 시민으로서 불법을 자행하는 청소년을 힘겹게 데려가는 경찰들의 모습에 오히려 흥분했다는 저자. 피식 웃음이 나오는 에피소드였다. 청소년을 함부로 건드리지 말아야는 데...... 조금 무서운 표현이지만 글의 말미에 작가는 '미성년자는 함부로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라는 교훈과도 같은 의미심장한 글을 적는다. 경찰을 도우려다 반항하는 청소년들과 맞짱 뜰 뻔한 작가의 용기는 가상하나 잘못하다 오히려 청소년들에게 고소당할 수 있다는 경찰의 이야기에 고개를 숙인 채 동네 아저씨로서 할 일의 지나침을 마무리한다. 이처럼 저자는 솔직하고 생생한 기억을 글로 남기는 업적을 달성하는 것으로라도 자신의 만족감을 달성한 것이라 여겨진다.



'한 인간이 내보이는 개별적인 말 하나 행동 하나하나가 그 인간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대략 어떤 부류에 속하는 인간인지를 충분히 시사한다고 믿게 되었다.'

맞는 말이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을 바꾸는 힘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면 고치려 해도 지속 반복하듯 그 행동 하나하나에 발전이 없다 여겨지면 그의 벽은 그다지 허물 필요가 없고, 그러한 관계는 단절하는 것이 상책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여기서는 카페에서 문을 덩그러니 열고 나간 한 사람의 에피소드가 소개되지만 원래 그런 자일 수 있고, 너무 급한 일이 앞서 있기 때문에 후속 조치를 하지 못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말하듯 하나의 이야기를 사례로 잡았지만, 100퍼센트 맘에 들거나 들지 않는 사람의 차이일 수 있다는 것에서 마침표를 찍는 것이 나을 듯하다. 누구나 한계는 있기 마련이니까.




2층에 사느냐 3층에 사느냐? 루프탑에 사느냐에 따른 차이? 작가가 글로 쓴 말처럼 공감할 수밖에 없는 문장이었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 하는 것처럼 기다리던 엘리베이터가 2층에서 멈춰 설 때의 기분? '굳이 2층에서 타고 와? '' 결국 나는 되고 너는 안된다는 심보와 같았는데 나는 고작 3층 사는데 이런 불평을 하게 된다. 하지만 2층에서 내려오는 주민의 양손에 들린 재활용 쓰레기 한 더미에 작가는 반성하게 되면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으로 무장해제한다. 어떤 위치나 상황이건 상대를 이해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경우는 있기 마련이다. 개인적으로는 차량 운전 시 급히 가는 차, 신호를 위반해 가는 차를 보면 나도 모르게 험한 단어가 쏟아져 나올 때가 있었다. 이 글에 다시 한번 따끔한 훈계를 받아들이듯 상대를 백 번 이해하는 마음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솔직하고 가감 없이 써 내려가는 작가 박현준의 문장에 절로 고개를 끄덕이며 사람들의 생각이 역시 가지각색 다양함을 문득 깨닫는다. 작가의 생각 속에 여러 가지 생각과 고민을 던져주는 내용을 통해 이런 작품 읽을 가치 있네라는 결론을 내려 본다. 《사랑이 부족해서 변명만 늘었다》 역시 맞는 말이다.



*출판사의 지원을 통해 책을 읽고 개인의 생각을 정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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