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의 순간 - 대한민국을 설계한 20일의 역사
박혁 지음 / 페이퍼로드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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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당시의 현장 상황을 마치 영상으로 보듯 생생한 느낌으로 전하는 작품이다. 투표소로 가는 길, 긴장한 주민들과 그들의 투표로 선출된 198인의 제헌 국회 의원. 남한 정부만의 단독 선거로 인한 헌법 제정이란 시대적 상황이 가슴 아프지만, 우린 이날 그리고 의원들이 한 달 여간 헌법 초석을 다진 시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저자 또한 처음에는 남한 단독 선거, 이로 인해 뽑힌 제헌의원들을 무시했다는 솔직한 소견을 밝힌다. 그러나 국회 회의록을 들춰보며 그들 의원들의 생생한 목소리와 의견, 발언 등을 접하고는 '정치의 향연' 이란 것을 느끼게 되었다고 표현한다. 아마 졸속일지 모르나 전국에서 198인 의원들의 열정, 나라를 제대로 세워 보겠다는 의지에 감탄한 것이 아닐까? 그렇게 책은 아주 소소한 것부터 중요한 의미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의 초석을 세워 나간 3주간의 기록을 살을 붙여 완성한다.



<헌법의 순간>의 작가는 당시 의원들을 대리해 그때의 상황을 사질적으로 설명하며 독자들에게 생동감 넘치게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현장의 풍경, 새로운 헌법 탄생 상황을 독자들이 쉽게 받아들이며, 세상에 나온 우리 헌법에 대한 기대감을 전달하기 위해 이 책을 세상에 내놓은 듯하다. 20여 일 숨 가쁘게 달려온 헌법 탄생의 시간. '갑론을박' 이 펼쳐졌을 당시 국회를 생각하며 '대한민국 헌법안' 그 마지막 장이 덮혀질 현장의 모습까지 숨 쉴 틈 없이 책을 읽을 수도 있을 것이다. 더불어 대통령제가 채택된 이유로부터 기본적인 용어 사용. 기본권 주체의 '인민'이 맞는지 '국민'이 올바른 표현인가? 한반도의 의미와 영토 조항 등 그들의 끊임없는 노고, 열정이 담긴 모습들이 생생히 묘사된 책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린 제헌 헌법 이후 40년이 지나서야 개정된 현행 헌법이 완성된 것처럼 또다시 찾아올 헌법의 순간을 기대하며 우리 국가의 설립. 제헌 국회의원들의 노고가 담긴 1945년 그 당시 20일간의 <헌법의 순간>을 이 책에서 경험해 봤으면 한다. 그들의 노력이 그저 당리당략을 위한 술책이 아닌, 정직하고 굳건한 대한민국을 세우려는 초석이었음을 직접 실감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을 짓는 데 있어서도 수많은 논쟁이 오고 갔다. '대한'이란 뜻은 망한 나라의 의미를 짓고 있어서 사용하기 힘들다는 입장. 반면 그럴수록 우리가 사용했던 이름을 되찾아 만방에 '대한민국'을 알려야 한다는 의원들. 인간이 함께 하는 일이다 보니 각자의 입장. 혹은 어쩔 수 없는 파벌 간의 이합집산. 역사적 근거와 억측까지 난무하며 국호를 지을 수밖에 없었던 현실을 국회 기록을 바탕으로 재해석한다. 결론적으로 제헌 의회는 '대한'을 다시 사용해 자주독립의 의지를 확고히 하며 임시정부를 계승한다. 사실 이와 더불의 정부의 건국절에 대한 수많은 논쟁이 계속되고 있으며. 이는 보수와 진보를 가르고 있다. 현 정부 혹은 정치 세력들은 그 무엇보다 역사적 사실, 근거로 국민이 납득할 정서에 맞는 자세로 우리 '대한민국'이란 우수성, 자긍심으로 과거를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 일궈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책은 이처럼 독자들이 알지 못하던 사실 속 진실을 들춰내며, 우리 국가와 국민의 주체성이 무엇인지 알게 해주는 용기를 던져주는 작품이다. 쉴 틈 없었던 그들 제헌 국회의 노력. 그 생생한 현장에 독자 여러분을 초대한다.




*출판사 지원으로 개인적 생각을 정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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