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사의 두건 캐드펠 수사 시리즈 3
엘리스 피터스 지음, 현준만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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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왕. 모브 왕후의 전쟁에서 힘겨운 중립을 지키던 수도원의 수뇌부들은 회의를 통해 지금의 상황을 정리한다. 결국 종교인들은 그들마저 최후의 승자가 보내는 메시지에 응할 수밖에 없는 상태로 치닫게 된다. 스티븐 왕의  왕권 인정후 해리버트 수도원장의 권한도 이제 웨스트민스터의 훈령을 따라야 한다는 소식을 전해 듣게 되며, 결국 모든 일의 결과는 승자에 의해 기록되고 행해진다는 사실을 역사적 연대기와 상상력이 혼합된 추리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수도원장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부수도원장의 섭정은 시작되었고, 그 또한 차기 수도원장이 자신의 몫이 될 것을 확신하며 득의양양하게 수도원장의 집무를 대리하기에 이른다. 평화가 찾아온 듯싶었으나 사건은 그 이후 발생한다. 수도원 인근으로 이주해 자신의 재산을 헌사한 장인 보넬씨의 죽음이 그것이었다. 부수도원장이 요리사인 페츠러스 수사를 통해 보낸 음식 접시로 인해 보넬씨가 사망한 것이 아니냐는 하녀의 추정이 사건 해결의 시작을 암시한다. 캐드펠 수사 또한 이를 자연사로 보지 않고 타살로 여기며 사건의  실마리를 찾기 위한 시작을 엿보는데......







이에 부수도원장은 캐드펠 수사의 독살이라는 추론에 흥분하며 수도원 부근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는다. 권력을 손 앞에 둔 이들에게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감정이 아닐듯싶었다. 그것이 물론 자신에 의해 행해지지 않았지만 도의적 책임은 총책임자의 몫일 수 있기 때문이다. 캐드펠의 독살 추론에 더해 독약 성분으로 지목된 '수도사의 두건'이라 불리는 투구꽃의 효력은 이러했다. 통증 완화에는 제격이지만, 이를 마실 경우 치명적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과연 이 '수도사의 두건' 이란 약 성분을 음식에 넣은 자가 누군인지, 이를 빼내 독약 재료로 사용한 인물이 누구일지 찾는 것이 이번 이야기의 핵심이 될 것이다.




더구나 죽은 보넬씨의 미망인 리힐디스는 캐드펠 수사와 젊은 시절 서로의 미래를 약속했던 연인이기도 했다. 이렇게 이야기는 개인적인 감정마저 섞일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었겠으나 논리정연한 캐드펠 수사의 수사력은 이번 이야기에서도 돋보인다. 

죽은 보넬씨의 의붓아들 에드윈, 서자인 메이리그와 하인 엘프릭의 진술을 통해 어느 누가 진짜 범인인지 집요하게 파고 들어가는 과정, 진실의 문을 여는 과정이 흥미롭다. 무엇보다 스티븐 왕이 권력을 잡은 상황 속에서 오롯이 추리물의 특징을 제대로 보여주며 사건의 실타래를 하니씩 풀어가는 문장들이 돋보이는 작품 <수도사의 두건>이다. 누가 보넬씨의 살인에 주범일지 끝까지 상상해가며 이야기의 마무리를 맞아가는 건 어떨까?



*출판사 지원으로 개인적 생각을 정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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