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의 대각선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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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레일리아에 거주하는 니콜과 뉴욕 한복판에서 살아가 모니카. 두 소녀는 각자의 문제, 즉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스스로의 과감한 조치로 인해 학교에서 쫓겨나거나 징계 처분을 받게 된다. 다수의 힘을 믿는 니콜과 소수, 개인의 힘을 우위에 두는 모니카 사이의 간극은 거리상으로 멀지만 공통점 혹은 색다른 점을 지닌 인물이다. 체스 천재라 불리는 이 두 인물에게 어떠한 역사적 사건이 전개될지 사뭇 궁금하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은 이처럼 심연의 바다를 헤엄치듯 호기심과 탐험 심을 발휘하게끔 한다. 《퀸의 대각선》 또한 마찬가지의 흐름을 타는 흥미진진한 작품이 될 것이다.




니콜은 학교를 떠난 후 아버지 루퍼트가 운영하는 ROC 양떼 목장에서 생활하게 된다. 미래의 경영자로 낙점된 니콜은 <단결이 곧 힘이다>라는 문구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본다. 어느 순간 자리에 혼자 남게 된 그녀는 아버지에게서 들은 목장 경영 방침, 거래처에 관한 사항을 떠올리며 또 다른 획기적 아이디어를 떠올리려 한다. 그만큼 혼자만의 존재를 거부하는 천재 니콜의 본능이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것이다.

큰 사건이 벌어진 후 니콜의 아버지 루퍼트는 잠시 자신의 마음을 진정시킨 후 자신의 과거, 속내를 이야기한 후 딸인 니콜에게 체스를 가르치는데 밤을 보낸다. 딸의 놀라운 집중력과 재능에 지난 일은 어디 갖는 듯 잊어버린 채 체스의 다양한 전술을 설명하며 조합과 단결의 힘이 체스의 승리를 결정짓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말을 전한다. 얼마나 폰을 적재적소에 전진 배치하며 단합해 승리하는 전술. 아버지인 루카스는 딸에게 가장 맞는 전술이 될 것이라 예측하며 자신의 꿈과 목표가 딸의 세대에 이루어지길 은근히 내 비추인다. 그리고 뉴욕의 모니카 또한 학생 대표 선거 낙선 후 당선자인 프리실라에게 상해를 가해 학교에서 퇴학 당하고 만다. 어쩔 수 없이 인터넷 화상 교육으로 남은 교과 과정을 받게 되는 상황이 되며 엄마의 제안을 통해 체스를 배우기로 약속한다.



체스는 그녀들의 시간, 그리고 미래를 바꾸어 놓는다. 다수의 힘을 믿는 전략을 기울이는 니콜. 공산주의자 아버지 루카스는 승승장구하며 오스트레일리아 대표로 아이슬란드에서 열리는 세계 체스 대화 참관과 청소년부 대표로 출전한다. 엄마의 교육을 통해 체스의 기술을 습득한 회색 눈의 소녀 모니카도 순식간에 체스에 빠지며 개인의 힘을 믿는 전략으로 미국 청소년 체스 대표로 아이슬란드로 향한다. 냉전 시대의 1970년대 미소 대립이 있었던 그 시절 《퀸의 대각선》은 당시의 시대상과 소설의 주제를 함축시켜 독자들을 유혹한다. 본격적인 사건, 즉 그녀들의 대결은 이때부터 시작된다. 같은 듯하지만 전혀 다른 전략을 세우는 이 둘. 그녀들이 살아온 환경과 부모의 영향력도 인생을 살아가는데 큰 위치를 차지한다는 걸 새삼 느낄 수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와 미국. 먼 거리의 길이만큼 어떤 생각과 의지로 두 주인공의 문제와 시대적 상황을 결부시킨 이야기 흐름을 이어갈지...... 몇 년이 흘러 다시 만난 그녀들의 대결, 사회적 문제는 어떤 전개로 스토리 전체를 가로 질러갈지 베르베르의 소설은 이러한 문제와 호기심을 자극하는 퀴즈 같은 소설이다. 어쩌면 그 문제의 답은 스토리 라인에 그대로 녹여 있을지 모르겠다.



*출판사 지원으로 개인적 생각을 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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