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어머니인 손 여사보다 아버지와 더 대화가 통했던 작가의 이야기. 반면 강한 표현을 쓰는 어머니에게는 그에 맞게 응수할 수밖에 없었고 은유를 즐겨 쓰는 아버지에겐 그에 걸맞은 은유로 화답했다는 문장에서는 부녀의 관계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어 흐뭇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이 책에는 아버지 이야기 외에 교육인 김봄 작가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종강 후 딸뻘의 학생들에게 보낸 편지로부터 온 답장. 종강 후 회식을 주최했던 작가는 회식 종료 후 황당한(?) 사건을 경험한다. 제자 A가 교수인 자신을 신흥 종교의 포교자로 오해했다는 것이다. 종강 회식 자리에 너무나 친절한 동료와 언니들. 작가의 친구인 주점 주인의 무한 친절 등이 술김에 오해로 오인된 것인지 경찰까지 동원되는 해프닝으로 끝나고 A 제자는 사과했다. Mz 세대에게 인간관계란 무엇인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던 글이었다. 어찌 보면 30대 이상 진보적 생각이 많은 반면 더 곱게 귀하게 자라온 지금의 20대, 할 말은 하지만 관계성에 있어서는 아직도 낯선 그들의 일부가 저러한 생각을 하게 될 수도 있겠구나. 이해는 되었다. 살갑게 다가가는 것도 좋지만 좀 더 조금씩 서로에 대한 애착을 넓혀 가는 관계. 코로나19 종식 이후 이 무게감은 더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을 나눠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