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쉬지 못하는가 - 쉼이 있는 삶을 위하여
이승원 지음 / 돌베개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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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회가 공존하고, 빼앗긴 쉼을 되찾기 위한 시작

나는 쉰다. 그러므로 존재한다.'

-레퀴에스코 에르고 숨

자연 경관이 뛰어났던 은평구 북한산 자락에 거주한 지 11년째인 저자. 그간 산을 관통하는 터널이 생기고, 넓게 확보되었던 시야도 좁아져들지만 나름 자연스러운 일상 속, 쉼이란 소소한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듯 여겨진다. 구파발? 혹은 삼송역 언저리일까? 역에서 출발해 갈림길에 이르기까지 소소한 저자의 설명과 그 자리에 위치해 있는 상점들의 흥망성쇠에 이르기까지 마치 그림 한 편을 즐기듯 상세한 이야기들이 마음에 와닿는다. 출근길의 내리막길과 퇴근길의 오르막길의 정서는 다를 수밖에 없다. 그 상점의 하나인 카페, 혹은 호프집 야외 의자에서 커피나 맥주 한잔하고 싶은 여유, 지갑 사정까지 파악하며 자신의 솔직한 정서를 묘사하는 장면에선 작은 미소가 번지기까지 한다. 반면 글을 집필 중일 때만 해도 영업 중이던 상점의 폐업은 마치 현재 코로나 사태를 대변하는 것 같아 마음 한 편이 안타깝기도 했다.




저자는 사회의 긍정적 면 이면에 자리 잡은 것들에 관심을 표출한다. 불안한 세상, 위기의 나날들, 바람 앞의 촛대 등 은유적이며 직유법적인 다양한 표현이 가능할 것이다. 우선 삶과 대변되는 자살, 생의 단절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세우며 이를 설명하고 분석하며 해결책을 내세우려 한다. 천수관음 보살상 같은 나무 밑 의자라는 쉼, 고갯길을 오르며 마주치는 상점의 의자와 같은 휴식 공간. 우리가 왜 쉬지 못하고 계속 일의 끝자락에서 생에 대한 전후를 생각해야만 하는지 그 해결책을 함께 고민하고 쉼 할 수 있는 사회. 잠시 숨 고르기 하며 내 인생을 긍정적으로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한 짬이 필요한 때 알맞게 등장한 작품이 《우리는 왜 쉬지 못하는가》아닐는지...... 이것이 우려가 아닌 해답으로 가는 첫걸음이었으면 한다.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경쟁의식과 의심보다 연민과 공감을 느끼는 순간, 정지 운동은 시작될 수 있다.'


모두에게 쉴 수 있는 의자를 만들어주자는 공감의 의미일 수 있다. 《우리는 왜 쉬지 못하는가》 경쟁과 발전이라는 명목하에 마음이 피폐해가는 우리 인류가 아니라 조금 멈춰 서서 서로의 등을 다독이며 숨 고르기 할 수 있는 호흡기 같은 의자, 쉴 공간이 필요한 것이다. 문명은 초현실화되어가고 원하는 것들을 모두 이루어 나갈 수 있다지만 상대적 박탈감은 여전하다. 죽어라 5일간 일하고 2일간 힐링하기 위해 5일간의 수고를 신기루처럼 날려 버리는 듯한 아이러니. 뭐 그런 것을 가지고 그러나 탓할 수 있다. 그럼에도 그 사실에도 우린 곰곰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이에 대한 올바르고 객관적인 증명을 위해 여러 가지 사회적 현상과 분석을 사례로 제시한다. 또한 사회단체이자 커먼즈의 올바른 역할론도 소개한다. 무엇보다 하나의 목표를 두고 그 정상을 향해 달려가다가 갑작스럽게 낙오되고 도태되는 상황들, 익명적 타살 혹은 생계형 자살을 막아야 하는 책임감에 대해서도 집중하여 책을 읽고, 실천 방안을 모색해가는 것도 이 작품을 읽는 독자들이 몫이 될 것이다. 행동하는 지식인으로 거듭나는 의식 전환, 결국 자살은 위에서 이야기한 '익명의 타살'이자 법과 제도의 제멋대로가 빗은 커다란 인간 말살의 검은 그림자임을 인식하는 과정임을 알아야 한다. 친 인간화되는 쉼을 제공하는 사회, 그 의자를 마련하는 시간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출판사 지원으로 개인적 생각을 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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