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먹고살려고 책방 하는데요 - 20년 차 방송작가의 100% 리얼 제주 정착기
강수희 지음 / 인디고(글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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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강수희 작가에겐 5년간 이어지고 있다. 책방에서 북스테이, 식료품 가게까지...... 익히 들어온 동네 서점 아베크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만나볼 수 있어 일단 기쁘다. 제주 여행을 한 번쯤 다녀온 여행객이라면 대다수가 제주의 로망을 상상한다. 특히 요즘 들어 제주에는 책방 투어 또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적당한 시기에 한 번쯤 가보고 싶었던 책방이자, 책방 지기의 일상을 글로나마 접할 수 있음에  감사한 시간이다.



제주라는 다른 세상에 나만의 체취를 남길 수 있는 용기, 제주 여행과 책방 투어를 계획하고 있다는 독자들이 있다면 떠나기 전 꼭 이 책을 필독했으면 한다. 직접 책방 지기를 만나게 된다면 엊그제 만났던 친구처럼 좀 더 친근함이 묻어나는 대화가 무르익지 않을지 상상해 본다. 작가 또한 제주에 살게 된 계기이자 기회를 밝힌다. 누구나 그렇듯 어떠한 극한 상황에 치닫게 되면 인간은 돌파구를 찾게 된다. 그녀 또한 그러지 않았을까. 별밤의 메인 작가에서 원하던 드라마 작가로 순항 아닌 순항을 하던 중 받게 된 중압감.  그것이 계기이자 기회였을까? 그때 만난 제주의 주황, 보랏빛, 쪽빛에 이르던 칠흑 같은 바다 위의 노을이 작가를 5년이 지난 지금도 제주에 안착하게 했고, 많은 독서인들 작가들과 만남을 이어주고 있다. 결국 제주의 미친 노을은 그녀에게 진정제이자 제주 정착제가 되었다. 또한 독자들은 이 생생한 이야기를 책 한 권으로 편안히 만나는 비행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오래된 시골집을 책방과 북스테이로 꾸미겠다는 결심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첫 번째 집에서 한 경험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진정, 세상에 쓸데없는 경험은 없는 것인가.'

첫 번째 집에서 부득이하게 쫓겨난 작가는 이러한 시행착오가 책방 '아베끄-함께라는 의미'의 시작 조짐이었을지 모른다고 고백한다. 첫 번째 집에서 갑작스럽게 쫓겨난 앙금이 어느 정도 희석된 것일 수도...... 책방을 시작하게 된 두 번째 살림살이. 하지만 첫 번째 살던 집이 아주 근거리에 있어 필요할 때마다 전투력이 되살아나 더 열심히 책방을 살피며 북스테이를 운영해 현재에 이르게 한 것은 아닐지 조심스럽게 추측해 본다.



'아베끄'는 그렇게 2017년 7월 15일 처음 세상을 향해 눈떴다. 작가를 방송국의 일원이 아닌 자영업자이자 책방의 사장으로 만들어준 것이다. 이제 모든 결과물은 그녀의 것. 하지만 개업일 그 순간만은 마음껏 누리고 싶었을 것 같다. 앞으로 만날 많은 여행객, 책 인연을 상상하며 '아베끄'를 품에 감싸 안으며 말이다.



"이렇게 먼 곳까지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진부하고 식상했지만, 가장 가슴 깊이 감사했던 작가의 오픈 당일 마음이기도 했다.

책을 사이에 두고 오고 가는 대화는 말 그대로 정겹다. 사람이 오고 가는 곳이라 저자인 강 사장님은 오픈 일로부터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공황장애로 힐링하기 위해 찾아온 친구로부터 '아베끄' 덕분에 일 년간 제주에 살기로 작정한 청년. 자신의 아들과 중고서적을 이곳 '아베끄'에서 팔기 시작하며 주인장과 단골 사이가 된 동은 엄마에 이르기까지 사람의 향기, 책의 정서가 스스럼없이 묻어나는 이야기들에 절로 미소가 지워진다. 아주 먼 거리 제주 금능의 '아베끄' 에 단골은 될 수 없어도 이 작품을 통해 소문으로만 들었던 책방 '아베끄'와 마음으로나마 거리를 좁혀 가는 단골이 되고 싶다. 여기서 전해진 북토크 소식, 오! 사랑 스테이에 머물던 여행객들의 리뷰를 통해서라도 이미 그 장소 가까이에 닿아 있을 나를 떠올려본다. '함께'라는 뜻에 딱 맞게 지어진 책방 이름이라 더 명쾌함이 느껴진다. 한 번쯤 일정을 잡아 '아베끄'를 예약하고 스테이에서 머무는 제주로운 삶, 동워니와 부자가 맞아줄 책방에 갈 계획만을 손꼽으며 제주 생존기를 담은 강수희 작가의 《제주에서 먹고살려고 책방 하는데요》에 경의를 표한다. '짝짝짝' 박수와 함께.


*출판사 지원으로 개인적 생각을 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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