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실격 에디터스 컬렉션 12
다자이 오사무 지음, 오유리 옮김 / 문예출판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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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시작은 화자인 내가 일인칭 시점으로 서술된다. '나'가 바라본 한 남자의 여러 사진들, 어린 시절부터 성인에 이르는 웃는 모습, 하지만 사람마다 느끼기에 기괴하게 보일듯한 한 아이, 그리고 어른이 된 남자의 모습이 그러하다. 어쩌면 마치 자신의 작품, 그 마지막을 예상하든 '나'가 사진 속 그-다자이 오사무-이고, 그가 '나' 일 수 있는 '다자이 오사무' 본인의 자화상 같은 복선이 깔린 서막일 수 있다. 하지만 '나'가 '다자이 오사무'가 아닌 당시의 일반적 인물의 누군가일 수도 있다는 것도 염두에 읽어보면 좀 더 객관적인 독서가 될 것이다.




'나는 화를 내는 인간의 얼굴에서 사자보다, 도깨비보다, 용보다 훨씬 더 무서운 동물적 본성을 읽습니다.'

어쩌면 화자 자체도 인간에 대한 기대, 희망을 애초부터 져버렸던 것은 아닐까? 화자인 나는 단지, '우스운 행동'으로 인간에 대한 마지막 구애를 했다는 구절도 나옵니다. 인간에 대한 연결고리, 그 희미한 가닥이라도 붙잡으려는 노력이, 작가 본인과 화자의 끈을 그나마 연결하려던 단초가 아니었을까요? 천만 부 이상 필린 《인간실격》 인간에 대한 희망을 내려놓고 두려움마저 마주하기 어려워 그저 "우스운 행동'으로 또 다른 가면을 쓸 수밖에 없는 인간. 그 자체로 인간 본연의 실체는 실격되어감을 느끼게 한다.


어린 시절부터 느낄 수밖에 없었던 인간에 대한 실체, 아버지들의 지인도, 가족을 돌보던 하인, 하녀들의 모습 안에서도 인간의 가장 추악한 이중적 모습을 경험했던 주인공의 이야기. 꼬이고 꼬일 수밖에 없는 인간의 심리가 어떻게 여실히 드러나고, 그 안에서 상황에 따라 얼굴색 하나 변치 않고, 작은 입놀림으로 순간이 바뀔 수 있는지의 실제적 증거. 주인공 '나'이자 요조의 어린 시절부터 성년이 되어 술과 약, 여자의 치마폭에 의존해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시대적 상황도 경험해 보길 바란다. 인간이란 존재의 실격, 그것이 한 개인이 아닌 누구나 느낄 때가 있고 그렇지 않을 수 없는 사회 구조 내에서 간접적으로나 경험해 보고 나의 과거, 현재, 미래를 상상하며 독자 내면의 진실한 마음도 탐색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일본을 비롯해 전 세계 1,000만 독자가 찾은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 살아가며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작품이라 여겨진다.


*출판사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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