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22년 4월

추리 소설 전문 서점의 주인인 주인공 맬컴 커쇼는 눈보라가 몰아닥칠 전조가 보이는 어느 날 서점의 직원들의 출근을 취소한다. 홀로 커피를 내리며 정적이 감돌던 서점에 낯선 전화가 걸려온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었던 FBI의 요원이 자신과의 대화를 요청한 것이다. 그녀는 그간 벌어졌던 미제 사건들과 애거서 크리스티 작품에 대해 주인공인 서점 주인과 이야기를 나누며 그가 20여 년 전 쓴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게 된다. 서점에 근무하던 주인공은 블로그에 추리 소설에 관련된 글을 쓰기 시작한다. 단순히 흔한 추리 소설 제목의 리스트보다는 아직 쓰지 않은 '완벽한 살인'에 관한 글을 쓰는데 중점을 두었으며 이러한 글들을 통해 추리 소설 평론가가 될 수 있다는 망상에 젖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주인공은 추리 소설 전문 서적의 대표 자리를 맡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이렇듯 그의 블로그 글들은 때론 낯설고 독특함 가득한 여덟 건의 어마 무시한 이야기로 전개된다. 물론 블로그에 대한 댓글의 반응과 그 후 결과는 독자들이 판단하며 흥미롭게 글을 읽었으면 한다.

                                    

여덟 건의 작품 그 이상을 소개하던 블로그 글을 중심으로 FBI 요원 멀비는 최근 발생한 연쇄 살인 사건의 공통점을 파악하는데 주목하며 추리 소설 서점 주인 맬컴의 조언을 요청하게 되는 것이다. 혹시 현재 사건과 흡사한 방식의 소설 내용이 범죄를 부추기거나 모방한 것은 아닌지에 대한 의문점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소설은 여덟 건의 살인 사건을 다루고 있음과 동시에 사건 속 작가들의 세세한 이해까지 부록처럼 곁들여 준다. 실제 소설 속 사건과 작가들이 써 내려간 작품들의 연관성과 모방성 등 이 소설 속의 추리소설을 읽어보지 못한 독자들에게도 끊임없는 상상력과 재미를 제공한다. 한 번 더 이 책들을 꺼내 읽어보고 싶은 호기심까지 자극하는 것이다. 그처럼 주인공 맬컴과 FBI 요원 멀비의 대화와 소설의 줄거리는 긴장감 넘치게 전개된다.

마치 렌턴 하나만 들고 깊은 터널의 미로를 집중하며 탈출하는 것처럼 말이다.

                                    

또한 이 책은 소설의 이야기이지만 독자들이 알지 못했던 추리물에 대한 역사와 주인공 맬컴이 어떻게 추리 소설에 탐닉해 여라 가지 책을 접했는지에 대한 배경까지 설명한다. 이러한 다양한 구성은 마치 소설 속의 소설 같은 액자식 구성처럼 느껴지며 완벽 혹은 그렇지만 못한 살인 사건에 대한 배경지식까지 섭렵하게끔 해 추리물에 대한 호감도를 높일 수 있게끔 해준다. 그만큼 탄탄한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완벽한 살인 사건의 완성품을 독자들에게 선보이는 것이 이 소설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의 장점이자 특징이다. 과연 현재 벌어지고 있는 연쇄 살인 사건과 주인공이 블로그에서 소개했던 살인 사건의 연관성이 어떠할지? 주인공 맬컴 또한 FBI 요원 멀비의 용의 선상에 있는 인물 중 하나일지, 이 책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을 읽으며 마치 FBI 수사요원과 된 듯한 상상을 하며 추리해 보는 재미에 빠져들기 바란다.

                                    

*출판사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