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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선생의 지도로 읽는 세계사 : 서양 편 - 지리로 ‘역사 아는 척하기’ 시리즈
한영준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3월
평점 :
역사만을 배운다면 왠지 고리타분하고 딱딱한 느낌이 들 것 같다. 하지만 여기에 지도라는 지리가 함께 첨가된다면 역사 교육의 입체적 효과를 느끼지 않을까? 이 책의 추천인은 '역사를 이해하고 싶다면 지리를 먼저 접하고, 어렵고 복잡한 지리를 쉽게 시작하고 싶다면 이곳으로 오라'라고 강조한다. 이처럼 역사의 다양성과 증거가 제시될 만한 자료의 조합은 한 시대의 문화와 역사, 지리적 특성을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단서가 될 것이란 기대감을 갖게 한다. 이 책은 서양의 지리를 다고 있다. 각 국가가 자리 잡은 위치와 지형에 따라 어떠한 흥망성쇠가 이어져 왔는지 파악하고, 그 안에 지리적 역할이 한 국가의 존폐 위기에 얼마만큼의 영향을 미쳤는지도 가늠할 수 있다. 저자가 이야기하지만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현 사태도 우크라이나 지닌 지리적 우세성도 한몫을 하고 있다니 책의 내용에 더욱 관심 가는 독자가 많을 듯하다. 서양에서 중동 지방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문화가 어떻게 전달되고 전파되었는지, 지리적 요건이 세계사의 흐름에 어떠한 임팩트를 주었는지 책을 통해 직접 확인해 보길 권한다. 딱딱한 공부로 여기기보다 지리를 통해 각국의 역사를 탐험하며 여행한다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으면 좋을 듯싶다.
이 책은 중동으로 시작해 아프리카의 여정으로 마무리한다. 중동이라 불리는 것도 유럽적 관점의 용어라니 누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세계의 판도를 확실하게 가늠할 수 있다. 중동 지역의 지리적 여건과 이슬람교를 중심으로 유럽권으로 분류되는 이스라엘, 터키로부터 이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명사를 지닌 중동 국가의 역사와 지리적 위치를 결합해 설명한다. 지리적 요인으로 중동 대부분 국가에는 석유라는 값비싼 자원이 있었다. 이 때문에 이곳은 항상 바람잘 날이 없었겠구나.라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이어서 산과 바다로 지리적 경계를 구분하는 유럽의 지리적 특성과 역사성을 소개한다. 언어와 종교, 지리적이 요인 등이 수십 국의 유럽을 탄생시킨 것은 아닌지 책을 읽으며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어서 청교도 혁명 이후 새로운 땅을 찾아 본국을 떠났던 영국민들의 생활 터전으로 등장하며 지리가 만든 초강대국, 미국의 역사가 펼쳐진다. 식민지에서 독립국이 될 때까지의 과정과 미국의 인문지리 정치 지형도까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글과 사진이 혼용된 입체적 설명으로 보다 쉽고 빠르게 서양사의 일부 혹은 다수를 독자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챕터 4와 5에서는 신대륙 발견 전후의 중남미, 다채로운 언어-포르투갈어, 스페인어 등-가 사용된 이유를 설명한다. 어떻게 보면 중남미는 유럽과 본토 국민들의 다양한 문화가 믹스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끝으로 챕터 5는 인류의 시작과 끝, 아프리카를 소개한다.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지만 아직은 더딘 아프리카의 현실, 제국주의 사회의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었던 역사적 상황과 지리적 특성도 배울 수 있다. 또한 각 챕터에 말미에는 앞의 내용을 정리해 주는 글이 요약돼,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서구 국가들이 위치한 지리적, 역사적 연관의 중요성을 리마인드 시켜주는 효과를 더한다.
지리와 그에 따른 영향력, 중요 거점 기지를 얻기 위한 쟁탈전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현대의 세계는 '평화'를 기본 원칙으로 삼고 있지만,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 중세와 근대 국가의 사회에선 각 국가가 위치하는 지리적 특성이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커다란 거점 기지가 된 것이다. 그만큼 과거의 국가는 현재와 다른 '힘'의 논리 중심으로 세상을 지배하고 정복하는데 큰 뜻이 있었음을 예측할 수 있다. 아니, 당연하게 여겼을 수도 있는 일이다. 국가 하나, 하나의 면면과 탄생, 멸망, 현재에 이르기까지 지리적 특징이 얼마만큼 큰 역사적 의미를 차지했는지 《두 선생의 지도로 읽는 세계사》를 통해 확인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출판사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