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 철학자 강신주 생각과 말들 EBS 인생문답
강신주.지승호 지음 / EBS BOOKS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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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와 고수가 만나 한 편의 창작물이자, 철학적 사유의 결정체를 끄집어낸 듯한 느낌의 작품이다. 철학의 대중화와 보다 쉽게 철학을 우리 안으로 내면화 시킬 수 있도록 노력했던 철학자 강신주 박사와 인터뷰계의 달인 지승호 작가가 만든 콜라보라 더욱 기대감이 크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100시간 가까이 인터뷰를 통해 정제된 가독성 넘치는 글을 통해 현장감 넘치는 철학 콘서트를 경험하는 시간이었으며 한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는 고리타분이 아닌 고도의 학문이란 철학의 정석과 재미를 동시에 만끽하는 시간이 《바람이 분다, 살고 싶다》에 듬뿍 담겨 있다.



 

이 책은 총 열한 번의 만남, 100시간의 정수가 녹아내려 있다. 철학이 중심이지만 현재의 관점에서 사유하고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이란 생각이 든다. 대화 형식이다 보니 딱딱함보다 물 흐르듯 읽어갈 수 있는 가독성 넘치는 자연스러움이 이 작품의 특장점이다. 첫 만남 '자유로운 사람만이 사랑할 수 있다.'로부터 '스마트폰 사회경제학' 빼려야 뺄 수 없는 문명의 이기 스마트폰을 다루는 철학 이야기도 펼쳐진다. 물론 현 상황에 주목할 만한 코로나 팬데믹에 대한 인터뷰이의 분석도 더해진다. 사회 전반에서 우리가 걱정하고 고민했던 이야기를 철학적 관점으로 풀어나간다는 것이 이 책이 주는 재미 요소이다. 세월호와 신자유주의, 정권이 바뀌긴 했으나 되돌아볼 수 있는 촛불 혁명의 본질을 이야기하는 '촛불은 혁명이 아니다'라고 역설하는 소주제도 흥미롭다.



서로의 건강을 걱정하며, 10년 전의 인터뷰에 이어 현재에 이르기까지, 또한 10년 뒤의 만남과 바람 속에 그들은 마치 제목과 같이 '살아야겠다'라는 의지를 불태우는 듯하다. 독자인 나 또한 이 작품에서나마 철학이 사회, 문화에 어떤 영향력을 행사하는지 직접 경험했듯이 10년 뒤 또다시 이 두 분께서 어떤 모습으로 만나, 새롭게 고민하고 문제의 정답을 찾아가려는 과정을 이어갈지 상상하며 나만의 철학적 분석과 사유를 분출하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다.




'자유로운 사람만이 사랑을 할 수 있고, 사랑하는 사람 맛이 자유를 얻을 수 있어요.'


철학적 사고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 사랑과 자유의 단어이다. 이 둘은 일맥상통하다고 강신주 작가는 말한다. 사랑은 결국 자유를 더 갈구하며 사랑의 결실이란 목적을 위해 그간 닫힌 족쇄의 문을 열어 재끼는 시작점을 알리는 상호보완적인 관계라고도 할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 사랑, 자유, 이것은 기존의 틀이자 억압의 사슬 앞에 저항을 더하는 것이다.라고도 강신주 작가는 말한다. 사랑은 자유를 타고 같이 간다. 내가 바라는 것이 자유이며, 바란다는 것 자체가 사랑의 의미를 뜻한다. 조금 더 나아가 강신주 철학자는 인문학의 정신도 사랑과 자유라 칭하며 그 안에서 많은 이야기가 양산되고, 서로 대화와 소통으로 이어가는 흐름 등이 자유로움이라는 것도 깨닫게 된다. 어느 분야이건 방식이건 그것이 내가 바라는 의지로 시작했다면 사랑으로 짙어질 수 있으며, 이와 덧붙여 자유를 희망하게 하는 신호라 해도 무방할 것이란 생각을 갖게 한다. 자유로 시작된 철학의 발견, 이 처음이 무궁무진하고 다양한 철학적 사고의 기틀로 자리 잡아 이 책의 이야기에 더욱더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철학을 논하는 세대는 따로 없고, 세대 간의 불평등을 극복하고 함께 격없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학문도 철학이란 생각을 갖게 한다. 세대 간의 불통과 인간의 영원성 혹은 영혼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다양한 고민과 생각을 할 수 있다. 코로나 팬데믹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와 과거, 현재 지속될 미래에 또다시 마주칠 수 있는 전염병의 역공에도 개인의 생각을 서슴없이 피력한다. 그뿐만 아니라 발전하는 미래의 인간임을 확인하는 발명품 중 하나인 스마트폰이 사회라는 중심에서 우리 인간의 위치, 과연 우리가 이것들의 지배자인지 노예가 되어갈 수밖에 없는 것인지에 대한 철학적이면서 촌철살인과 같은 논평과 고백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을 수밖에 없는 수많은 변화와 신자유주의 및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끊임없이 고뇌하고 번뇌하며 수많은 물음과 고민들에 다양한 철학적 견해를 펼치는 강신주 철학자의 인터뷰 속에서 좀 더 흥미롭게 철학을 받아들이며 일상에서 이해하는 힘을 기르고, 어럽게만 느껴졌던 철학이란 사유의 문장 앞에서 내 스스로의 삶, 미래를 예견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만끽할 수 있었던 돼서의 시간이었다. 마치 생생한 대담 한 편을 시청한 기분이 들기도 하는 이 작품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에서 많은 독자들이 통찰의 학문 철학의 힘, 내 인생철학의 미래를 설계하는 깊이 있는 정수를 느껴보길 바란다.

*출판사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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