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의 방에서 그림도 그리며, 책을 읽기도 하고 장기를 두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마치 막스 아저씨의 방이 바이올린 소년에게 힐링 공간, 휴식과 여유의 장소로 가볍게 느껴지며 상세하게 막스 아저씨 방에서 있었던 이야기들이 묘사됩니다. 5층 막스 아저씨 방에서 들리는 바닷가 뱃고동 소리, 환풍기 소리, 벽시계 소리들은 그날들의 기억을 소환하는 소년의 작은 장치같습니다. 그만큼 소중한 그런 아저씨... 삼촌, 형이 하나쯤 있었었다면 행복했었겠지.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저도 떠오르긴 하더군요. 막스 아저씨는 소년에게 마치 비밀처럼 자신이 그린 그림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아마 소년의 눈에는 그것이 더 궁금하고 신비스럽게 다가온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계속 당시의 상황을 기억만 하고 묘사하는데 전력을 다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되더라구요.
'우리 눈에 안 보이지만, 어떤 그림이든지 그 그림에 다가갈 수 있게 해 주는 길이 하나씩 있는 법이란다.'
이렇게 막스 아저씨는 소년에게 마음의 문을 열어주는 힌트를 던집니다. 자주 외출하는 아저씨. 항상 먼 곳을 향해 시선을 던지는 아저씨의 모습 속에서 뭔가를 욕망하고 갈망하는 바람을 찾기도 하지요. 그리고 아저씨가 빨리 스케치를 하는 모습도 목격하지요. 답은 다 정해져 있겠지요? 그는 《순간 수집가》 찰나를 묘사해 화폭에 담는 예술가이기 때문이니까요.
소년은 그런 아저씨를 위해 종종 바이올린을 켜 드렸습니다. 마치 예술가 선생처럼 말이죠.
아저씨는 여행을 떠나기도 했는데 그것이 실제인지 상상인지 모를 눈코끼리 이야기, 하늘을 나는 서커스단 자동차 이야기 등을 들려줍니다. 소년은 그런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그저 즐거울 따름입니다. 그들은 예술가이자 친구이기 때문이겠죠.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들처럼 말이죠. 그후 아저씨는 소년에게 열쇠 꾸러미를 맡기고 또 다시 혼자만의 순간을 위한 여행을 떠납니다. 여행이 그에게 순간 스케치이자, 인생을 상상과 예술로 영위해가는 선물이자, 생명수처럼 느껴졌답니다.
소년은 그후 쪽지를 발견하고 아저씨가 남긴 흔적들에 초대를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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