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의 여행 - 우리의 여행을 눈부신 방향으로 이끌 별자리 같은 안내서
최갑수 지음 / 보다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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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기 어려운 계절에 여행책을 읽는다는 건 두 가지 감정이 교차하죠. 설렘과 아쉬움이 그것입니다. 여행을 떠나는데 왜 아쉬울까? 지금 일상에 적용되겠지만 가고 싶어도 정식으로 여행다운 여행이 어려운 코로나 시기이기 때문이 그 제1의 원인입니다. 하지만 작가는 말합니다. 인생이란 시간이 주는 의미는 그리 길지 않다고.....

이 책을 읽으며 작은 여행부터 꿈꿔 보라고 합니다. 독자인 저 또한 그렇습니다. 지금 떠나는 순간이 내 생애 가장 아름답고 단 하나의 시간이다. 그럼 얼마나 더 고귀해지고 소중해질까요? 이 책을 통해 먼 거리는 어렵더라도 근교의 숨겨진 여행지부터 탐행(여행을 탐하다)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 책은 400페이지 가까운 종이 위에 무수한 두근거림의 활자를 투영시킵니다. 우리 최고의 여행지 중 하나인 강원도 강릉을 시작으로, 독자인 제가 거주하는 공간 파주의 철책선 앞 커피집, 지리산 둘레길에서 거문도 트래킹, 해남 땅끝마을과 대흥사, 끝으로 울진 덕구온천과 죽변항에 이르기까지 천혜의 자연과 인공미가 조화된 여행지란 보물을 독자 모두에게 흩뿌립니다. 마치 여행이란 씨앗이자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시작을 알리는 작품 같습니다. 책에는 여러 가지 인생 이야기와 인터뷰, 풍경 등도 담겨 있습니다. 글을 읽다 보면 각자의 감정이 다르게 퍼질 수도 있습니다. 여행의 추억이자 기억이 파편처럼 흩어져 있다가 하나로 뭉쳐지는 계기의 마련이 여행 도서의 묘미인데 이 책은 그 역할을 충분히 합니다. 가본 곳, 가지 못한 곳 모두 설렘과 아쉬움이 느껴지는 건 처음 언급했던 두 단어의 의미와 또 다르게 다가옵니다.




"좋은 사람과 마시는 커피가 맛있습니다."

책의 내용입니다. 작가가 커피 장인 박이추 선생과 인터뷰 도중 들은 말이기도 합니다. 좋은 사람과 하는 여행은 잊히지 않습니다. 이 또한 비슷한 의미가 되지 않을까? 커피 맛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기억에 남는 것처럼 여행도 오래되면 상세한 기록이 있지 않는 한 기억나지 않지만 가장 기억에 남게 마련일 것입니다.



여행의 짧고 소박한 일상을 소개하며 여운을 전하는 작품입니다. 길지 않은 페이지들이지만 여행 명소 한 곳, 한곳이 모여 400페이지에 가득 한 명작이 완성됩니다. 책에 담긴 내용들에 빠져 마치 전국을 소리 없이 완주한 느낌도 전해줍니다. 작가의 감성이 담긴 에피소드와 챕터 마지막에 소개되는 명소와 맛집 등이 마치 여행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꿀팁처럼 다가와 전문 여행 가이드북이 아님에도, 에세이에 담긴 소소한 선물처럼 느껴집니다. 많이 담지 않았는데 깊이 있는 맛이 느껴지는 음식 장인의 명품 요리처럼 말입니다. 이렇게 음미하며 나만의 여행 지도 한 편 만들어보는 것이 이 책을 읽는 묘미이며, 목적이 아닐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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