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를 생각하는 걷기 - 함부르크에서 로마까지, 산책하듯 내 몸과 여행하다
울리 하우저 지음, 박지희 옮김 / 두시의나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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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여행은 내내 유쾌하고 좋았다. 여행하는 동안은 남이 재촉하거나 내 마음이 극해져도 절대로 서두르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오로지 나를 찾고, 나를 휴식하게 하는 여행이 필요할 때가 있다. 계획도 화려할수록 멋질 수 있지만 나를 찾아가는 계획에 근사함보다 평범한 주도면밀보다 자연스러움이 여행이란 가치를 아름답게 한다. 저자가 2,000킬로미터 이상을 100일간 걷고 느끼며 만난 사람들의 짧은 인생. 일상이 그림 그려지듯 펼쳐진다. 독일을 시작으로 스위스, 이태리 로마에 이르는 풍경화를 감상하며 독자의 걷기도 상상하고 계획해보았으면 한다.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거창하지 않다. 나를 믿고, 자연스러운 복장으로 최대한 대중교통을 자제하라고 작가는 조언한다. 몸과 머리를 동시에 움직이라. 그 끝이 어디일지는 각자의 몫일 것이다. 당장 지금 밖으로 나가라고 작가는 강조한다. 단, 이 작품을 완독하고 밖으로 나간다면 그 가치가 더 배가 될 것이다.

이 책의 장점은 자유롭다는 데 있다. 구성을 살펴보면 작가가 느낀 에피소드 하나, 하나가 글로 담겨 있다. 원하는 부분, 호기심이 가는 부분부터 자유롭게 읽으며 걷기의 묘미,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는 데 있다. 읽기 편하고 생각하기 편한 장르의 자유로움에 걷기의 사유가 더해 아름다운 에세이를 완성했다. 부담 없이 페이지를 넘길 수 있어 책 읽는 재미가 더한 작품이기도 하다.



숲길을 걷는 작가. 시작하는 길이 가장 설렌다. 그 끝이 어디일지 궁금증이 폭발하는 순간의 두근거림이 물결친다. 내비게이션과 목적지가 정해져 있는 현실에서 비현실적인 작가의 판타지에 마치 과거로 여행을 하듯 미지의 공간을 걸어보고 싶은 욕망이 샘솟는다. 걷고 뛰기는 우리 인간이 가장 보편적 이동 수단이며 자연이 머무는 현재에 가장 필요한 운동일 수 있다. 그러나 문명이 발전할수록 걷기는 간소화되고 우리는 왠지 문명의 이기에 의해 몸은 퇴화되는 것이 아닌지 걱정스럽다. 그런 의미에서 우린 이 책의 내용처럼 자연을 벗으로 만나 걷기에 열중해야 한다. 그 틈새에서 낯선 사람을 만나고 대화를 하며 친구가 되는 것이 인생이 된다. 걷기 인생을 나도 모르게 예찬하게 된다. 뛰기보다 걷기라는 말도 나오는 것처럼 자주 걷기는 우리 일상이 되어야 하지 않을지 책을 읽으며 생각한다. 오랜 기간 걸으며 만난 사람들. 그 안에서 펼쳐지는 일상의 감동과 여운이 가득한 작품으로 걷기가 자연스러워지며 작은 것에서도 소중함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으면 한다. 걷기 여행 천천히 시작해보자.





'자려고 침대에 누우니 내가 왜 이 여행을 하게 되었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걷기 여행을 하면서 생각해 봐야 할 이야기라 적어 보았다. 그냥 내일을 위해 숙면을 취하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여행은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라고도 한다. 그날 있었던 일을 글로 남기며 반성해보는 것도 좋지만 잠자리에 누워 하루의 필름을 머릿속에 펼쳐 보는 것도 나름 뜻깊은 일이다. 내가 왜? 이 여행을 시작했을까? 단순히 휴식을 위해서 일 수도 있다. 인생의 반전을 위한 목적일 수 있다. 그중 하루가 지났다. 내가 걷기 당일 만난 사람을 떠올릴 수 있고, 걷던 지역의 역사적 사래, 전통, 인생철학 등을 사유해보는 교육적 의미의 시간을 정리할 수 있다. 이처럼 걷기는 우리게 그 길을 걷는 목적, 이유, 미래로 나아갈 길 행로까지 제시해 준다.



저자 '울리 하우저'가 주는 걷기 여행의 묘미《걷기를 생각하는 걷기》에서 사유의 법칙을 배울 수 있다.

모든 세상 만물을 촘촘히 들여다볼 수 있고, 그저 스쳐 지나가던 것들에서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걷기의 여유 늦지 않았다. 바로 여러분들이 거주하는 그곳부터가 출발이다. 걷기 하며 생각하는 여유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이다. 단, 휴대폰, 이어폰, 온갖 잡념은 내려놓고 책의 저자가 된 마음으로 길을 걸어보자. 이것이 최상의 걷기 방법이다.


*출판사 지원을 받아 개인적 의견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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