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이 흔히 겪는 보이스 피싱, 메일 피싱을 주인공 연주가 경험하게 된다. 아버지, 어머니보다 더 진지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고아를 돕는데 자신의 돈을 대신 써 달라는 정체불명의 봉자 여사가 과연 연주에게 은인이 될 수 있을까? 집에 컴퓨터도 없으며 생 전 스마트폰조차도 손에 쥐어보지 못한 연주는 지속적인 연락을 위해 봉자 여사에게 딜(?)을 요구한다. 자신과 지속적인 연락을 위해서 죄송스럽지만 스마트폰을 한 대 구입해 줄 수 없느냐고......
결국 대리인 자격이 된 연주는 법적 공증에 필요하다며 봉자 여사의 대리인인 변호사라는 이에게 가진 돈의 전부를 입금해달라는 사기와 같은 메일을 다시 받게 된다. 이건 아니다. 싶었는지 연주는 자신이 즐겨 듣던 영수 오빠의 라디오 프로에 사연을 올리고 하늘이 감복했는지, 스마트폰을 부상으로 받게 된다. 자신이 모은 6만 원은 메일 피싱 사기단에게 잃었지만 무료 폰이 선물로 올 예정이다. 마음이 참 "운 되게 없네"라고 생각할 찰나에 '운수 좋은 날'이 돼버린 에피소드이다. 한 번쯤 경험해봤음직한 이야기에 더 공감이 가고, 메일을 주고받는 사기꾼 봉자 여사와 연주의 모습이 생생하면서 재미있게 그려진 작품이다.
마음의 종류
이 작품은 좋지 못하는 것이 일상화되면 타인에게 부정적 감정과 생각이 일상화될 수밖에 없다는 교훈을 준다. 선의의 목적에서 반 블로그를 만든 유지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친구들 간의 싸움을 일으킬만한 글이 포스팅된다. 이것이 마음 아팠는지 유지는 담임 선생님과 의논하며 답을 구해간다. 그냥 블로그를 폐쇄하는 건 아이들에게 상처이다. 결국 누군가, 혹은 유지와 선생님이 합심해서 선의의 글을 포스팅하기 시작한다. 그러다 보니 소소한 변화가 일어난다. 친구에 대한 감사의 글을 솔직히 적는다거나 있었던 선행을 기록하는 글이 늘어났다. 어른이든 아이든 마음먹기 나름이다. 상호 비방이 시작될수록 그에 따른 불신의 장벽은 커진다. 익명성이 강조된 인터넷은 더할 것이다. 그럴수록 올바른 마음의 종류를 선별해 모두와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아이들의 학교 에피소드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달리기
달리는 건 즐거워지려고 하는 것이다. 어른들은 육상 유망주들에게 해당 종목에서 다수의 성과를 얻길 희망한다. 트로피, 우승 상장이 학교의 미래이고, 훌륭한 학교로의 진학 발판이 되기 때문이다. 단거리 유망주 준호와 주인공 나는 장거리 유망주이다. 하지만 그들이 뛰고 싶어 하는 코스는 '왕자와 거지'처럼 반대의 경우이다. 그들의 달리기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될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아마도 즐기기 위해 달리고 정말 원하는 달리기가 무엇인지 깨달아가는 과정은 확실할 것이라 여겨진다. 자신들이 뛰고 싶은 코스와 원하는 바를 어른들이 모두 지적해 주는 것보다, 어느 정도선의 자율성이 강조되어야 하는 것이 21세기를 살아가 아동 청소년에게 주어져야 할 권리가 아닐지 생각해 보게 하는 이야기였다. 그들이 즐겁게 달리는 것을 응원한다.
고무 이빨이 필요한 순간
때론 가장 유치한 장난감이나 놀이가 아이들에겐 가장 큰 용기처럼 느껴진다. 이혼 가정에서 엄마와 단둘이 살아가는 원욱이는 많은 친구들과 원만한 교우 관계를 나누며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쌍둥이 친구 경훈, 경수가 천 원짜리 고무 이빨을 이에 끼면 용기가 생긴다는 말에 원욱이도 유치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자신도 모르게 그들의 모습에 혹하게 되어 고무 이빨을 사게 된다. 사실 원욱의 친한 친구는 은호, 인태였다. 하지만 함께 살지 않는 아빠에 대한 이야기와 고기 뷔페, 32단 변신 로봇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친구 간의 관계가 잠시 소원해진다. 그 이후 원욱은 소식이 뜸했고, 엄마에게 잘 묻지 않던 아빠의 직업에 대해 물어본다.
'아빠의 직업은 공장장이다.'
원욱이는 그런 아빠가 카리스마가 넘치실 것이라 생각한다. 다음날 아빠가 전화를 해 아들인 원욱의 생일을 축하한다. 이때 원욱은 용기를 내 아빠에게 "고기 뷔페에 가본 적이 있는지, 거기가 아니더라도 아빠와 어디든지 가보고 싶다"라는 여운의 말을 남긴다. 그 이후의 결말은 독자의 상상 가득한 따스하고 아름다운 결말로 가득 차겠거니 생각한다. 조금은 엉뚱할 수 있으나 자신에게 지혜와 용기가 돼주는 마스코트 하나 있어도 나쁘지 않겠다는 마음이 든다.
과외 선생님 이름은 탕구 안
절친이라 여겼던 중훈과 진규의 사이가 민주라는 친구의 틈으로 인해 깨지고 만다. 진규는 친구들 앞에서 전화 영화를 한다는 자랑을 늘어놓는다. 가뜩이나 친했던 친구가 그런 말을 하니 얄미웠던 중훈은 자신도 외국어 과외를 한다며 맞불을 놓고 그 증거로 친구들 앞으로 세 장의 과외 공부 사진을 찍어 보여주겠다는 약속을 한다. 고민하던 중훈은 부모님 마트에 찾아온 필리핀인 탕구 안에게 영어 공부를 부탁한 후 무난히 두 번째 사진까지 확보한다. 그 후 소식이 두절된 탕구 안에게 기분이 상한 중훈은 탕구 안이 자신의 폰을 사용해 가족에게 보낸 이메일을 우연히 발견하게 된다. 메일을 송수신 후 로그아웃을 하지 않은 탓이다. 동생의 병원비 문제, 공장에서 임금 체불 문제 등이 탕구 안의 고민거리였던 것이다. 몇 번 탕구 안의 공장에 찾아가나 그곳 사장에게 문전 박대를 당한다. 결국 중훈은 검사실 직원으로 근무하는 진규 아버지에게 SOS를 요청하고 탕구 안의 일까지 해결된다. 작별 인사를 하듯 마지막 과외를 해주러 온 탕구 안과 중훈의 인증샷.
과외 사진을 찍어오면 소원을 들어주겠다던 진규와의 약속을 증명할 마음에 중훈은 들뜬다. 그 소원이 무엇일지, 어떻게 이 이야기가 더욱 세밀하고 흥미진진하게 전개되는지 꼭 읽어보길 권한다.
반짝반짝 빛나는
학부모 수업을 앞둔 영수는 머리카락이 많이 빠진 아빠의 머리로 인해 고민의 고민을 거듭한다. 어떻게 아빠의 머리를 수업 전까지 해결해드릴까? 흑채? 가발? 배 아프다고 자신이 학교를 거를까? 아빠의 마음은 더욱 어떨까?라는 상상도 보태본다. 젊은 아빠들의 틈바구니에서 나이가 들어가는 모습의 아빠, 현재의 내 모습 또한 투영되는 작품이라 내용이 웃기면서도 짠하게 다가온다. 아빠가 상황을 어떻게 모면하시거나 이겨냈을지, 영수의 최종 반응은 어떨지 이야기의 마무리가 주목되는 작품이다.
공주와 열쇠공
아주 작은 나라의 왕은 한 가지 고민이 있다. 절세 미녀인 공주가 결혼을 마다하는 것이다. 전 세계 인터넷 광고까지 하고서야 공주의 미모, 왕의 재산을 원하는 예비 신랑 도전자들이 몰려들었다. 하지만 결국 그 누구도 공주의 눈에 차지 않았다. 한국에서도 마술로 공주를 설득하려는 청년이 찾아와 열쇠 마술을 선보이려 했으나 그는 무엇이든 실제로 잘 여는 열쇠공 주인의 모습에 매료되 그에게 자물쇠를 여는 기술을 배우고, 주인의 스승, 그 스승의 스승에게까지 계속되는 자물쇠 여는 비법을 터득하며 세월을 보내고 만다. 왠지 철학적 결말이 예견된다. 청년은 신의 경지에 올라선 듯 이제 정말 자신은 사람의 마음을 여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에 다짐을 더하며 연구에 몰입한다. 이곳저곳 그의 이야기가 퍼지게 되고 왕과 공주에게까지 전달된다. 호기심 어린 공주는 그를 찾아가게 되고 그의 모습에 오히려 반하게 되지만 반전은 시작된다. 서로의 마음을 얻는 법. 닫힌 마음을 무장해제하듯 열 수 있는 방법은 진심을 다하는 노력이란 것을 <공주와 열쇠공>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