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루션 익스프레스 - 생명의 진화를 탐사하는 기나긴 항해 익스프레스 시리즈 4
조진호 지음, 장대익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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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은 여전히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존재했을까? 생물이 없던 세상과 생물이 있는 세상을 구분하는 생명의 시작점이 있었을까?'

내가 존재하는 이유는 부모로부터 얻은 유전적 결과이다. 그럼 과거 우리 인간의 모습이 현재와 동일했을까라는 의문을 품고 그 답을 해결하기 위해 이야기는 시작된다. 딱딱하고 이론적인 과학을 작가 조진호는 그림과 글로 명쾌하게 설명한다. 생물학 전공자답게 과학적인 이론을 가미함은 물론 쉽고 명확한 설명으로 모험 가득한 이야기를 흥미롭고 진지하게 소개한다. 이 작품이 과학을 멀리했던 많은 독자들과 다윈의 진화론에 의문을 품었던 이들에게 과학적 근거가 바탕이 된 확실성에 좀 더 다가가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야기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의 사다리'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여러 생물들을 단순한 것에서 복잡한 순으로 나열한 아리스텔레스의 결론은 '자연적'으로 한 말이었다. '자연스럽게', '자연히'란 말은 요즘도 흔히 쓰는 말이다. 종교적 관점에서 하나님께서 빚어준 자연스러움인지, 생태계의 구성요소처럼 자연스럽게 생물종이 자연의 순리에 맞게 생겨난 것인지 여러 가지 의문점이 드는 대목이다. 진화론과 창조론의 연구와 존재 증거에 대한 설계 논증은 시간이 흘러도 끝없는 논쟁거리로 전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책은 이전 진화론과 다윈이 주장하는 진화로의 핵심 주장 두 가지를 소개한다. 첫째, 모든 생물은 나무의 가지처럼 뻗어 나오면서 진화했고,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하나의 조상으로 수렴한다는 것. 둘째는 각각의 생물종은 제각각의 특징을 가지고 태어나며 다음 세대로 이것이 유전됨을 전제한다면 '자연선택'이라는 과정이 일어나고 이 원리는 긴 시간이 주어지면 생물 진화의 원동력이 된다는 말이다.

이 원리를 통해 다윈의 진화론 여행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비글호의 끝없던 항해가 그 발단이 되고 책에서도 언급하듯이 20여 년간의 노력 끝에 '다윈의 진화론'은 세상에 나온다. 책은 과학적 결과의 당위성과 기존 학계와의 대립을 이겨내며 대다수가 인정하는 연구 학문으로 정립된다. 기존 리마르크의 진화 이론에서 바이스만이란 독일 생물학자는 다윈의 진화 이론에 두 가지를 보탠다. '자연선택'이란 용어와 무작위적인 제비뽑기와 뒤섞기가 하나 된 것이 진화이며 이것은 다윈이 말하는 진화론과 뜻을 같이한다. 점점 이론이 굳어지며 이를 이론적으로 재확인하는 실험만이 남았음도 의미한다.





'원래 극소수 또는 하나의 형상에 몇 가지 능력과 함께 숨결이 불어 넣어졌고, 그 뒤 이 행성이 정해진 중력 법칙에 따라 계속 도는 동안에, 처음에 그토록 단순했던 것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경이로운 무수한 형상들이 진화해왔고 지금도 진화하고 있다는 이런 생명관에는 장엄함이 있다.

- 《종의 기원》 마지막 문장

50억 년 전의 지구는 산소가 통하지 않는 환경의 극히 일부 세균들만이 살아남았으며 10억 년의 시간을 보낸 후 종류가 다른 세균들이 시간 차를 두고 연합하며 '키메라'가 된 사건이 일어난다. 즉 다른 종들이 결합해 새로운 종이 탄생했음을 의미한다. 이후 진핵세포, 다세포생물 등을 거치며 평화로운 시대가 펼쳐지지만 거대한 다세포생물들의 등장으로 공격과 방어가 연이어 전개되었다고 한다. 그 이후 독자들도 알다시피 수많은 종의 탄생과 멸종이 이어지며 우리 인간종인 호모사피엔스가 등장한다. 이는 농경을 시작하며 조금씩 종 스스로의 발전 가능성을 확대해 가는 종의 진화에까지 이어지리란 것을 예측할 수 있다.. 결국 인류 역사에서 살아남은 것은 우리 인간이고 이를 진화론으로 풀어내고 확증한 인물이 바로 찰스 다윈이다.



이 작품은 어렵고 복잡할 것만 같은 과학, 생물학을 보다 쉽고 재미있고 알차게 접근할 수 있게 하는 길라잡이 역할을 시도한다. 이야기 속에는 찰스 다윈이란 인물을 비롯해 '종의 기원' 및 진화론에 역량을 실어준 신다윈주의자 에른스트 마이어, 멘델, 스티븐 제이 굴드 등의 학자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비글호에 탑승하여 진화론이 내세우고자 했던 학문적 연구의 진실에 접근하고자 여행을 펼치며 아직도 계속되어야 할 진화론에 대한 수수께끼도 던진다.

책을 읽으며 진화론적 입장과 창조론적 입장에 선 독자들은 정체성의 미세한 혼란을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작가의 설명처럼 다윈의 진화론을 바탕으로 우리 인간이란 인류가 만든 역사에 내가 태어나 살아가고 있는 존재의 가치와 가족이라는 소중함을 깊이 있게 공감하며 이해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또한 과학자로서 쌓은 업적만큼 수많은 질타와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다윈의 생애를 한 번쯤 의미 있게 이해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사실 지금도 인간은 진화하고 발전해가고 있다. 그 의미도 함께 공감하는 독서가 되길 희망한다.




*출판사 지원을 받아 개인적 의견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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