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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엔 노스탤지어가 흐르고
김효정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12월
평점 :
총 3장으로 구성된 김효정 작가의 수필집은 인생 여정이다. 첫 장 호모 사피엔스는 인종 갈등, 다문화, 일상에서의 소소함, 여행으로 느낀 솔직한 감정을 글로 표현해냈다. 현장 분위기를 체감할 수 있는 사진들이 부연 설명까지 더한다. 우리에겐 큰 것보다 소소함이 중요하다는 소확행과 때론 무모함이 커다란 행복감을 전하는 대확행까지 인간이란 인생은 생각하고 구조화하기 나름이란 생각이 드는 작품이다. 나를 솔직하게 표현하고 대입시키는 방법, 생각과 고민거리를 글로 승화시켜 다수의 공감을 살 수 있는 글쓰기, 그리고 독자로서 읽기의 맛을 탐미할 수 있다.

2장의 구성은 국내 여행지를 중심으로 저자의 사색과 진정성이 묻어남을 경험할 수 있다.
찬란한 불꽃을 보면 우린 대개 흥분한다. 불꽃놀이의 시작 시점을 1300년대 고려 시대라고 저자는 말한다. 서울 불꽃 축제를 비롯해 부산 광안리에서 불꽃 축제, 우리 전통 무형의 문화를 계승한 함안 낙화놀이까지 모르던 것을 알게 되고 그림까지 섭렵하다 보니 어서 불꽃 축제의 현장으로 달려가고픈 기분이 든다. 그저 코로나19만 아니면......
사진에 대한 추억을 소개하는 부분에선 집중이 된다. 사진 초보자로 선배들의 부름을 받고 첫 출사를 떠난 저자는 자신이 찍은 사진의 혹한의 추위를 뚫고 나소는 꽃잎의 새순을 보며 사진 걸음마를 시작한 자신의 모습과 비교한다. 여행을 비롯 처음 경험하는 사진 출사는 인화된 결과물까지 기대하는 장고의 결과로 고스란히 저자에게 전달될 것이다.

홀리 헤이 축제를 들어본 적 있는가? 저자는 다문에 및 외국인 문화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 보인다. 부산, 경남 지역 인도, 파키스탄 등 동남아시아인들이 주로 참여하는 축제이자 색의 향연을 그대로 책에 옮겨 놓는다. 각자의 문화와 축제를 존중하며 세계인으로 거듭나길 희망하는 저자의 바람처럼 이제 우리도 보다 포용적인 측면의 하나가 되어야 하지 않을지 생각하게 만든다.
부산의 명물 중 감천문화마을을 빼놓을 수 없다. 한국의 마추픽추라고도 불리며, 이태리 해변 마을의 다차원적 색감의 집들도 연상시킨다. 여기서 저자가 발견한 것은 지금 이전 마을의 향수이며, 골목길에 대한 찬미이다. 무분별한 계발이 골목길을 파괴시키고 노스탤지어를 희석시키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지금 현재의 모습을 보존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생각에 동의하며 아직 이곳에 정식으로 여행을 가보지 못한 사람으로서 그들이 지키고자 하는 전통, 추억, 정겨움을 오래 지속할 수 있도록 응원하고 싶다. 살아 있다는 건 골목길을 뚜벅뚜벅 걷는 것이다. 이것이 기쁨이라며 저자는 골목길을 예찬한다.

이어지는 3장 호모 바이에이터는 저자가 현재는 하기 힘든 해외여행 경험을 통한 에피소드가 여행기 형식으로 그려진다. 현지인과의 만남, 지식 정보, 여행에서 꼭 경험해 봐야 할 진정한 가치를 묘사한다. 특히 크레타섬하면 떠오르는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 카잔차키스와의 만남은 해외여행의 압권이 아닌가 싶다. 내가 꿈꿔보고 꿈꾸고 싶은 것들의 현실화. 대리만족형 독서로 함께하는 세계 여행이지만 저자의 개성이 묻어나는 글을 통해 나만의 또 다른 여행을 펼치는 기분이 들 정도의 작품이다. 우리 모두 떠나는 그날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자. 《골목엔 노스탤지어가 흐르고》로 그 기다림의 시간을 잠시 채워보는 것이다.
*출판사 지원을 받아 개인적인 의견을 담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