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이었던 쓰쿠다는 '세이렌'이라는 우주 발사체 실험에서 쓰디쓴 실패 후 자신의 아버지가 경영하던 쓰쿠다 공작소의 대표로 취임한다. 우주인의 꿈에서 로켓 개발자로 선회하여 꿈을 현실로 이루려 했으나 결국 작은 변두리 중소기업 쓰쿠다 공작소의 책임자 자리로 직을 옮기게 된 것이다. 대출 문제를 비롯해 특허권 침해 사건 등 쓰쿠다 사장에겐 그간 느끼지 못했던 현실적인 장벽이 그를 가로막는다.
이 작품 또한 국내에 소개된 전작가 마찬가지로 주인공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인물들이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등장에 소설의 심도를 더욱 깊이 있게 강화해 준다. 경영가로서 변신한 쓰쿠다에게 밀려온 은행 대출 건과 대기업의 특허 침해 소송은 작은 중소기업에겐 치명타였다. 과연 대기업이 걸어온 소송의 진실은 무엇인지, 대출을 위한 장벽이 더 높아진 상황에서 쓰쿠다를 비롯해 은행에서 파견된 경리담당 도노무라의 활약이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증은 가중된다. 이케이도 준의 작품은 글을 읽어갈수록 깊이는 더해지고 미궁을 헤매다 길을 찾는 사람처럼 독자들에게 지옥과 천당을 오가게끔 하는 전율과 쾌감이 가득하다. 금융가 출신답게 그들의 생리와 본질을 글에 잘 녹여내는 것이 특징이기도 하다.
'화사는 달라, 화사에는 윤리는 필요 없어. 회사는 법률만 준수하면 무슨 짓을 하든 벌을 받지 않아.'
냉혈한 같은 쓰쿠다 공작소의 소송사인 나카시마 공업 미타의 말에 대기업의 꼼수와 적자생존의 논리가 담겨 있다. 큰 대전을 치르듯 물고 물리며 엎치락 뒷치락하는 이야기의 흐름을 상상해보는 것도 《변두리 로켓》읽고 즐기는 묘미가 될 것이다. 결국 신은 올바른 길을 택한 자, 진실이 더 명확한 곳에 빛을 더해줄 것이라는 정의 속에 책을 읽어가면 글을 읽는 쾌감은 더해지리란 생각이 든다. 결국 기사회생의 기회를 얻게 되는 쓰쿠다 공작소의 쓰쿠다에겐 국내에 소개된 《한자와 나오키》처럼 지속적인 장애물이 발생한다.쓰쿠다 사장은 나카시마 공업의 소송전에서 전 아내가 추천한 가미야 변호사의 도움으로 희망을 보았다. 그렇지만 쓰쿠다 공작소가 자체 개발한 우주 로켓의 핵심이 되는 특허권을 노리는 데이코쿠 중공업이 또다시 나타나 생각의 골을 더욱 깊게 파고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