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보통의 감성
이어진 지음 / SISO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독자들과성을 공유하는 글은 어떤 느낌일까? 감정적 결과물을 글로 형상화낸 저자의 글을 읽는다는 자체로 내 스스로의 감성 자극이 곤두선다. 많은 독자들도 작가가 써 내려간 글 속에서 감성을 자극받고, 그 느낌을 직접 색다르게 해석하는 책 읽기 놀이를 시도해 보는 것은 어떨지 생각해본다. SNS에 글을 쓰고 올리는 것은 자유롭고 평범해 보이지만 그 글 안에서 감성을 공유하고 반응하는 독자들을 만나는 저자는 행복하다.

이 책을 써 낸 이어진 작가는 이처럼 많은 독자들과 만나고 소통하며 두 번째 작품 《가장 보통의 감성》을 탄생시켰다. 총 세 가지의 감성 섹터를 통해 독자와 만난다. 첫 챕터는 처세, 이웃, 행복, 인생의 이야기. 두 번째 챕터는 일과 성공, 열정과 시련이 독자를 공감케 한다. 끝으로 세 번째 감성은 교양, 정보, 유머 등 일상의 힐링과 탈출을 꿈꾸는 독자들의 감성을 깨운다. 독자 여러분이 관심 가는 분야부터 읽어 보아도 무방하다.

저자의 글이 겨울을 기다리는 가을의 끝자락 앞에서 촉촉한 감성과 충만한 에너지를 듬뿍 채워줄 영양제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일상에서 느끼고 공감하는 반응들이 글이 되고 그 안에서 공통점을 찾아가는 시간들, 고개를 끄덕이며 저자의 글에 호응할 수 있다는 것도 글을 읽는 이유이며 글 안에서 힐링을 느끼고자 책을 펴든다. 내가 생각하고 있던 것들, 풀리지 않던 고민들을 저자도 하고 있구나라는 동질감이 상호 간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여러분은 인간관계의 기브 앤 테이크가 뭐라 여기나? 주고받음이 익숙한 사회에서 덜 주고 덜 받고, 결국 물질적인 주고받음을 줄여 가거나 안 하는 것도 방법이다. 아니면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베푼 것을 아예 잊어 먹는 것이다. 그러다 상대가 전해 준 선물에 감사하게 된다면 관계가 더욱 증진된다는 결론이다. 내가 나눈 것을 잊고 상대가 선물한 마음만을 내가 감사하게 받는 것 그것이 진정한 '기브 앤 테이크'라는 이어진 작가의 생각에 공감이 간다.


좋은 소식은 나누고 나쁜 소식은 전하지 말자고 글은 말한다. 나쁜 소식은 어느 정도의 묵힘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므로 생각에 동의한다. 기쁨은 함께 나누면 배가 되는 것처럼 나쁘거나 슬픈 일들은 그 당사자들이 어느 정도 안정이 되고 평정심을 찾을 때까지 내버려 두는 것이 맞다. 요즘 좋은 일보다 좋지 못한 일들이 많다. 이럴 때일수록 모든 걸 자제하고 내려놓고 기쁘고 긍정적인 결과가 많은 날을 기대하며, 그 시기가 되면 오랫동안 축포를 터트리고 나눌 생각에 집중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좋은 소식은 공유, 나쁜 소식은 전하지 않는 여지를 남겨두자.

상대에게 이야기할 때 가장 좋은 말!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무슨 말이든 내가 타인에게 말을 할 때 나 자신에게 말한다는 생각이 필요하다고 한다.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문장을 자주 활용하자. 내 마음이 편안해지고 풍요로워지듯이 상대도 작은 말 한마디에 위로와 격려를 느낄 수 있다. 더불어 사람은 말을 많이 할수록 말실수가 잦아진다고 한다. 말의 비율을 3분의 2, 2분의 1로 줄여간다면 현명한 사람, 괜찮은 사람이 된다는 작가가 전하는 비책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다.


남의 이야기지만 글에서 엄청난 공감을 느끼며 흡사한 반응과 생각에 대한 결과에 소름이 끼치곤 한다. 이어진 작가는 다양한 일상의 내용을 남성 작가이지만 아기자기함과 솔직한 감성을 더해 글에 대한 물음표 한 번 던지게끔 한다. 글에서 물음표를 발견하고 '나라면 어땠을까?' 그러한 감정 상태를 저자의 입장과 동일시하며 따로 또 같은 결론에 이르게 되는 과정이 책 읽기의 미학이자 미덕이다. 이 책을 읽을 때마다 글에 대해 생각하고 무언가 새로운 감정을 불러일으켜준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든다. 무조건 길고 교훈적이라고 모든 걸 터득할 수 있거나 없는 것이 글이다. 이어진 작가의 이번 작품은 짧은 문장들이지만 간결하면서도 단단함이 묻어난다. 읽기도 쉽지만 쉬운 만큼 이야기 속에 함께 대화를 나눠 볼 것이 많다는 것도 장점으로 다가온다.

그래서《가장 보통의 감성》이 아닐까? 익숙하면서도 솔직함이 책을 읽히게 하는 힘이다. 이 책에서 독자인 나는 보통스럽지만 새로운 감성을 오롯이 자극받는다.

'할지 말지 고민이라면 해보는 것이 났다. 안 해서 얻는 것은 현상 유지이지만, 해서 얻는 것은 훨씬 크다. 잘 안되어도 최소한 배움은 남기에.'


해보지도 않고 투정부터 부리는 이들이 넘쳐난다. 그래서 그런지 일단 해본다는 것에 도전정신 점수를 더 주는 편이다. 사실 독자인 나도 해보기도 전에 조바심을 갖고 스스로 움츠려 들던 경우가 허다했다. 공감대가 넘치는 이어진 작가의 글도 용기를 더해주지만 주변의 조언을 듣다 보니 일단 일에 착수하다 보면 시행착오가 생기지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체험을 하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위의 문장은 더 큰 힘과 위로가 된다. 일단 장기의 말을 힘차게 움직여보며 수를 노리듯 일이나 생각을 직접 실천하는 것이 최강임을 자각하게 해주는 문장이다.

마음에 사표 한 장은 품고 살아가는 이들이 직장인이다. 물론 즐거운 마음(?)으로 직장 생활을 하시는 분들께는 예외이다. 이어진 작가는 퇴사할 것이면 퇴근이 답이라고 한다. 오늘 스트레스 받았다면 이를 퇴사의 빌미로 잡기보다 오늘 퇴근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 훨씬 편한 마음 자세가 될 것이라 한다. 매번 퇴근 시간을 '퇴사다 싶은 맘'으로 확실히 마감 지은 후 퇴근해서 하루를 생각하고 반성하며 그날 밤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해보며 정리해보자. 이런 일이 매일 습관화된다면 '퇴사'에 강박은 사라지고 내일 다시 새롭게 입사한다는 마음을 가다듬고 출근할 수 있다는 활력을 선물해 줄 것이다. 퇴사를 퇴근으로 바꿔 내일은 새롭게 입사한다는 생각의 전환은 책이 주는 아이디어이자 삶의 지혜이다.


여행은 그 여행 자체의 순간을 즐기는 것도 묘미이지만 계획과 직후의 여운도 여행을 또다시 반복하게 하는 중독성 강한 선물이다. 목적지를 정하고 그곳의 정보를 습득하며 타임 라인을 정하는 설렘, 그 시간이 정확히 맞춰지긴 힘들지만 그 시간들의 나열을 통해 우리 여행 본연의 짜릿함을 상상한다. 여행을 마치고 나서도 일상에서의 여행 순간 속의 여운은 길게 가기도 한다. 잠깐일 수 있고, 비슷한 관련 영상이나 책을 접할 때 자신이 여행했던 시간의 기억이 홀로그램처람 눈앞에 펼쳐질 수 있다. 이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여행을 하며 새 친구를 사귀고, 여행 후의 새로운 삶에 용기를 더한 의미를 부여하고 일상을 다시 열어 나간다.

이번의 책 읽기도 비슷했다. 심플하고 보통스럽지만 깔끔한 책의 표지 안에 담겨 있을 이야기가 궁금했다. 일상적이지만 함께 느끼고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할 만한 문구도 넘쳐났다.

동시대를 향유하며 살아가는 작가의 글을 통해 삶, 일상, 성공, 바람, 관계에 대한 깊은 의미도 되돌아보고 생각지 못했던 깨달음도 얻게 되는 공감력을 더 할 수 있는 독서의 시간이었다. 일상의 문제와 해결책에 대한 고민에 빠진 독자들에게, 작지만 소중한 울림의 감정을 선사할 이어진 작가의 《가장 보통의 감성》과 꼭 한 번 만나보길 권한다.

*출판사의 지원을 받아 개인적인 의견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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