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게 범죄 - 트레버 노아의 블랙 코미디 인생
트레버 노아 지음, 김준수 옮김 / 부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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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표지를 보면 왠지 우스꽝스러운 저자의 모습 속에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해진다. 태어날 때부터 범죄자였던 것인지? 어떻게 무엇이 그를 범죄자로 낙인찍힌 것인지 상상을 하며 책에 접근한다. 이 책의 저자 트레버 노아는 남아공 출신이다. 미국으로 건너가 코미디 활동을 시작했으며, 미국을 대표하는 정치 풍자 뉴스 프로그램의 진행자도 역임했다. 그는 촌철살인의 말을 한다.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촌철살인'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욕설과 성적 표현이 아닌 정제된 말로 유머 감각을 극대화하는 트레버 노아의 작품이 그래서 더욱 기대된다. 많은 책의 이야기들이 스탠딩 코미디를 감상하듯 여러분의 몸과 마음에 콕콕 박힐 것이다. 젊은 세대를 비롯해 많은 이들이 그를 사랑하듯 그의 이야기 속에 시원한 사이다 같은 감성을 맛볼 수 있다.《 태어난 게 범죄》란 제목 자체가 굴곡진 인생의 시작이었을지언정 그의 말과 글은 찬란하다.



 

그의 어린 시절부터 펼쳐지는 일대기에 빠지다 보면 이것이 다큐인지, 아니면 기승전결이 롤러코스터 타듯 전개되는 소설이 아닐지만 큼의 생생함을 전달한다. 단 번에 세 개의 교회를 다녔다는 교회 쇼핑(?). 평일에도 끊임없이 예배와 찬양, 말씀을 나누던 어머니의 영향을 크게 받은 트레버 노아의 유년시절을 경험할 수 있다. 악마가 그들에게 다가왔을 때 끝없이 기도하는 열정, 그것이 진정한 기독교인지 주술적 기도인지는 모르나 서양과 아프칸의 전통이 융합된 문화적 다양성을 경험하게 한다.

인종 갈등과 인종 혐오, 부족 간의 투쟁이란 아프리카 사회에 흔히 있는 일이라고 들었다. 그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의 경우는 종교를 중심으로 한 부족 간의 다툼이 지속되는 상황을 우린 뉴스를 통해 보고 배우며 반복 학습 및 세뇌된다. 트레버 노아의 경우는 코사족이었던 엄마의 바람-아빠 없는 아이 키우기-이 범죄화되어 아이의 탄생을 만든 것이나 축복이라 여겨도 당연한 생명의 존귀함이 반대의 상황을 만들었다는 것에 문화적 충격이었다. 이렇게 트레버 노아는 어쩔 수 없는 태생부터 범죄자로서 엄마란 테두리에서 자라야 했으며 부족의 문화와 서양의 문화까지 배우게 된다.



 

흑인도 아니고 백인도 아닌 혼혈아 트레버 노아의 불평 등은 오히려 그의 삶에 반등 작용을 갖게 한다. 가족 구성원의 다양성, 신앙심이 강한 엄마의 틈에서 그는 한 걸음씩 장애물을 극복하며 자신이 쌓아가야 할 목적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자기 자신을 극복할 수 있는 장점으로 변화하여 슬프고 힘겨웠던 상황들도 자신의 능력과 임기응변으로 이겨내며 희극적인 요소로 업그레이드해 미국을 대표하는 코미디언이자 진행자로 성장한 것이다. 그에겐 유일한 사랑을 나눠준 개성 넘치고 강인한 엄마가 있다. 항상 예수님이 그녀의 우선순위였지만 그 이유는 사실 자신이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고 사랑할 수 있는 아이이자 선물인 저자 트레버 노아를 만났기 때문이다. 그녀의 새 남편에게 총을 맞고 죽음의 문턱에까지 가서도 아들 트레버 노아에게 던지는 농담 섞인 멘트는 그 아들의 유산이 되고, 현재의 그가 쌓아가고 있는 찬란한 인생에 시작점이 된 것이다. 그 엄마에 그 아들이다. 드라마 같은 우여곡절의 일대기가 《태어난 게 범죄자》에 담겨 있으며, 독자들은 책을 통해 울고 웃으며 작품 내용에 진한 공감으로 몰입하는 재미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지원을 받아 개인적 견해를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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