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장이 부른다 I LOVE 그림책
밥티스트 폴 지음, 재클린 알칸타라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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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옛날 생각이 나는 작품입니다. 라테라고요? 옛날도 나름 낭만이 있었답니다. 어떻게 보면 7080세대가 디지아나의 중심 세대라 옛 것과 오늘날의 혼용이 된 가장 완벽하고 아름다운 삶이라고도 하더군요. 어디 한 곳에 매몰되지 않는 중용, 중립, 중도. 이 《운동장이 부른다》의 등장 아이들도 축구, 공놀이라는 매개에 빠져 있지만 낯선 것들에 도전할 줄 알고 부모님의 반응에도 바로 답하는 아이들 같아 동화를 읽고, 읽어주며 더욱 흐뭇했답니다.

'누구누구야, 밥 먹어라'

꼭 어린 시절, 엄마, 할머니가 부르던 기억들이 회상으로 스쳐갑니다.


없던 골대도 대나무를 활용해 만들고, 소들로 가득했던 푸른 목장도 넓은 규격의 축구 전용 경기장이 됩니다. 어떻게 보면 지극히 일상적인 이야기에요. 학교 마치면-지금은 어려우나-친구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가방에 든 축구공을 꺼내 편을 가르고 축구 시합을 하지요. 땀에, 흙먼지에 범벅이 되지만 골 망을 가르는 슈팅 하나에 친구들은 환호합니다. 동화 속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에게 패스하라고 여기저기 고함 소리가 들리고 헛발질에 웃음이 끊이질 않고, 간혹 슛 한방에 눈퉁이 밤탱이 되는 에피소드도 있죠? 동화를 읽고 나서 바로 축구장으로 향해 아이와 볼 한 번 차 줘야 하는 실행력이 필요한 작품 같기도 해요. 그런데 어쩌죠? 갑작스럽게 비가 와요. 요즘 아이들은 모르지만 예전에 수중 축구란 게 있었어요. 비가 와도 비 맞으며, 공이 물에 동동 떠도 체력은 쉽게 방전되어도 친구들과 부대끼며 뛰는 것이 재미이고 낭만이었었는데 그 장면이 고스란히 작품 위에 펼쳐집니다. 축구공 하나에 몰려드는 인파, 공이 뭐라고? 그 광경을 멀리서 보면 되게 우습거든요.


신나게 뛰고 미끄러져 넘어진 친구도 위로하고 격려하는 우정도 배웁니다. 열심히 뛰다 보면 비도 그치고 그 어느 때보다 상쾌함이 배가 되는 운동 놀이. 특히 공을 가지고 함께하는 놀이는 그 어떤 것 이상의 재미를 제공해요. 누구나 공평하게 차면 '뻥'멀리 가고, 어느 한곳에 머무르지 않죠. 아이들도 어른들도 공이 동그란 것처럼 마음도 둥글둥글하게 살았으면 합니다. 이야기에서 얻을 수 있는 또 하나의 교훈입니다. 세상도 둥글고, 공도 둥글고, 우리 마음도 둥글둥글하다.


아쉽지만 노을이 지고, 어디선가 풍겨오는 밥 짓는 냄새. 엄마의 시간이 다가옵니다. 방과 후 열심히 동네에서 놀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던 때. 논다는 건 광속 비행기가 날아가는 시간만큼 빠르죠. 그래도 엄마의 말씀을 듣고 착한 아이들은 집으로 향합니다.

 


형제는 아쉬움이 남지만 엄마에게 반갑게 인사하고, 몸을 닦으며 피로를 풀죠. 열심히 땀을 흘리고 먹는 밥과 목욕은 꿀맛과 천당 같지 않을까요? 짧은 순간 포착!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운동장에서의 한때마저도 놓치기 싫은 추억입니다. 단순한 것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소중한 이야기, 달콤한 선물이 될 수 있는 교훈의 작품 《운동장이 부른다》입니다.

작가는 말합니다. 전기도 수도도 없었던 때 유일한 친구들과 축구가 전부였다고 합니다. 그 추억이 지금도 축구 경기를 보면 당시 상황이 떠오르듯 소름 돋게 한 디네요. 여러분도 소름 돋는 추억 한 편 꼭 만드시길, 지금도 늦지 않았어요.


이 작품의 저자는 카리브해의 섬나라 세인트루시아에서 태어나 자랐다고 합니다. 특히 이곳에서 사용하는 크레올어가 재미있어 보입니다. 영어 같은 단어도 있고, 완전히 새로운 단어도 있죠. 책을 소리 내어 읽으며 크레올어도 함께 따라 해보는 즐거움 느껴보세요.

*출판사의 제공을 받아 개인적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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